싸이의 시대가 왔다. 그의 뮤직비디오 강남스타일이 9월 4일 유튜브 조회수 1억 회를 돌파하더니 10월 8일 현재 4억 0344만 8652건에 달하는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후 속속들이 신기록이 나왔다.
아이튠즈 다운로드 1위를 기록했고, 현재 빌보드 싱글 차트 2주 연속 2위에 올라 있으며, 지금까지 유튜브에서 엘엠에프에이오(LMFAO)의 뮤직비디오 Party Rock Anthem이 보유하고 있던 가장 많은 라이크 숫자 기록을 갈아치웠다.
또한 알다시피 CNN, ABC, NBC의 엘렌쇼(Ellen Show) 등 미 전역에 방영되는 웬만한 방송 쇼 프로그램엔 어김없이 싸이의 장난끼 어린 얼굴이 등장했으며, 특유의 넉살이 담긴 유창한 영어 덕분에 싸이는 한층 더 많은 팬을 거느리게 됐다. 그의 강남스타일은 또한 온갖 종류의 자발적 패러디를 양산하며 파급에 불을 당겼다. 영화 매트릭스 버전, 스타워즈 버전이 있는가 하면 미국 교육 방송 ‘세사미 스트리트’ 캐릭터 ‘엘모’도 말춤을 흉내냈다. 가장 최근엔 방콕에 있는 라이벌 갱단들이 서로 강남스타일 배틀 댄스를 하다가 시비가 생겨 총격전으로 변했다는 해프닝까지 있었다. 급기야 YG패밀리의 주가가 처음으로 SM을 앞지르면서 양현석은 연예인 주식 부호 1위에 등극했다. 바야흐로 싸이의 세상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싸이월드는 이제 싸이에게 그 명칭을 내주어야 할 판이다. 싸이질이란 단어 역시 ‘싸이의 말춤 따라하기’란 새로운 용어 정의로 거듭나야 할 판이다.
싸이의 성공 요인에 대해 여러 가지 분석이 오고 가지만, 줄여 말한다면 바이럴 요소가 강한 콘텐츠의 힘과 이를 널리 퍼트리는 소셜미디어의 힘이 최대의 시너지를 이룬 것이라 할 수 있다. 한마디로 이 시대 최대의 키워드인 Sharing과 Viral의 효력을 가장 효과적으로 보여준 사례이다.
이전의 마카레나 댄스나 엘엠에프에이오(LMFAO) 의 셔플링 댄스가 전 세계적으로 따라하기 유행을 퍼트렸듯이 반복되는 리듬과 비트에 따른 단순한 동작의 댄스는 지구의 이편저편을 가리지않고 어필될 수 있음을 확인시켜 준 바 있는데, 그런 배경을 업고 강남스타일이 더욱 큰 폭발력을 선보일 수 있었던 것은 서양인들에게 좀 더 어필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한국적 키치 스타일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사실 가장 최근에 대박을 터트렸던 비슷한 유형의 엘엠에프에이오(LMAFO)의 뮤직비디오 Party Rock Anthem과 비교 · 분석해 보면 강남스타일에서 훨씬 많은 씬과 배경이 등장하고, 그 한 장 한 장의 미장센에 포복절도할 만한 한국적 키치 스타일이 골고루 배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강 오리보트, 평상 위에서 장기 두는 할아버지, 디스코볼이 돌아가는 관광버스, 엘리베이터 안 노홍철의 듣보잡 댄스, 어린이 놀이터에서 이상한 춤을 추는 싸이 같은 어린이, 말들이 머리를 삐죽 내밀고 있는 마굿간, 문신 새긴 깍두기 형님들이 공포감을 조성하는 한증 사우나, 차고와 지하철에서의 이상 야릇한 댄스 등 포복 절도의 퍼레이드가 숨쉴 틈을 주지않고 몰아 붙인다.
나 역시 열 번 이상 이 뮤직비디오를 보았음에도 매번 볼 때마다 질린다는 느낌 전혀 없이 그 키치의 향연에 흠뻑 빠지곤 하는데 외국인들 눈엔 얼마나 우스꽝스럽고 신기할까!
그러나 강남스타일이 이처럼 바이럴 요소가 강한 콘텐츠일지라도 그것을 자발적으로 퍼트려 줄 소셜미디어의 힘이 없었더라면 오늘과 같은 대성공은 구현되지 않았을 것이다.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 플러스 같은 영향력이 큰 소셜 미디어에 싸이는 큰 빚을 지고 있다. 그들에게 싸이는 큰 절이라도 올려야 할 판이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저스틴 비버의 매니저인 스쿠터 브라운(Scooter Braun)의 눈에 띄었고 즉각적으로 트위터를 통해 퍼지기 시작했으며, 이후 미국 유명 가수들이 이에 동참해 트위팅을 하면서 놀라운 속도로 번지기 시작했다.
구글 플러스에선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강남스타일을 퍼트리는 데 가장 크고 확실한 영향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브리트니가 방송에 출연해 싸이의 말춤을 배우는 장면이 등장했던 것도 이런 맥락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호사가들은 박진영의 발로 뛰는 마케팅과 싸이의 단 한 방 대박을 비교하기 시작했다. 2009년 박진영이 원더걸스를 데리고 고생으로 점철된 마케팅을 펼치며 그렇게 미국 무대에서 성공하길 원했지만, 결과는 그리 좋지 못했던 과거를 얘기하면서 싸이의 기현상을 부각시킨다. 원더걸스의 노바디는 빌보드 싱글 차트 76위에 겨우 올랐으나 싸이는 무서운 기세로 현재 2주 연속 2위에 랭크되어 있으며, 곧 1위를 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이 나오고 있다. 확실한 원인을 찾을 수는 없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론 우선 싸이의 뮤비가 따라하고 싶게 만드는 바이럴 임팩트가 훨씬 강하다는 점과 원더걸스 때보단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이 훨씬 큰 때에 콘텐츠가 유포됐다는 점을 들고 싶다.
9시 뉴스에서 강남스타일의 대성공을 보도할 때도 음원 다운로드나 빌보드 차트 순위에 앞서 유튜브 조회 수로 성공 여부를 판단한 것도 시대가 그만큼 바뀌었다는 것을 증명한다.
근래에 있었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24인용 텐트를 혼자 칠 수 있다는 주장이 내기로 번져 오프라인 이벤트로 펼쳐졌던 T24 ‘되는데요’ 소셜 페스티벌과 함께 강남스타일은 특별한 마케팅 활동 없이 소셜의 힘으로 붐을 일으키고 성공을 거둔 상당히 주목할 만한 사건이다.
늘 주장했던 대로 재미있고 유익한 놀이터를 만들어 놓으면 얼마든지 사람들을 끌어모을 수 있다. 소셜미디어의 생태계에 우리가 깊숙이 진입해 있기 때문이다. 싸이야말로 소셜의 은총을 흠뻑 입은 행운아임에 틀림없다.
[Tack talk] 소셜의 은총을 입은 싸이의 시대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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