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Creative] 속임의 미학
광고계동향 기사입력 2014.03.26 11:38 조회 5458


오디세우스가 목마(木馬)로 철옹성 같았던 트로이인들을 점령한 것도, 아이젠하워 장군이 칼레에 상륙작전을 펼칠 것처럼 기만전술을 통해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성공한 것도 절박한 욕구와 상황을 유리하게 뒤집으려는 놀라운 ‘속임수’의 결과물이었습니다. 그저 이런 놀라운 속임수가 과거의 역사뿐일까요? 오늘날 수없이 많은 콘텐츠와 광고의 홍수 속에서 경쟁에서 살아남아 대중의 마음을 공략한 ‘빛나는 꼼수’ 광고의 속임의 미학에 대해 말해보고자 합니다.

여기 실력 좋은 마술사가 마침내 가려 놨던 보자기를 걷어 내어 박수갈채와 함께 자기 자신의 실력을 뽐내듯 잘 만들어진 ‘속임수’를 통해 성공적으로 대중의 시선을 끈 3편의 광고가 있습니다.



LG전자 - Thief

첫 번째 소개해드릴 광고는 글로벌 TV시장의 강자 - LG전자의 Thief 편입니다.
먼저 전자제품 대리점이 CCTV의 화면을 통해 보여집니다. 그런데 한 고객의 행동이 조금 수상합니다. CCTV를 마주보며 출구를 향해 조금씩 뒷걸음질을 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남자가 무슨 이유로 이런 행동을 하는지는 아직 알 수가 없습니다.



마침내 남자가 곳곳에 설치된 CCTV의 각도를 교묘하게 맞추어 전자제품 대리점의 출구에 도달한 순간 도둑의 놀라운 속임수가 드러납니다. CCTV의 눈을 피해 옆구리 사이에 초박형 TV를 숨겨 나온 것이죠. 하지만 입구에 설치된 CCTV에 발각된 순간 그대로 달아나 버립니다. 이 때 대리점 창에 붙어 있는 포스터의 카피가 이 모든 해프닝을 설명합니다.



“어때? 깜빡 속았지”하고 Creator의 회심의 미소가 보이는 이 바이럴 광고는 인상적인 ‘속임수’를 인정받아 2012 Clio Awards Film 부문 Gold, 2012 New York Festival 수상작으로 선정되었습니다.



UNA ONLUS - 소아암 기부캠페인 ‘Hate’

두 번째 소개해드릴 광고는 어두운 방 안, 잠들어 있는 어린아이의 귓가에 대고 한 남자가 나지막이 속삭이며 시작됩니다. 자장가라도 부르는가 했더니 갑자기 남자의 입에선 저주의 욕설이 튀어 나오기 시작합니다.

“너 조그만 개 자식아!”
“내 말 듣고 있는 거 알고 있어”
“난 널 증오해”
“알아? 널 증오한다구…”

잠자는 어린 아이에게 욕설을 읊조리는 아빠의 모습에서 섬뜩함이 느껴질 즈음 짧지만 강렬한 속임수로 반전을 이끌어냅니다. 아이에게 던진 마지막 한마디.

“넌 결코 내 아들을 데려 갈 수 없어”




그리고 병마와 싸우는 아이들을 위한 기부 메시지가 나타나며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하고 광고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한 이 놀라운 ‘속임수’는 끝납니다. 결국 아들을 괴롭히는 병마를 향해 치료의 의지를 담은 아빠의 욕설이었던 거죠.
애타는 부정과 사랑을 짧고 강렬한 반전을 통해 소아 질병을 위한 기부를 따뜻하게 묘사한 UNA ONLUS는 이 놀라운 속임수로 칸광고제 필름 부문 수상을 하였습니다.

HEMA - Push-Up Bra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광고는 네덜란드 브랜드 HEMA의 보정속옷 광고입니다. 대개 여성들의 가슴 사이즈에 대한 자존심은 남자들이 자신의 물건 사이즈에 집착하는 것 이상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여성성의 상징은 가슴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치열한 여성 보정속옷 시장에서 2011년, 빅토리아 시크릿, 원더브라 같은 시장지배력이 뛰어난 속옷 브랜드들에 맞서 묘안을 짜내던 HEMA는 고정관념을 깨는 기발한 신의 한수를 생각해 냅니다.

바로 납작 가슴인 남성을 모델로 기용, HEMA의 Push-Up Bra를 입혀서 여성처럼 보이게 했는데요. 절벽가슴을 두 컵 더 볼륨 있고 아름답게 만들어 준다는 adds two cup sizes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여성 모델이나 CG기법을 사용하지 않고, 브래지어 모델로 남성을 기용하는 멋진 속임수를 날린 거죠.

이 캠페인은 2~4일 만에 MEGA PUSH-UP BRA를 매진시켰고 매스컴에서도 떠들썩한 이슈가 되어 사람들의 상식을 뒤집는 속임수의 힘이 뭔지 제대로 보여줬습니다.

아무리 강속구를 갖고 있는 투수라도 ‘직구’만 고집한다면 결국 얻어맞을 수밖에 없고 관중의 흥미도 떨어질 수밖에 없겠죠.

투수의 기발한 구질 배합처럼 잘 짜인 속임수를 통해 크리에이티브에 긴장감을 불어 넣고 일방적인 대중의 기호에 맞서 장외 홈런을 날린 멋진 광고에 박수를 보내며 올 한 해 어떻게 하면 잘 속여 먹을 수 있을까 궁리해보고자 합니다


광고계동향 ·  3월 ·  Global Creative ·  조중현 ·  속임 ·  LG전자 ·  UNA ONLUS ·  HEM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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