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a Insight] 모바일은 동영상 시청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가?
광고계동향 기사입력 2015.11.12 02:44 조회 11003
글 ┃ 양윤직 오리콤 IMC미디어본부장


모바일은 산업의 지도까지 바꾸어 놓고 있다. 나무가 나무끼리 연결되어 거대한 숲을 만들듯이 모바일과의 모든 연결(Connection)은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을 확대해 가고 있다. 인스타그램이 페이스북에 10억 달러에 팔리는 동안 코닥은 파산신청을 했고, 2015년 숙박 건수가 8,000만 건을 넘은 에어비앤비(airbnb)는 힐튼호텔보다 더 많은 숙박객 수를 기록하며 공유경제의 리더가 되었다. 아디다스가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리복을 인수하는 동안 나이키는 애플과 손을 잡고 나이키 키넷 트레이닝(Nike Kinet Training)을 선보이며 24시간 집에서 트레이너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O2O라는 이름으로 음식 배달, 모텔, 부동산, 택시 등 모든 것이 모바일로 연결되면서 ‘온디맨드 경제(On-Demand Economy)’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더 이상 설명할 필요도 없고 카카오택시는 2015년 3월 출시된 이래 누적콜 수 2천만 건, 일평균 호출 24만 건의 성과를 내고 있다.

미디어분야에서도 모바일은 콘텐츠의 소비방식을 빠르게 바꾸어 놓고 있다. 뉴스, 음악, 영화, TV프로그램, 웹툰 등 장르도 다양해질 뿐 아니라 방송과 통신의 영역을 완벽하게 연결하고 있다. 최근 주목해야 할 부분은 동영상 시청 패러다임의 변화다. 모바일이 포스트TV시대를 열어갈 것인가? 만약 그렇다면 광고와 마케팅 영역뿐 아니라 TV콘텐츠의 제작과 유통 등 미디어 산업지형을 새롭게 디자인해야 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모바일을 통한 VOD 소비 증가

동영상 시청의 가장 큰 변화는 시청 도구, 시청 방식, 시청 채널 3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시청 도구는 거실의 TV에서 스마트폰으로 변화했다. 스마트폰이 등장하자마자 일어난 변화는 아니다. 더 엄밀하게 살펴보면 3G 시대에서 LTE 시대로의 변화에서 시작된다. 3G 시대만 해도 다운로드 소비가 중심이었다. 3G 시대에 텍스트, 음원, 사진, 영화, TV프로그램 등의 전송속도와 데이터요금은 소비를 늘리는 데 장애가 되었다.

그러나 현재는 데이터요금제 가입자가 이미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전송속도가 빨라져 끊김 없이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는 것은 LTE 덕분이다. LTE는 동영상 시청을 다운로드(Download)가 아닌 스트리밍(Streaming)방식으로 바꾸어 놓았다. 이미 10대와 20대의 50%는 작은 화면으로 영상을 시청해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고 대답하고 있다. 1인가구의 증가도 영향을 미쳤다. 2015년 싱글 가구가 500만 가구를 넘어서 네 집 건너 한 집은 혼자 사는 시대가 되었다. 1인가구의 TV 없는 ‘코드커팅’은 전체의 14%에 달한다. 시청방식은 실시간에서 VOD로 전환되고 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동영상만을 골라보는 시대다.

KT경제경영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이미 10대와 20대는 60% 이상이 VOD로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이들은 VOD 시청 변화의 중심세대다. 30대 이상도 점차 증가추세에 있다. 모바일뿐 아니라 TV에서도 VOD 소비가 점차 증가하여 40%를 향해가고 있다. IPTV와 디지털케이블TV 가입자가 증가한 결과다. [표 1]

시청채널도 지상파 중심에서 케이블, 종편, SNS, 포털, 개인방송 등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플랫폼도 점차 증가하여 모바일 중심의 다양한 OTT(Over The Top) 서비스로 넓어졌다. 지상파TV의 실시간 시청률은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수년 내에 10대의 지상파 평균시청률은 1%대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채널 중심에서 콘텐츠 중심으로 소비가 바뀌면서 화제가 되고 있는 프로그램과 영상물은 어떤 디바이스와 플랫폼을 통하든,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소비되고 있다.

케이블과 종편의 특정 프로그램들이 VOD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실시간 방송 시청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SMR은 2014년 12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2015년 8월에 월 재생 수 4.4억 회를 돌파했다. 네이버 TV캐스트와 다음팟의 시청비중은 각각 66%와 44%로 시청자의 59%가 모바일이다. 광고매출도 꾸준히 상승하여 월 광고매출 4억에서 출발하여 7월에는 31.7억을 기록하기도 했다. 성장률만 보면 월평균 30%이다. VOD 소비 프로그램은 여전히 지상파 비중이 높지만, 30대 이하 채널 선호도 측면에서는 케이블이나 종편의 비중이 지상파보다 더 높게 나타난다. [표 2]



드라마보다 예능이 대세인 이유

모바일 동영상 시청환경은 콘텐츠의 소비패턴과 장르도 바꾸고 있다. TV는 전통적으로 압도적인 드라마 시청률을 확보하고 있었다. 그러나 모바일에서 가장 많이 시청하는 장르는 예능이며, 또한 모바일을 시청하는 주요 시간은 잠들기 전이나 여가시간, 출퇴근길이다. 제한된 시간 동안 영상을 시청하다 보니 짧은 동영상을 선호한다. 소위 과자 먹듯이 접하는 스낵컬쳐가 바꾼 문화다. 긴 시간을 할애하지 않아도 되고 연속적으로 다음 편을 봐야 할 필요가 없는 예능장르가 바일 환경에는 가장 적합하다.

시간적 여유가 충분할 때는 몇 편씩 몰아보기를 하는데, 10대와 20대의 60%가량은 몰아보기를 더 선호한다. VOD환경에서 몰아보기의 특성을 이용해 가장 성공한 예는 넷플릭스의 <하우스 오브 카드>다. 13편 시리즈 전체를 넷플릭스에 픈한 이후 소위 대박이 났고 가입자 수가 500만 명 증가했다.

모바일 동영상 시청환경에서 연령대별로 선호하는 장르도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긴 하지만, 전 연령대에서 선호도가 높은 장르는 예능이다. 10대 남자들에게는 게임이 55.8%로 압도적인 1위이고 예능과 MCN이 뒤따르고 있다. 10대 여성들은 72%가 예능이다. 20대~30대도 예능이 1위이고, 드라마와 영화의 선호도가 높다. 40대부터는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데 남자들은 영화와 뉴스, 여성은 드라마, 예능 순이다(TNS 2015년 조사).



시청률보다 화제성을 높여야 한다

이미 국내 모바일 트래픽의 74%가 동영상이다. 스마트폰에서 유튜브를 통한 동영상 시청이 73.1%로 가장 높게 나타나지만 글로벌 동영상 업로드 건수 추이에서는 1년 전부터 페이스북이 유튜브를 앞서고 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TV를 통한 실시간 시청률은 시간과 공간 측면에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동영상 소비가 모바일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콘텐츠의 화제성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모바일 시청은 실시간 시청으로 이어지면서 시청률도 견인하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선호도 높은 프로그램의 버즈량은 VOD 시청량과 실시간 시청률에 비례해서 나타나고 있다. 디지털동영상 정보 출처에서 실시간 검색어와 직접 검색이 각각 34.9%와 31.7%로 전체의 66%가 넘는다. 페이스북 같은 SNS에 업로드 영상도 28.4%나 된다. 동영상을 공유한 경험도 57.6%나 되며 그중 화제 동영상과 예능이 각각 55.2%, 27%를 차지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선보인 신서유기가 누적조회 수 5,000만 명을 돌파한 이유도 모바일과 높은 화제성 때문이다. 이제 프로그램을 만들어 특정 채널과 특정 시간대에 배치하고 시청자를 기다리는 시대는 저물어 가고 있다.

TV는 대표적인 린백(Lean-Back) 미디어다. 거실에 소파가 있는 한 TV는 영원할 것이라는 의견과, TV가 손안에 들어가서 언제든 원하는 콘텐츠만 꺼내 볼 수 있기 때문에 린포워드(Lean-Forward) 미디어로 바뀌고 있다는 의견이 공존하고 있다. 여전히 종이신문을 보는 독자들이 있는 것처럼 분명 어느 한쪽으로만 콘텐츠 소비환경이 흘러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기술발전이 가져다주는 소비환경의 변화와 흐름을 바꾸어 놓을 수는 없다. 1897년, 독일의 물리학자 카를 페르디난트 브라운(Karl Ferdinand Braun)이 통칭 ‘브라운관’을 개발하면서 TV가 탄생했다. 이후 흑백TV, 컬러TV, HDTV, UHD TV까지 TV는 빠르게 진화했다. TV의 미래라는 주제는 오래전부터 수없이 다루어져 왔다. 기술적 발전으로 TV가 진화해 왔기 때문이다.

텔레비전이란 이름은 그리스어로 ‘멀리’를 뜻하는 ‘tele’와 라틴어로 ‘본다’를 뜻하는 ‘vision’이 합쳐진 단어다. 이제 모든 것이 TV가 되었다. 오늘날 TV의 미래는 하드웨어보다는 콘텐츠 생산구조의 시각에서 봐야 한다. 개인이 방송을 하는 시대가 되었고 제작자와 수신자의 경계는 사라졌다. 이것은 미디어의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을 수도 있다. 스마트폰을 단순히 전화기라고 부르는 사람이 없듯이 머지 않은 미래에 우리가 알고 있는 TV라는 이름이 어색할 지도 모른다. 미디어와 광고업계도 멀리(tele) 봐야(vision) 할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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