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현정 제일기획 미디어플래닝 1팀 팀장
불과 얼마 전까지 모바일은 N-screen 트렌드의 하나로서 다양한 스크린의 등장 속에서 일개 스크린의 위상도를 점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Second Screen으로서 모바일의 위상에 대해서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더니 이제는 ‘모바일 First’, ‘모바일 Only’ 미디어 소비 행태를 보이는 소비자들이 대두하면서, 이들 소비자들이 가져올 미디어 지형도의 변화에 대해 우려 섞인 시선들을 보내고 있다.
모바일의 성장과 광고 시장의 변화
최근 소비자들의 미디어 소비 행태를 들여다보면 사용 시간 면에서 모바일이 TV를 앞서는 세대가 나타나고 있다. 소위 밀레니엄이라고 부르는 이들 세대는 1980년대 출신으로 어릴 때부터 인터넷을 시작하여 모바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등 정보 기술에 능통한 세대다. 즉, ‘본 투 비 디지털’ 세대가 소비의 핵심 세대, 마케팅의 핵심 타깃이 되는 세대로 떠오른 것이다. 그러면서 광고 시장도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디지털 광고 시장도 PC가 아니라 모바일로 빠르게 변해가고 있다. 이미 미국 시장은 모바일 광고 시장이 PC시장을 추월했으니 조만간 국내도 그런 시장으로 변할 것이다.
또한 모바일 미디어 안에서는 동영상 광고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유튜브 독주 체제에 대응하고자, 페이스북이 16억 가입자 대상 누구나 1인 생방송이 가능한 페이스북 라이브를 출시하면서 동영상 시장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으며, 네이버는 누구나 쉽게 동영상 공유가 가능한 ‘플레이 리그’를 오픈하면서 다양한 콘텐츠 제작자 확보를 통한 동영상 플랫폼 강화를 표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모바일 안에서의 동영상 광고 시장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분명 모바일 안에서의 동영상 광고 시장은 초기 시장이고,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것이다. 과연 모바일이 모든 미디어 소비를 잠식하여 광고 시장의 으뜸에 올라서게 될까? 특히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모바일 동영상 소비 행태는 방송광고 시장을 잠식해 버릴 것인가?
당초 모바일 First 세대가 등장하면서 업계에서는 모바일이 모든 미디어 소비 행태를 잠식할 것이란 우려가 있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모바일 Only 사용 행태를 보이는 소비자는 크게 늘어나지 않고, 오히려 TV와 모바일을 동시 이용하는 사용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TV를 시청하면서 디지털을 이용하는 멀티 태스킹이 증가하는 현상은 방송 중 또는 방송이 끝난 후 디지털 실시간 검색어에 방송 콘텐츠가 상위에 올라가는 현상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국내와 글로벌 모두 같이 일어나는 현상이며, 특히 어릴수록 이런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게 드러난다.
미국 시장의 경우, TV를 시청하고 나서 소셜미디어로 바로 전환해서 TV 광고에 대해 얘기한다는 비중이 어릴수록 더욱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이렇게 소셜미디어상에서 TV 프로그램에 대해 논의할수록 더욱더 TV를 보게 되고, 더 해당 프로그램에 몰입하게 된다는 비율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의 등장으로 방송이 분명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반면에 소비자들은 TV를 보면서 바로 해당프로그램에 대해 활발히 토론하면서 TV를 활성화 시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렇게 방송과 모바일이 활발히 교류하는 시대에 방송광고는 어떤 역할을 담당해야 할까?
모바일 시대 방송광고의 역할
디지털 시대 마케팅의 시작은 Search다. 특히 업종명으로 검색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브랜드명으로 검색하는 Branded Search의 경우, 소비자들의 구매 의향은 더욱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침대’라고 검색할 때보다 ‘○ 침대’, ‘△ 침대’ 등 구체적인 침대 브랜드명을 검색할 때 해당 브랜드를 구매할 확률이 더욱 높아지는 것이다. 따라서 소비자들이 브랜드명을 기억해서 검색에까지 이르게 하기 위해서는 소비자 기억의 상단에 위치해야 한다. 수많은 브랜드 중에서 소비자들의 기억을 비집고 들어가서 내 브랜드가 검색에까지 도달하게 하려면 적어도 상위 3개 안에는 들어가야 소비자들이 기억하게 된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브랜드 강화, 인지 강화에 여전히 TV가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모바일이 분명 소비자들의 미디어 소비를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또한 모바일이 강력한 마케팅채널로 등장한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소비자의 인지 구조상에서 각각의 미디어는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를 잘만 이용하면 소비자들이 해당 브랜드에 대해 가지는 관심과 사랑은 더욱더증폭될 수 있다. 따라서 “TV에 광고를 해야 하나? 모바일에 광고를 해야하나?”라는 질문은 굉장히 일차원적인 질문인 것이다. 이는 모바일을 노출형 미디어로만 보는 단선적인 생각의 발현이다. 마케팅 전 과정을 펼쳐놓고, 각각의 미디어가 가져가야 할 역할을 잘 정의하여 POE 채널 모두를 아우르는 정교한 마케팅 플랜을 수립하는 것이 모바일 시대 마케터와 광고인의 역할이다.
[Media Insight] 모바일 퍼스트 시대, 방송광고의 위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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