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이 마케팅의 룰을 바꾸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 매출에 디지털이 미치는 영향력은 40%에 육박하고(딜로이트), 2014년 미국의 e커머스 성장률은 오프라인 소매점의 성장률보다 3배 가까이 높다(미국통계국). 디지털에 편승하지 않으면 도태될 것만 같은 불안감이 엄습한다. 디지털에만 신경 쓰면 될까? 그것만이 진리일까?
글 ┃ 배진철 DMC미디어 데이터사업실 실장
‘소비자 구매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역할 규정’, 디지털 마케팅 전략의 시발점
소비자의 구매 의사결정 과정(Decision Journey)에서 디지털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만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디지털이 모든 문제에 대한 해답은 아니다. 맹목적인 디지털 지상주의는 위험하기 그지없다. 정보 획득과 구매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채널에서 오프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넘고(DMC미디어), 미국의 경우 소매 매출의 대부분인 90% 이상이 여전히 오프라인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미국통계국).
디지털 채널이 급성장하고는 있지만, 전통적인 오프라인 매장을 대체하지는 못한다.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오로지 구매 목적으로만 이용하는 것도 아닐뿐더러 디지털을 통해 오프라인이라는 물리적 공간에서의 쇼핑 경험을 더 향상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디지털 전략이 ‘오프라인의 배제’를 의미하지는 않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옴니채널이나 O2O 전략이 회자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요즘 디지털 전략에서 오프라인의 비중은 실제 소비자의 인식과 구매 행동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못 미치는 것 같다. 마케터의 기준이 아닌 소비자의 기준에서 등가가 성립돼야 하지 않을까? 트렌드에 민감한 마케터들이 가끔은 오버 페이스 하는 성향을 감안하더라도 말이다.
디지털 전략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중에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가 아니다. 디지털 채널의 성장으로 인해 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과제와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방법을 다시 생각해보는 것이다.
‘MeCommerce’ 세계에서의 역할에 대한 재고
오늘날 소비자들은 원하는 장소와 시간에 쇼핑을 한다. 오프라인 매장, 퇴근길 지하철, 또는 침대에서. 모든 쇼핑의 경로와 의사결정을 소비자가 스스로 통제하는 ‘MeCommerce’ 세상이 왔다. 이러한 세상에서는 오프라인 매장의 존재 목적이나 역할이 구매에만 머물러서는 곤란하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디지털과 오프라인 채널을 연결하고, 고객이 쇼핑을 지속하도록 옴니채널 전략을 구사하고 있지만 그것이 녹록지 않은 이유는 소비자의 경험이라는 큰 그림보다는 여전히 구매에 더 매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소비자의 구매 의사결정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고, 디지털과 오프라인에서의 경험을 최적화할 수 있을까? 그 출발점은 구매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디지털의 역할을 명확하게 규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자신의 브랜드와 경쟁 브랜드에 대해 무엇을 원하고, 언제 그리고 어디에서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관건이다.
구매 경로 분석, 고객 여정의 맵핑, 이를 어떻게 부르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디지털 전략의 핵심은 고객이 거치는 구매 경로를 파악하고, 소비자의 경험 극대화를 위해 디지털의 역할을 규정하고, 최적화하는 것이다. 궁극적인 지향점은 소비자의 경험이다.
소비자의 구매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전략적 인사이트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경험은 크게 네 단계의 경로를 거치면서 축적된다. 첫 번째는 정보 획득 단계다. 소비자들이 진실의 순간(Zero moments of Truth)에 대한 인사이트를 직접적으로 얻기 위해 검색하는 단계로 언제, 어디서, 어떻게 브랜드와 상호작용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DMC미디어가 올해 8월 18개 업종의 구매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주로 인터넷 서핑·검색, 인터넷 쇼핑몰, 오프라인 매장에서 브랜드에 대한 정보를 찾는다. 디지털 채널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만 오프라인 매장은 여전히 중요한 축이고, 작년보다 영향력이 증가했다(물론 업종별로, 그리고 세부품목별로 차이를 보인다).
디지털의 등장으로 정보 획득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소비자들은 어떤 채널의 정보가 자신의 경험에 더 도움될지를 먼저 조사하는데, 여전히 디지털과 더불어 오프라인도 경험의 가치를 높여주는 중요한 채널로 간주하고 있다.
두 번째 구매 결정 단계에서는 소비자들이 구매를 결정하는 진실의 순간에 영향을 미치는 정보를 어디서 만나는지, 그 접점을 파악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핵심은 소비자가 구매를 결정하는 중요한 순간에 그들의 니즈에 부합되는 가치를 제안함으로써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인터넷 서핑·검색, 인터넷 쇼핑몰, 오프라인 매장, 오프라인의 구전 정보가 진실의 순간을 결정한다.
세 번째는 구매 장소를 결정하는 단계다. 오프라인 매장, 유선 인터넷 쇼핑몰, 모바일 쇼핑몰 순으로 이용한다. 매출 규모가 아닌 비율 기준으로만 보면, 디지털 채널 이용률은 오프라인 채널과 대등하다.
더 이상 오프라인 매장은 쇼핑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 아니다. 그 존재 목적과 역할을 구매에만 한정해서는 곤란하다. 디지털 공간이 제공하지 못하는 가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그 가치는 매장 안과 밖에서 디지털(채널 또는 디바이스)과 통합될 때 배가된다.
마지막은 구매와 소비의 경험을 타인과 공유하는 단계다. 소비자들은 타인의 경험을 내 경험의 준거로 삼으며, 또한 자신들의 목소리도 내고 싶어한다. 소비자의 48%가 구매·소비 경험을 공유하며, 주로 블로그·게시판, 기업 웹사이트, 온라인 쇼핑몰에서의 리뷰·후기 작성 그리고 오프라인 구전을 통해 경험을 공유한다.
글 ┃ 배진철 DMC미디어 데이터사업실 실장
‘소비자 구매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역할 규정’, 디지털 마케팅 전략의 시발점
소비자의 구매 의사결정 과정(Decision Journey)에서 디지털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만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디지털이 모든 문제에 대한 해답은 아니다. 맹목적인 디지털 지상주의는 위험하기 그지없다. 정보 획득과 구매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채널에서 오프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넘고(DMC미디어), 미국의 경우 소매 매출의 대부분인 90% 이상이 여전히 오프라인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미국통계국).
디지털 채널이 급성장하고는 있지만, 전통적인 오프라인 매장을 대체하지는 못한다.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오로지 구매 목적으로만 이용하는 것도 아닐뿐더러 디지털을 통해 오프라인이라는 물리적 공간에서의 쇼핑 경험을 더 향상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디지털 전략이 ‘오프라인의 배제’를 의미하지는 않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옴니채널이나 O2O 전략이 회자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요즘 디지털 전략에서 오프라인의 비중은 실제 소비자의 인식과 구매 행동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못 미치는 것 같다. 마케터의 기준이 아닌 소비자의 기준에서 등가가 성립돼야 하지 않을까? 트렌드에 민감한 마케터들이 가끔은 오버 페이스 하는 성향을 감안하더라도 말이다.
디지털 전략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중에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가 아니다. 디지털 채널의 성장으로 인해 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과제와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방법을 다시 생각해보는 것이다.
‘MeCommerce’ 세계에서의 역할에 대한 재고
오늘날 소비자들은 원하는 장소와 시간에 쇼핑을 한다. 오프라인 매장, 퇴근길 지하철, 또는 침대에서. 모든 쇼핑의 경로와 의사결정을 소비자가 스스로 통제하는 ‘MeCommerce’ 세상이 왔다. 이러한 세상에서는 오프라인 매장의 존재 목적이나 역할이 구매에만 머물러서는 곤란하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디지털과 오프라인 채널을 연결하고, 고객이 쇼핑을 지속하도록 옴니채널 전략을 구사하고 있지만 그것이 녹록지 않은 이유는 소비자의 경험이라는 큰 그림보다는 여전히 구매에 더 매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소비자의 구매 의사결정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고, 디지털과 오프라인에서의 경험을 최적화할 수 있을까? 그 출발점은 구매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디지털의 역할을 명확하게 규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자신의 브랜드와 경쟁 브랜드에 대해 무엇을 원하고, 언제 그리고 어디에서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관건이다.
구매 경로 분석, 고객 여정의 맵핑, 이를 어떻게 부르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디지털 전략의 핵심은 고객이 거치는 구매 경로를 파악하고, 소비자의 경험 극대화를 위해 디지털의 역할을 규정하고, 최적화하는 것이다. 궁극적인 지향점은 소비자의 경험이다.
소비자의 구매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전략적 인사이트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경험은 크게 네 단계의 경로를 거치면서 축적된다. 첫 번째는 정보 획득 단계다. 소비자들이 진실의 순간(Zero moments of Truth)에 대한 인사이트를 직접적으로 얻기 위해 검색하는 단계로 언제, 어디서, 어떻게 브랜드와 상호작용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DMC미디어가 올해 8월 18개 업종의 구매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주로 인터넷 서핑·검색, 인터넷 쇼핑몰, 오프라인 매장에서 브랜드에 대한 정보를 찾는다. 디지털 채널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만 오프라인 매장은 여전히 중요한 축이고, 작년보다 영향력이 증가했다(물론 업종별로, 그리고 세부품목별로 차이를 보인다).
디지털의 등장으로 정보 획득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소비자들은 어떤 채널의 정보가 자신의 경험에 더 도움될지를 먼저 조사하는데, 여전히 디지털과 더불어 오프라인도 경험의 가치를 높여주는 중요한 채널로 간주하고 있다.
두 번째 구매 결정 단계에서는 소비자들이 구매를 결정하는 진실의 순간에 영향을 미치는 정보를 어디서 만나는지, 그 접점을 파악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핵심은 소비자가 구매를 결정하는 중요한 순간에 그들의 니즈에 부합되는 가치를 제안함으로써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인터넷 서핑·검색, 인터넷 쇼핑몰, 오프라인 매장, 오프라인의 구전 정보가 진실의 순간을 결정한다.
세 번째는 구매 장소를 결정하는 단계다. 오프라인 매장, 유선 인터넷 쇼핑몰, 모바일 쇼핑몰 순으로 이용한다. 매출 규모가 아닌 비율 기준으로만 보면, 디지털 채널 이용률은 오프라인 채널과 대등하다.
더 이상 오프라인 매장은 쇼핑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 아니다. 그 존재 목적과 역할을 구매에만 한정해서는 곤란하다. 디지털 공간이 제공하지 못하는 가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그 가치는 매장 안과 밖에서 디지털(채널 또는 디바이스)과 통합될 때 배가된다.
마지막은 구매와 소비의 경험을 타인과 공유하는 단계다. 소비자들은 타인의 경험을 내 경험의 준거로 삼으며, 또한 자신들의 목소리도 내고 싶어한다. 소비자의 48%가 구매·소비 경험을 공유하며, 주로 블로그·게시판, 기업 웹사이트, 온라인 쇼핑몰에서의 리뷰·후기 작성 그리고 오프라인 구전을 통해 경험을 공유한다.
MeCommerce 세상의 도래
디지털 마케팅 전략의 핵심은 소비자 경험을 위한 마케팅 채널의 최적화
디지털 마케팅 전략은 MeCommerce 세상 소비자들의 구매 경로 그리고 거기에서 추구하는 가치와 경험을 확인하고, 이를 충족하기 위한 디지털의 역할 정의에 대해 질문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소비자의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경험을 향상하기 위한 디지털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스마트한 디지털은 스마트하게 활용해야 한다. 트렌드라는, 화두라는 이유만으로 디지털에만 매몰되면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한다. 소비자들은 디지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면서 진실의 순간을 맞이한다. 전략적 그림 없이 디지털 채널과 디바이스에 우선권을 부여해서는 곤란하다.
맹목적인 디지털 지상주의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소비자의 전체적 경험의 극대화 관점에서 디지털 전략을 구상해야 한다. 디지털과 오프라인의 통합은 소비자의 경험을 향상할 수 있는 탁월한 방법이다. 오프라인은 디지털에서는 재현될 수 없는 독특한 경험과 가치 제안을 통해 브랜드에 생명을 불어넣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이제 소비자(구매 경로와 그들이 추구하는 경험)와 브랜드(제공하는 채널과 가치 제안) 간에 존재하는 간극을 좁히는 최적화 작업을 실행해보자. 소비자가 최상의 경험을 찾아가는 길과 브랜드가 그린 길이 일치하는지 두 장의 지도를 덧대보자. 일치하는가?
디지털 마케팅 전략은 MeCommerce 세상 소비자들의 구매 경로 그리고 거기에서 추구하는 가치와 경험을 확인하고, 이를 충족하기 위한 디지털의 역할 정의에 대해 질문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소비자의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경험을 향상하기 위한 디지털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스마트한 디지털은 스마트하게 활용해야 한다. 트렌드라는, 화두라는 이유만으로 디지털에만 매몰되면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한다. 소비자들은 디지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면서 진실의 순간을 맞이한다. 전략적 그림 없이 디지털 채널과 디바이스에 우선권을 부여해서는 곤란하다.
맹목적인 디지털 지상주의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소비자의 전체적 경험의 극대화 관점에서 디지털 전략을 구상해야 한다. 디지털과 오프라인의 통합은 소비자의 경험을 향상할 수 있는 탁월한 방법이다. 오프라인은 디지털에서는 재현될 수 없는 독특한 경험과 가치 제안을 통해 브랜드에 생명을 불어넣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이제 소비자(구매 경로와 그들이 추구하는 경험)와 브랜드(제공하는 채널과 가치 제안) 간에 존재하는 간극을 좁히는 최적화 작업을 실행해보자. 소비자가 최상의 경험을 찾아가는 길과 브랜드가 그린 길이 일치하는지 두 장의 지도를 덧대보자. 일치하는가?
배진철 DMC미디어 데이터사업실 실장
- 前 한국리서치
- 前 Research International Korea
- 前 Gallup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