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신문광고, 전년 대비 8% 성장 가능”
서은정 헤럴드경제 기자 | thankyou@heraldm.com
매년 신문광고는 그 해 산업경기의 흐름과 일맥상통하게 마련이다. 경기회복세와 함께 산업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예상되면 그 분야의 소비증가를 겨냥한 기업들의 마케팅, 광고활동이 활발히 이뤄지기 때문이다.
4분기부터 상승세로 돌아선 광고시장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던 신문광고시장은 2009년 1분기를 저점으로 반등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기업들의 이미지 광고가 개시된 3분기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4분기에는 본격적인 상승 추세가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광고시장 회복의 가장 큰 요인은 무엇보다 경기회복이다. 올해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소폭의 마이너스 성장률에 그치고 내년에는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의 실적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실적 개선 흐름이 뚜렷하다. 이러한 요인들은 국내 소비 수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고, 궁극적으로 기업들의 광고 수요를 증가시키는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신문광고시장이 2010년에 전년 동기 대비 약 8%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2009년의 광고시장이 워낙 침체기를 겪었던 만큼 8% 성장이 큰 것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지만, 2000년 들어 신문광고시장이 전반적인 하향 추세를 지속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플러스 성장에 무게를 두어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그렇다면 2010년 광고시장의 판도는 어떨까. 판도 변화를 예측하기 위해 최근 경제연구소들이 내놓은 산업전망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산업별 전망과 광고시장 전망은 대개 흡사한 흐름을 보이기 때문이다.
2010, 자동차·IT강세 속 개별기업 모멘텀 주목
연구소들의 전망자료에 따르면 내년에 철강·해운 경기는 더디게 회복되지만, 기계·자동차·IT·물류·건설경기는 힘찬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 IT 산업은 비교적 높은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PC를 비롯해 반도체·LCD 패널 업황이 평년 수준으로 회복되면서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와 함께 자동차는 글로벌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친환경·고연비차량 시장의 경쟁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건설 분야도 민간·주택 부문 부진에도 불구하고 4대강 사업 등 공공 수요 확대가 이를 상쇄하여 회복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석유화학 업종은 중국과 중동 기업의 신증설 물량이 쏟아지며 공급 초과가 예상돼 전체 석유화학 생산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즉 신문광고시장 역시 자동차·IT·건설 분야는‘ 맑음’, 해운·석유화학 분야는‘ 흐림’이 예상된다. 한편 신문광고시장의 경우 해당 업종의 부진이 예상되더라도 해당 기업의 성장 모멘텀이나 M&A(인수합병) 재료, 그룹 CI 변경, 창립주년 대규모 행사 등 의미 있는 변수가 있을 경우 상승 탄력을 받는 사례가 있다.
예를 들어 올해 합병을 거쳐 새로운 도약을 선포한 KT와, 경영권 측면에서 변화를 겪었던 금호아시아나 등 새로운 모멘텀이 생길 경우 또 다른 광고물량이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기업이 주요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을 경우와 창립주년을 앞두고도 신문광고 물량이 급증할 수 있는 만큼 개별기업의 변화 흐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G20 정상회의 등 국제적인 이벤트도 호재
내년에 대거 열리는 국제적인 이벤트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런 국제적인 이벤트 때에는 많은 기업들이 성공유치, 성공적인 개최 등을 축하하는 이미지 광고를 싣는 경우가 많다.
기존 상품 광고와는 또 다른 신문광고 시장이 열릴 수 있다는 얘기다.
가장 주목 받는 행사는 내년 11월 예정된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다.
G20 정상회의 참여국의 국내 총생산(GDP) 규모가 세계 전체의 85%를 차지하는 만큼 기업들의 광고전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개최된 정상급 국제회의로는 지난 2000년 아셈(ASEM) 정상회의와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지난 6월 한 아세안(ASEAN) 정상회의가 있었다.
2000년 아셈과 2005년 APEC 정상회의 당시 기업들의 이미지 광고가 약 40% 가량 증가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 G20 정상회의 때도 비슷한 수준의 신문광고 물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2010년에 예정된 상하이 엑스포도 신문광고시장에는 긍정적인 부분이다. 엑스포와 관련된 집적적인 광고뿐 아니라 이와 연계된 간접적인 광고까지 수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09년은 자동차·금융 분야 강세
그렇다면 2009년의 경우 신문광고의 흐름은 어땠을까? 올해의 흐름을 알면 내년 광고시장 전망도 용이하다. 2009년 역시 업종별 상승세의 흐름 속에서 광고물량의 증가가 이뤄지는 가운데 개별기업의 변화 흐름에 따라 광고물량의 증가-감소가 반복됐다.
국내 광고회사의 집계에 따르면 전통 4매체의 업종별 광고비는 2008년에 금융/보험/증권, 컴퓨터/통신, 서비스, 식품, 패션, 수송기기 순으로 시장을 리드했는데, 2009년에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또 광고비 지출 상위 브랜드로는 이동통신 서비스와 단말기 중심의 컴퓨터·정보통신광고, 그룹·기업PR 광고, 카드·보험 위주의 금융광고, 자동차광고, 가전 브랜드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09년도 신문광고시장에서는 전자·자동차·금융 업종이 지면을 독보적으로 휩쓸었다.
개별 기업 중에는 새 CI를 선보인 KT의‘ 올레(olleh)’ 광고 그리고, 업종을 망라하고 김연아를 전면에 내세운 광고들이 집중적으로 지면을 장식했다.
전자업종의 경우 제품을 달리한 광고가 압도적인 공세를 펼쳤다. 삼성전자가 파브 LED TV, 휴대폰(애니콜 아몰레드), 노트북(센스), 에어컨(하우젠) 등의 광고를 줄기차게 쏟아내며 신문지면을 휩쓸었고, 이에 맞대응한 LG전자의 에어컨(휘센), 그룹광고 등도 다수 노출됐다.
자본시장통합법의 시행을 앞뒀던 올해 초부터 금융권의 광고도 눈에 띄게 늘었고, 자동차 광고도 만만치 않았다.
수입차의 경우 렉서스가 연초부터 신차 All New RX 광고를 주요 신문에 전면으로 올렸다. 이어 폭스바겐·아우디 등도 새 광고를 연이어 선보였다.
현대차와 기아차 등 국내 자동차 시장도 맞대응을 펼쳤다. 현대차는 쏘나타를 내세워 수입차 공세에 맞불을 놨으며, 기아차는 전면 및 9단 광고를 주로 집행하며 맞섰다.
아울러 경기회복세와 함께 증시가 회복세를 타면서 증권사를 중심으로 한 금융권의 광고 또한 상승세를 탔고, 기업 신문광고의 새로운 키워드로‘ 녹색(green)’ 광고가 잇달아 등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처럼 2009년 광고는 광고시장에 관한 한 설명력이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의 영향을 받는 가운데 개별 업종의 성장세 및 기업의 성장 모멘텀에 따라 다양한 흐름을 보여 왔다.
그리고 내년 초까지는 현재와 같은 금융·자동차·IT·서비스 업종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