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도적 여건도, 소비자의 인식도, 광고주의 조심스러움도 미디어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과감한 시도를 좌절시키곤 했다.
하지만 끊임없이 새로운 미디어를 창조하고 선보여온 대홍기획은 디지털 시대의 개 막과 함께 미디어 크리에이티브 분야에서 더 큰 날갯짓을 할 준비를 마쳤다.
김상현 I 대홍기획 BTL미디어팀 부장
새로운 미디어의 개발이 광고효과 측면에서 어떤 강점이 있나?
사회 환경이 변하듯 미디어도 등장했다 사라졌다 하는 주기를 반복한다. 특히 옥외광고의 경우 건물, 교통 시설, 도로 등이 모두 광고 미디어로서의 잠재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역동적으로 새로운 것이 시도되고 사라진다. 사람은 늘 새로운 것, 기발한 것, 그리고 깨끗한 것에 주목하고 소비자의 관심을 먹고사는 광고는 그들의 관심을 받기 위해 튀는 미디어를 개발하려고 한다.
크리에이티브한 미디어의 광고효과를 정확한 수치로 제시하기는 어렵지만, 새로운 미디어에 대한 주목률이나 인지도가 올라간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최근에는 인터넷을 통한 구전 작용이 커 신기한 매체로 이슈가 되면 큰 광고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유럽, 가까운 일본에 비해서도 미디어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시도가 적은 편이다. 그 요인은 어디에 있나?
이유는 크게 2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우리나라는 옥외광고관련 규제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당히 심하다. 광고인이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에 너무나 많은 법적 제약이 따른다.
대형 건물 위에 자리 잡고 있는 간판만 해도 가로와 세로 규격이나 모양, 형광등을 쓰느냐 네온을 집어 넣느냐 하는 모든 것에 세세 한 규제가 가해진다. 그래서 알게 모르게 불법으로 진행되고 있는 옥외 광고가 많은 실정이다.
둘째 이유는 보수적인 광고주를 들 수 있다. 아직 새로운 미디어 개발에 대한 사례가 많지 않고, 투자 대비 얼마만큼의 효과가 나올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큰 모험은 하지 않으려고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좀 더 젊고 혁신적인 것을 원 하는 광고주가 많아졌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시도를 할 것으로 본다.
대홍은 미디어 크리에이티브에 적극적인 편인가?
지금까지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홍대 먹자골목 입구의 한 건물에 컨버스 래핑 광고를 크게 한 적이 있다. 홍대는 컨버스 브랜드와 타깃이 정확하게 맞는 곳이다. 광고라기보다 작품을 만들었고, 그 안에 컨버스가 조금씩 묻어나게 해 좋은 반응 을 불러일으켰다.
그 외에도 골프장 내에 가로 3m가 넘는 골프공 조형물을 만들어 딤플(골프공의 홈)에 계열사 로고를 다 넣어서 설치한 경우도 있고, 동방신기 사진으로 버스 전체를 래핑한 롯데면 세점 광고도 주목을 받았다. 또 일본에서 기술을 들여와 지하철 역내에서 아사히 맥주 3D광고를 진행해 훌륭한 결과물도 얻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는 음료 냉장고 문을 열었을 때 칠성사이다 CM송이 흘러나오게 하고 이벤트를 진행한 등의 사례가 있다.
개인적으로 욕심나는 미디어가 있다면?
대우빌딩 전면의 디지털 사이니지를 이용해 광고를 하고 싶은데, 불법이기도 하고 건물주도 상업광고에 관심을 갖지 않아 포기한 적이 있다. 현재 건물 외부 광고에 관한 규제가 워낙 심해 건물 내부를 공략할 생각이다. 홀로그램을 이용한 광고도 해보고 싶다.
앞으로 미디어 크리에이티브의 경향을 예상해본다면?
건물이나 옥외 조형물을 이용한 크리에이티브도 기발한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다. 특히 스마트폰 등이 널리 보급되면 디지털 기기를 통한 미디어 크리에이티브도 획기적으로 펼쳐질것으로 예상한다.
대홍도 신문이든 잡지든 버스 등에 특수 바코드를 입히고 스마트폰을 가진 사람이 다가가면 스마트폰에 해당 광고가 뜨는 형식의 광고를 시도하려고 계획 중이다. 그속의 광고는 지금처럼 단일한 메시지가 아니라 개개인의 맞춤광고가 될 것이다.
이외에도 계획 중인 것이 많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밝힐 단계가 아니니 지켜봐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