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움.이] 칼 야스퍼스와 유재석의 공통점
CHEIL WORLDWIDE 기사입력 2014.07.29 04:35 조회 5208


임영례 프로 GCSC 2팀
youngrye.yim@samsung.com

내가 하는 이 일이 누군가를 행복하게 만든다고 생각하면 그것이 비록 착각일지라도 더 좋은 세상을 위한 에너지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칼 야스퍼스와 유재석의 공통점에서 떠올린 단초를 통해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위기에 맞서는 우리의 자세
“행동 하지 않는 모든 사람에게 책임이 있다. 누구나 자신이 통치 받는 방식에 대해 공동의 책임이 있다.”
법학에서 시작해 의학을 공부한 후 정신의학, 심리학, 그리고 실존주의 철학의 대가가 된 독일의 칼 야스퍼스(Karl Jaspers)가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출판한 <독일 국민의 죄의 문제>라는 책에서 한 말입니다. 칼 야스퍼스는 나치의 반인류적 범죄에 대해 모든 독일 국민에게도 책임이 있음을 역설했습니다. 권력과 국가의 명령에 어쩔 수 없이 따랐다고 해서 면죄부가 주어지지는 않을 뿐더러 아무것도 하지 않은 사람조차 공동의 책임이 있다는 의미일 겁니다.

그는 또한 “이미 발생한 사실은 경고와 같다. 잊어버리는 것은 죄다. 항상 기억해야 한다. 발생하는 것이 가능했고 언제든지 다시 발생할 수 있다. 오직 지식과 기억에 의해서만 예방될 수 있다”고도 말했습니다.


1. 1913년 베를린 Springer 출판사에서 나온 칼 야스퍼스의 저작 <정신병리학총론(Allgemeine Psychopathologie)>의 초판본. ⓒen.wikipedia.org

그렇다면 다음의 말은 누구의 것인지 한번 맞혀보시겠어요?
“진짜 위기는 그것이 위기인지 모르는 것이고, 더 위험한 것은 위기인지 알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더 큰 위기입니다. 그리고 위기인 걸 알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나 혼자 살려고 하는 것. 바로 그것이 우리에게 닥친 재앙이자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이 그겁니다.”
몇 달 전 <무한도전>의 ‘선택 2014’ 토론회에서 유재석이 한 말입니다. 예능 프로가 시사프로그램과 이야기를 섞는 시도는 몇 차례 있어 왔지만, 이 정도면 예능이 시사 프로그램과 융합됐다고 할 수 있을 만한 풍자가 아닌가 싶습니다.

유재석이 본인들의 선거 특집 토론회, 어린이 보호구역 등과 관련된 코너 이야기를 하면서 언급한 얘기였지만, 방송 시점이 세월호 참사 국면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러 가지로 의미심장한 울림이 있는 말이었습니다.


2. 독일의 실존주의 철학가 칼 야스퍼스는 하이데거와 함께 독일 실존주의를 대표한다. 그는 철학이 의식적으로 불안한 사람들의 유일한 가능성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flickr.com
3.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선택 2014’ 특집은 향후 10년을 이끌어갈 차세대 리더를 뽑는 선거 특집으로, 6·4 지방선거와 맞물려 큰 관심을 모았다. ⓒMBC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
여러분들은 어떤 세상에서 살고 싶으십니까? 저는 모두가 안전하고 예측 가능하며, 타인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가 있어 서로 신뢰할 수 있는 그런 사회에서 살고 싶습니다. 너무 교과서 같은 대답일까요? 예전이라면 저 역시 살짝 냉소를 보냈을 만한 답변입니다만, 지난 4월 이후 이런 세상에 대한 갈망이 깊어졌습니다. 한동안 뉴스 보도 속에 헤매고 난 후 제가 내린 나름의 결론은 ‘할 수 있는 일을 행동으로 옮겨보자’였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통해, 우리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고민을 시작한 거지요.

그동안 클라이언트의 문제를 해결하는 맞춤형 솔루션을 만들어내는 일에 익숙해진 터라 그 외 세상사에 본의 아니게 무심했던 게 사실입니다. 업무, 실적, 계약, 예산처럼 지극히 효율적이지만 어느 정도는 획일적인 개념에 우리를 묶어버리면 어떤 보이지 않는 한계선 안에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남방한계선 밑에서 자라는 북방계 식물도 있는 법.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의 문제는 나의 클라이언트, 클라이언트의 소비자에게도 똑같은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 생각을 하고 고민을 하다 보니, 머릿속에 반짝 불이 켜졌습니다. 이 아이디어를 어떤 클라이언트에게 제안할지, 과연 실적에 도움이 될지 등은 잠시 잊어버리고 마음이 가는 대로 움직여 보기로 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필요성을 공감하는 가치 있는 아이디어라면 클라이언트도, 소비자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겼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살고 싶은 세상은 본질적으로 같을 테니까요.

그 결과 지금, 새로운 클라이언트와 의미 있는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물론 이 일이 어떻게 마무리될 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것도 이룬 것 없이 끝날 수도 있겠지만 의미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은 그런 ‘의미’들이 모여 조금씩 변화해 가는 게 아닐까요.

작은 착각의 큰 행복
세상 문제에 대한 순수한 관심, 그리고 그것을 개선해 보고자 하는 진심. 이런 프레임으로 세상을 바라보니 전에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솔루션이 보이고, 그것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생겨나더라는 것입니다. 이번 일을 하면서 새삼 느끼게 된 하나는, 우리 제일러들이 생각보다 많은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란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가진 능력과 치열하게 습득한 노하우는 부지불식 중 다른 사람들에게 행동의 변화를 일으키게 할 수 있는 파워의 원천이 될 수 있습니다.

자신이 하는 일은 청소가 아니라 지구의 작은 모퉁이를 깨끗하게 하는 것이라는 어느 청소부의 말처럼, 우리가 하는 일이 세상을 살기 좋게 만들 수 있다는 작은 착각, 따뜻한 마음, 세상에 대한 관심! 그것이면 충분합니다.


세.움.이는 GCSC의 새로운 문제 해결 도출 프로세스를 통해 제일기획의 CSV 솔루션 역량을 소개하는 칼럼이다.

칼 야스퍼스 ·  유재석 ·  무한도전 ·  예능 ·  시사 ·  융합 ·  아이디어 ·  세상 ·  변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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