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진심도 누군가의 용기도 결국 크리에이티브다
오리콤 브랜드 저널 기사입력 2022.04.08 01:27 조회 1730
 11월18일, 한국시리즈 4차전이 벌어지던 날. 두산베어스가 뒤지고 있는 상황, 8회말 공격 투아웃. 이제 경기 종료까지 아웃카운트는 4개 밖에 남지 않았다. 두산베어스는 이미 3연패를 당한 뒤라 우승은 KT 위즈로 거의 기운 상황이었다. 너무나 일방적인 4연패로 한국시리즈를 마감하기 직전이라서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늦은 퇴근을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 걸려온 전화 한 통. 탑팀의 전화다.
“KT 위즈를 위한 우승 축하 광고를 준비하자”
두산베어스 구단주(두산그룹 회장)의 의견이었다.
 
“네? 아…네!”
4연패라는 일방적인 패배 속에서 상대방을 위한 축하 광고라니…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한국시리즈 4차전을 지켜보던 팀원들도 당황하기는 마찬가지. 하지만 구단주의 의도는 심플했다. 준우승팀이 우승팀에게 보내는 진심 어린, 진정성 있는 ‘진짜 축하 광고’를 하자는 것이었다. 비록, 승부는 차가웠지만 스포츠맨십의 뜨거움이 느껴지도록!
 
이내 급하게 무언가를 준비해야 하는 걱정은 새로운 시도라는 기대감으로 바뀌었다. 한국시리즈 패배로 시무룩해진 팀원들(사실 모두 두산베어스의 팬이다)의 표정들도 조금씩 밝아졌다. 모두들 뻔한 격려 광고보단 이런 축하 광고가 훨씬 의미가 크겠다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축하광고도 타이밍이 중요한 법! 한국시리즈가 끝난 건 목요일 밤. 주말을 지내고 월요일 아침신문에 우승팀을 위한 축하광고를 내보내는 것이 최적의 타이밍이었다.
 
금요일 시안 작업 및 확정, 토요일 원고작업. 일요일 출고로 이어지는 숨가쁜 스케줄. 아! 그러다 보니 광고시안을 준비할 시간은 단 하루. 조금은 무리다 싶은 스케줄이었지만, 때늦은 축하를 하는 건 다들 피하고 싶은 마음에 일단 앞만 보고 달리기로 했다. 생일축하도 지나고 하는게 아니라고 하지 않나. 광고를 위해 별도로 촬영할 시간도 없었기에 그 시간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한국시리즈 관련기사들의 사진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때 두산베어스 선수들이 일렬로 도열해서 KT위즈에게 박수를 보내는 사진이 눈에 띄었다.
“그래. 바로 이거다!”
비주얼이 정해진 후, 다양한 헤드라인에 대한 의견이 오갔지만 최종 확정된 헤드라인은 바로 광고에 실린 그대로다. 어떠한 기교도 없이 정직하게 쓰자! 비록 카피적인 맛(?)이 없을지라도 축하는 가장 축하스럽게 해야 한다는 게 그 이유였다.




올해 유난히 여러 어려움이 많았던 프로야구였지만 마지막 순간만큼은, 진정한 스포츠맨십을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을 담았다. 또한 승자독식의 스포츠 승부 속에서 패자의 솔직한 인정과 진심 어린 축하가 하나의 작은 문화로 자리잡았으면 하는 바람도 솔직히 가졌다. 부디 한 편에 불과한 신문광고이지만 다들 그 작은 바람들이 조금이라도 전해졌으면 했다.
 
나름 광고인생이 길어질수록 스스로 끊임없이 되뇌이게 되는 고리타분한 질문 하나가 있다. 물론 답도 없는 질문이다. 
‘과연 좋은 크리에이티브란 어떤 것인가?’
 
수없이 화려하고, 수없이 놀라운 크리에이티브도 있겠지만 이번 우승축하광고처럼, 어떤 기교나 스킬 없이 담백하게, 진심으로 패자가 승자를 인정하는 문화를 보여주는 것도 크리에이티브의 한 예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패색이 짙은 그 승부의 와중에 오히려 상대를 위한 우승축하광고를 먼저 제안한 구단주의 용기 또한 분명히, 크리에이티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좋은 광고는 결국 좋은 광고주가 만든다’는 광고업계의 옛말이 아직까진 옛말이 아닌 것이다.
 
6G를 향하는 숨가쁜 시대에서도 ‘걷기’라는 느림의 미학이 살아있듯이 자극적이고 현란한 광고 속에서도 담백하고 진솔한 크리에이티브도 함께 살아가기를 바라면서 내년 가을에는 광고카피에 있는 내용처럼 두산베어스의 더 멋진 경기를 기대해 본다.
 
[손원혁 IMC크리에이티브 본부 상무]
두산 ·  오리콤 ·  두산베어스 ·  야구 ·  한국시리즈 ·  KT위즈 ·  응원 ·  축하 ·  스포츠 · 
이 기사에 대한 의견 ( 총 0개 )
[Special] 커뮤니케이터가 일하며 꼭 알아야 할 Bible Site
생각의 축을 쌓아 가속도를 붙여야 할 순간, 방전된 배터리처럼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 분, 마케팅 회사에 다닌다는 이유로 늘 트렌드에 앞서야 한다는 중압감을 갖고 계신 분, 쌓이는 일감 앞에 한 호흡 길게 쉬어가는 여유가 필요하신 분 우리가 ‘커뮤니케이터’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며 몰라서는 안 될 Bible Site를 각 영역별 전문가가 추천합니다.
몰입과 성실함이 이끈 다재다능함
한 우물만 파는 진득함만이 미덕이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요즘 세상은 이 우물, 저 우물 옮겨 다니더라도 손대는 우물마다 물이 고이게 하는 다재다능에 찬사를 보낸다. 멀리서 보면 마냥 부럽고 가까이서 보면 정말 재주 좋은 사람들, 광고 6팀 송상헌 차장을 만나 손대는 우물마다 물이 고이게 하는 비결을 물었다.
[광고로 읽는 심리학] 광고음악이 소비자를 움직인다
때론 친근한 리듬으로 소비자의 귀를 중독시키고, 때론 진한 감성으로 소비자의 의심과 불안을 무장해제하는 광고음악. 사람의 심리를 자유자재로 변화시키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음악은 언제나 광고의 든든한 구원 투수다.
[HS슈퍼캘린더] 광고인이라면 알아두어야 할 06월의 디데이
이번 달엔 뭐가 있지? 2030과 MZ세대는 무슨 날을 챙기지? 소재 고갈, 새로운 아이템을 갈구하는 당신! 광고인이라면 알아 두어야 할 06월의 디데이를 모아모아! 100여 개 사이트를 긁어모아, 슈퍼캘린더를 준비 ㅎH S쓰!
막강한 소비 파워를 자랑하는 3040 여심 사로잡기
미국의 미래학자 페이스 팝콘은 21세기 트렌드 중 하나로 ‘이브(Eve)’와 ‘진화(Evolution)’의 합성어인 ‘이브올루션(Eveolution)’을 언급한 적이 있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구매자 및 구매 의사 영향자(Influencer)로서 여성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국내 소비 시장에서도 파워가 세지는 3040 여성 소비자에 대해 알아본다.
[광고로 읽는 심리학] 광고음악이 소비자를 움직인다
때론 친근한 리듬으로 소비자의 귀를 중독시키고, 때론 진한 감성으로 소비자의 의심과 불안을 무장해제하는 광고음악. 사람의 심리를 자유자재로 변화시키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음악은 언제나 광고의 든든한 구원 투수다.
새로운 1:1 마케팅 도구 모바일 위젯
작년부터 웬만한 IT전문 블로그에서 빠짐없이 등장하는 기사가 바로 위젯, 그리고 위젯의 모바일판이 ‘모바일위젯’이다. 그만큼 이 작고 새로운 어플리케이션의 등장은 업계전방에 다양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올해 2009년은 모바일에서도 본격적으로 위젯을 마케팅 도구로 상용하는 성공사례가 나타날 것이다.
[Interview1] 광고회사에서 햄버거를 판다고? 오래와새·폴트버거
도산공원 근처에 ‘폴트(FAULT)버거’라는 핫한 햄버거집이 생겼는데 광고회사에서 하는 거래! 소문을 듣고 궁금해졌다. 광고회사가 왜 햄버거 가게를 냈을까? 오래와새 윤성호 대표를 만나기까지는 생각보다 어려웠다.
[트랜드] ‘수원삼성블루윙즈’와 ‘빅버드’로 나들이 떠나요~♬
흔히 축구 경기를 '90분짜리 드라마'라고 표현합니다. 상대의 골대에 골을 넣기까지 박진감 넘치는 승부는 물론, 투혼을 불사르는 스포츠십까지 전율을 느끼기에 축구만한 스포츠가 없죠. 수원은 특히 '축구 수도' 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많은 관중들과 팬들이 찾는 경기장 중 하나인데요. 수원을 연고지로 한 수원삼성블루윙즈와 '빅버드'로 통용되는 수원월드컵경기장, 관람 포인트를 제일기
Looks Good AD - 전파광고
2007년, 2008년 명화를 활용한 독특한 화면의 광고 캠페인을 통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부각시켰던 LG가 올해에는‘사랑하다’를 테마로 한 새로운 광고캠페인‘러브하트’를 최근 선보였다. 이번에 공개된 광고는 연필, 폴라로이드, 사진 등으로 소재를 달리한 총 3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광고로 읽는 심리학] 광고음악이 소비자를 움직인다
때론 친근한 리듬으로 소비자의 귀를 중독시키고, 때론 진한 감성으로 소비자의 의심과 불안을 무장해제하는 광고음악. 사람의 심리를 자유자재로 변화시키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음악은 언제나 광고의 든든한 구원 투수다.
새로운 1:1 마케팅 도구 모바일 위젯
작년부터 웬만한 IT전문 블로그에서 빠짐없이 등장하는 기사가 바로 위젯, 그리고 위젯의 모바일판이 ‘모바일위젯’이다. 그만큼 이 작고 새로운 어플리케이션의 등장은 업계전방에 다양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올해 2009년은 모바일에서도 본격적으로 위젯을 마케팅 도구로 상용하는 성공사례가 나타날 것이다.
[Interview1] 광고회사에서 햄버거를 판다고? 오래와새·폴트버거
도산공원 근처에 ‘폴트(FAULT)버거’라는 핫한 햄버거집이 생겼는데 광고회사에서 하는 거래! 소문을 듣고 궁금해졌다. 광고회사가 왜 햄버거 가게를 냈을까? 오래와새 윤성호 대표를 만나기까지는 생각보다 어려웠다.
[트랜드] ‘수원삼성블루윙즈’와 ‘빅버드’로 나들이 떠나요~♬
흔히 축구 경기를 '90분짜리 드라마'라고 표현합니다. 상대의 골대에 골을 넣기까지 박진감 넘치는 승부는 물론, 투혼을 불사르는 스포츠십까지 전율을 느끼기에 축구만한 스포츠가 없죠. 수원은 특히 '축구 수도' 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많은 관중들과 팬들이 찾는 경기장 중 하나인데요. 수원을 연고지로 한 수원삼성블루윙즈와 '빅버드'로 통용되는 수원월드컵경기장, 관람 포인트를 제일기
Looks Good AD - 전파광고
2007년, 2008년 명화를 활용한 독특한 화면의 광고 캠페인을 통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부각시켰던 LG가 올해에는‘사랑하다’를 테마로 한 새로운 광고캠페인‘러브하트’를 최근 선보였다. 이번에 공개된 광고는 연필, 폴라로이드, 사진 등으로 소재를 달리한 총 3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광고로 읽는 심리학] 광고음악이 소비자를 움직인다
때론 친근한 리듬으로 소비자의 귀를 중독시키고, 때론 진한 감성으로 소비자의 의심과 불안을 무장해제하는 광고음악. 사람의 심리를 자유자재로 변화시키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음악은 언제나 광고의 든든한 구원 투수다.
새로운 1:1 마케팅 도구 모바일 위젯
작년부터 웬만한 IT전문 블로그에서 빠짐없이 등장하는 기사가 바로 위젯, 그리고 위젯의 모바일판이 ‘모바일위젯’이다. 그만큼 이 작고 새로운 어플리케이션의 등장은 업계전방에 다양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올해 2009년은 모바일에서도 본격적으로 위젯을 마케팅 도구로 상용하는 성공사례가 나타날 것이다.
[Interview1] 광고회사에서 햄버거를 판다고? 오래와새·폴트버거
도산공원 근처에 ‘폴트(FAULT)버거’라는 핫한 햄버거집이 생겼는데 광고회사에서 하는 거래! 소문을 듣고 궁금해졌다. 광고회사가 왜 햄버거 가게를 냈을까? 오래와새 윤성호 대표를 만나기까지는 생각보다 어려웠다.
[트랜드] ‘수원삼성블루윙즈’와 ‘빅버드’로 나들이 떠나요~♬
흔히 축구 경기를 '90분짜리 드라마'라고 표현합니다. 상대의 골대에 골을 넣기까지 박진감 넘치는 승부는 물론, 투혼을 불사르는 스포츠십까지 전율을 느끼기에 축구만한 스포츠가 없죠. 수원은 특히 '축구 수도' 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많은 관중들과 팬들이 찾는 경기장 중 하나인데요. 수원을 연고지로 한 수원삼성블루윙즈와 '빅버드'로 통용되는 수원월드컵경기장, 관람 포인트를 제일기
Looks Good AD - 전파광고
2007년, 2008년 명화를 활용한 독특한 화면의 광고 캠페인을 통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부각시켰던 LG가 올해에는‘사랑하다’를 테마로 한 새로운 광고캠페인‘러브하트’를 최근 선보였다. 이번에 공개된 광고는 연필, 폴라로이드, 사진 등으로 소재를 달리한 총 3편으로 구성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