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해 TV 광고비만 200억에 달했던 클래시오브클랜은 온라인 게임시장을 오프라인으로 끌어왔다. 온라인 게임이라서 온라인에서만 광고를 하던 게임시장은 모바일 게임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밖으로 나왔다.
요즘은 TV를 켜면 3개 중 1개가 게임광고다. 요기요, 배달의민족, 배달통, 최GO배달까지 배달앱 광고도 게임광고와 더불어 성장했다. 직방, 다방과 같은 부동산앱 뿐만이 아니라 여기어때, 야놀자와 같은 숙박앱까지 광고에 등장했다. 그야말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광고 홍수시대이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TV광고시장의 새로운 영역이다. 모든 영역에서 새로운 시장으로의 확대를 이끄는 중심에는 모바일이 있다. 삶의 무대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이동하면서 개개인은 더 유기적으로 연결되기 시작했다. 이렇게 모바일을 중심으로 개인이 모이면서 기업들은 모바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새로운 마케팅 시장을 열고 있다.
구매경로의 새로운 중심, 모바일
갑자기 날씨가 따뜻해져 봄신상이 필요한데 바쁘다는 핑계로 계속 미루다가 여름을 맞이하게 생겼다. 그러다 강남역에 약속이 있어 30분 미리 도착해 기다리고 있었다. 심심하던 차에 스마트폰으로 문자가 도착했다. “자라 봄신상 20% 할인 쿠폰”, 때마침 눈 앞에 자라 매장이 보인다. 매장으로 들어갔더니 스마트폰으로 또 문자가 온다. “오늘 구매 시 5% 추가 적립”. 결국 무언가에 이끌려 봄신상을 사고 추가 적립까지 했다며 뿌듯한 마음으로 매장을 나왔다. 그야말로 모바일(Online)에 이끌려(to) 매장(Offline)으로 빨려 들어갔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한 이러한 서비스를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라고 한다. O2O 서비스를 가장 활발하게 활용하고 있는 것이 SK플래닛의 시럽(Syrup)이다. 시럽은 모바일 지갑 스마트월렛과 OK캐시백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O2O 커머스 브랜드이다.
매장에서 BLE(저전력 블루투스, Bluetooth Low Energy)를 기반으로 한 근거리무선통신(NFC) 장치 ‘비콘(Beacon)’을 설치하면 시럽 이용자들은 해당 매장을 지나갈 때 다양한 쇼핑 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 2014년 12월 네이버는 ‘샵윈도(shopwindow)’를 출시하였다. 패션, 리빙, 식품 분야 오프라인 매장의 제품 정보를 모바일을 통해 제공한다. 1:1톡 서비스를 통해 판매자와 실시간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다. 제품에 대한 상세한 정보, 배송 일정, 자신에게 어울리는 코디법 등 원하는 쇼핑 정보를 메신저로 물어보고 바로 답을 들을 수 있다. 심지어 그 동안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불가능했던 가격 협상뿐 아니라, 바로 결제까지 가능하다. 소비자가 매장에 직접 가지 않고도 주문부터 결제까지 한 번에 가능하다. 새로운 유통시장의 구매 경로로 모바일이 그 중심에 있다.
유통업계의 마케팅 전쟁
최근 롯데, 신세계와 같은 대형 유통업체들이 경쟁하듯 O2O서비스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롯데는 2014년 4월 롯데닷컴과 연계해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1층에 온라인 픽업서비스 전용데스크(픽업데스크)를 운영 중이다.
온라인으로 구매한 상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찾는 ‘스마트픽’ 서비스를 이용하면 구매하고 싶은 브랜드 매장을 찾아갈 필요 없이 픽업데스크에서 바로 상품을 찾을 수 있다.‘픽업락커’는 24시간 운영하여 백화점 운영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이용할 수 있다. 롯데마트는 ‘비콘서비스’로 스마트폰을 통해 소비자의 동선에 따라 할인쿠폰, 이벤트 정보 등 다양한 쇼핑 정보를 제공한다.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트레이더스 등 여러 유통 계열사를 갖고 있는 신세계는 새로운 쇼핑 플랫폼을 선보였다. 모든 쇼핑 계열사를 하나로 묶은 통합 온라인 쇼핑 플랫폼 SSG닷컴(ssg.com)이다. 각 유통사에서 취급하던 150만여 개의 상품을 하나로 통합하였고, 기존 아이디로 로그인하여 쇼핑할 수 있다. 간편결제 서비스도 출시할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하나의 결제수단으로 원클릭 결제가 가능해진다.
이런 서비스들은 소비자들이 온라인, 오프라인, 모바일 등 모든 쇼핑 채널을 유기적으로 연결해서 마치 하나의 매장을 이용하는 것처럼 느끼게 한다. 이를 옴니채널(Omni-channel) 마케팅이라고 하는데, ‘모든 것, 모든 방식’을 의미하는 접두사인 옴니(Omni)와 유통경로를 의미하는 채널(channel)의 합성어이다. 기존에 온라인, 모바일 등이 독립적으로 소비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고객을 중심으로 모든 채널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 다르다. 기업들은 O2O서비스를 기반으로한 새로운 마케팅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쇼루밍에서 모루밍까지
온라인과 모바일 커머스의 시장 확대로 함께 등장한 것이 ‘쇼루밍(showrooming)’이다. 매장에서 상품을 살펴보고 온라인이나 모바일을 통해 실제 구매를 하는 것을 말한다. 매장이 마치 전시장, 쇼룸(showroom)이 된다고 해서 생겨난 신조어이다. 반대로 상품에 대한 정보를 온라인에서 살펴보고 실제 구매는 매장에서 하는 것을 ‘역(逆)쇼루밍’이라고 한다. 온라인 쇼핑몰로 성장한 브랜드가 백화점에 입점되어 있는 경우가 이런 현상을 반영한 것이다.
최근에는 ‘모루밍족(morooming)’이 급증하고 있다. 모바일과 쇼루밍이 합쳐진 말로 매장에서 물건을 고르고, 모바일로 구매를 하는 것이다. 이 시장이 점차 활성화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두 가지, 경제성과 즉시성이다. 소비자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가격 차이가 없기 때문에 매장에서 본 상품을 뒤로 하고 돌아올 필요가 없어졌다. 언제 어디서든 주문할 수 있는 더 편리한 모바일 결제의 사용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 이렇게 되면 기업의 입장에서는 유통 시장을 오프에서 온라인, 혹은 온라인에서 오프로 더 확대할 수 있다. 결국 소비자와 기업 모두에게 가치가 있다.
그렇다면 소비자는 왜 O2O 서비스를 누리고, 왜 기업은 옴니채널 마케팅에 사활을 걸고 있는가? 결국 소비자가 편리하고, 간편하고, 경제적으로 소비할 수 있도록 기업은 환경을 만들어 주고, 그 환경 안에서 소비자는 편리함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환경은 컨텍스트(context)이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이야기로 소비자에게 다가오는지, 그리고 그 상황에서 바로 지갑을 열지는 소비자가 결정하는 것이다. 스탠포드 시몬슨 교수는 “소비자의 지갑을 열 수 있는 보다 과학적인 분석과 소비자가 경험하게 되는 절대가치가 브랜드 파워를 대신해 나갈 것이다”라고 했다. 소비자가 지금 무엇을 원하고, 무엇이 필요한지 더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결국 과학적인 분석과 기술이 지갑을 여는 중요한 키(key)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