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라는 이름의 원더우먼
Cheil Worldwide, 2009년 06월, 401호 기사입력 2009.07.06 10:51 조회 6235
김태훈ㅣ팝칼럼니스트, DJ Yesterdaybefore@hanmail.net

어린 시절, 어머니는 내게 수치의 대상이었다. 외출을 위해 즐겨타던 만원버스라는 공간은 어머니라는 신성불가침의 한 여성을 단숨에 부끄러움의 대상으로 전락시키는 이상한 공간이었다. 용맹한 암사자처럼, 육상선수의 그것처럼, 빈자리를 찾아내고, 날렵하게 몸을 던져 소유권을 주장하던 그 당당함은 관찰자의 역할을 자처한 나에겐 품위 없음과 동의어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떠들썩한 시장의 매대앞에서도 예외 따윈 없었다. 100원, 200원의 이득을 위한 길고 지루한 논쟁이 있었고, 옷가게에서 끊임없이 옷을 갈아입히며 어린 아들을 볼모로 세워 협상을 승리로 이끌던 어머니의 모습이란 그리 자랑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그 모든 곳에 우아한 어머니의 자태 따윈 없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아마 그런 나의 어머니를 아줌마라는 젠더로 불리시켜 조소 섞인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을 것이다.

청소년기의 어느 날, 일본 소설<오싱>을 읽으며 눈물을 흘리던 기억이 있다. 한 여자의 기구한 일생에 대한 연민도 있었지만, 고된 삶 속에서 결코 타협하지 않는 불굴의 생명력에 감동을 받았던 것이다. 문학의 날카로운 입김에 여린 감수성이 세례를 받아가던 젊은 날, TV의 한 책 소개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텍스트로 등장한 <오싱>에 대한 이야기가 꽤나 지루하게 전개된던 프로그램의 말미,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친다는 교수는 이런 말로 마무리를 지었다. "사실<오싱>이라는 이 소설이 그렇게나 높게 평가될 수 있는 작품인지 잘 모르겠다. 6.25를 겪으며 남편을 잃고, 아이들을 키운 우리 어머니들은 모두 오싱이기 때문이다."

한동안, 꽤 오래 그 교수의 이야기를 되새겨 보았던 것 같다. 책 속에 활자화된 한 아줌마의 이야기는 그토록 감동적이었는데, 왜 일상에서 늘 부딪히고 겪게 되는 어머니의 모습에 그토록 경멸의 논추리를 보냈었는지. 반성과 자각의 시간이 찾아온 것이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내조의 여왕'은 한 여성이 어떻게 아줌마로 변신(!)해 가는지를 보여주는 생물학적 혹은 일류학적 관찰기이다. 광고 속에서 여신의 이미지로 각인되었던 김남주는 자신의 생물학적 나이의 한계를 인식하고 그 돌파구를 아줌마라는 영영에서 찾아냈다. 그리고 그 도전은 성공적인 듯 보여진다.

드라마의 축약본 하이라이트 같은 에쓰-오일 광고가 TV에 등장했으니 말이다. 깔끔하게 다듬어진 영상과 엄선된 에피소드들로 구성된 이 광고 속에서 아줌마란 젠더는 원더우먼의 아우라를 선보인다. 전업 주부가 분명한 하나의 직업이며, 그 안엔 희생과 부지런함, 타협하지 않는 용기와 가족을 지키려는 숭고한 가치까지 담겨 있음을 경쾌한 편집을 통해 알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다. 내 어머니가 아줌마라는 세상의 경멸 섞인 편견의 호칭으로 불리던 시기를. 그리곤 이제 숙연해진다. 비록 TV광고처럼 멋진 유니폼과 강렬한 조명은 없었지만, 익명의 고독함 속에서도 결코 지치지 않고 굳건히 아줌마의 아우라를 지켜왔음을. 시청률이란 관심과 박수라는 갈채가 없었음에도 아줌마의 역할을 포기하지 않았음에 무한한 경외심마저 갖게 되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아줌마들에게 이제 내 어머니에 대한 존경과 같은 무게의 인사를 보내고 싶다. 강한 것은 여자가 아닌 아줌마라는 찬사를 듬뿍 담아.
어머니 ·  엄마 ·  마더 ·  아줌마 ·  내조의여왕 ·  김남주 ·  여자 ·  오싱 ·  원더우먼 ·   · 
이 기사에 대한 의견 ( 총 0개 )
트위터를 통해 본 모바일 마케팅의 미래
최근 해외에서는 트위터(Twitter)류의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SNS)의 성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국내 모바일 웹 2.0 환경 구축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 지는 원인이기도 합니다.트위터가 도대체 무엇이길래? 위키피디아는 2008년, 혜성처럼 등장한 트위터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집에서 향기로 즐긴다! 코로나 시대의 홈 프레그런스 시장 강세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몸도 마음도 지치셨을 겁니다. 그래서 최근, 많은 분들이 코로나 블루를 극복하고 집에서 힐링을 즐기고자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중에서도 스트레스를 완화시켜주는 ‘향기 테라피’로 심신의 안정을 찾는 분들의 증가가 특히 두드러집니다.
[Insight] 2020년에 일어난 미디어 이용 변화, 그리고 2021년 뉴노멀 시대, 미디어 이용 전망
2020년은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전 세계적 위기 속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변화의 연속이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움직임은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쳤고, 우리의 생활방식을 순식간에 바꿔 놓았다.
신재생에너지 36.5℃ 아이디어·포스터 공모전
신재생에너지 36.5℃ 아이디어·포스터 공모전     ● 응모 자격 - 아이디어 : 전국민 - 포스터 : 초ㆍ중ㆍ고등학생     ● 응모 주제          - 아이디어 : 신재생에너지
2023년 광고 시장 결산 및 2024년 전망
2023년 연초 광고 시장에 드리웠던 불안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지난 2021년 20.4%라는 큰 성장 이후 2022년 5.4% 재 성장하며 숨 고르기로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하던 광고 시장이었다. 하지만 발표된 다수의 전망들은 2023년 광고 시장의 축소를 내다보고 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따르면 2023년 광고비는 전년 대비 3.1%p 하락으로 전망됐고, 이중 방송 광고비는 17.7% 감소가 예상됐다.
[Special] 커뮤니케이터가 일하며 꼭 알아야 할 Bible Site
생각의 축을 쌓아 가속도를 붙여야 할 순간, 방전된 배터리처럼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 분, 마케팅 회사에 다닌다는 이유로 늘 트렌드에 앞서야 한다는 중압감을 갖고 계신 분, 쌓이는 일감 앞에 한 호흡 길게 쉬어가는 여유가 필요하신 분 우리가 ‘커뮤니케이터’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며 몰라서는 안 될 Bible Site를 각 영역별 전문가가 추천합니다.
2023년 광고 시장 결산 및 2024년 전망
2023년 연초 광고 시장에 드리웠던 불안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지난 2021년 20.4%라는 큰 성장 이후 2022년 5.4% 재 성장하며 숨 고르기로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하던 광고 시장이었다. 하지만 발표된 다수의 전망들은 2023년 광고 시장의 축소를 내다보고 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따르면 2023년 광고비는 전년 대비 3.1%p 하락으로 전망됐고, 이중 방송 광고비는 17.7% 감소가 예상됐다.
대홍기획 4월 새 소식
대홍기획이 제작한 롯데그룹의 에코 플래너 패키지(NON-FUNGIBLE 2024 Eco-Planner Package)가 2024 아스트리드 어워즈(Astrid Awards)의 기업 캘린더 분야 최고상인 금상을 수상했다. 아스트리드 어워즈는 미국의 기업 커뮤니케이션 전문 평가기관 머콤(MerComm Inc)에서 주관하는 시상식으로 글로벌 기업 및 브랜드 홍보물을 대상으로 하는 세계 3대 디자인 상으로 손꼽힌다.
AI로 생명을 얻는 사진들
대홍기획 AI 스튜디오는 국내 최초, 국내 유일의 Non-shooting film 제작 스튜디오입니다. AI를 어떻게 크리에이티브에 녹여낼지, 더 크리에이티브한 활용 방안은 없는지, AI가 끼칠 수 있는 선한 영향력은 없을지 고민하며 다양한 클라이언트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즐거운 축구!_ 백호일레븐
디깅에 진심인 사람들. 좋아하는 게 생기면 다양한 방식으로 씹고 뜯고 맛보는 게 요즘 트렌드입니다. 축구도 마찬가지죠. 찐 팬이라면 경기력을 분석해 결과를 예측하고 선수들의 활약을 점치는 재미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때 필요한 게 바로 <백호일레븐>! 색다른 참여형 프로그램을 만들어 흥행몰이에 나선 대홍기획 WEB 3.0 사업팀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Special] 커뮤니케이터가 일하며 꼭 알아야 할 Bible Site
생각의 축을 쌓아 가속도를 붙여야 할 순간, 방전된 배터리처럼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 분, 마케팅 회사에 다닌다는 이유로 늘 트렌드에 앞서야 한다는 중압감을 갖고 계신 분, 쌓이는 일감 앞에 한 호흡 길게 쉬어가는 여유가 필요하신 분 우리가 ‘커뮤니케이터’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며 몰라서는 안 될 Bible Site를 각 영역별 전문가가 추천합니다.
2023년 광고 시장 결산 및 2024년 전망
2023년 연초 광고 시장에 드리웠던 불안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지난 2021년 20.4%라는 큰 성장 이후 2022년 5.4% 재 성장하며 숨 고르기로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하던 광고 시장이었다. 하지만 발표된 다수의 전망들은 2023년 광고 시장의 축소를 내다보고 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따르면 2023년 광고비는 전년 대비 3.1%p 하락으로 전망됐고, 이중 방송 광고비는 17.7% 감소가 예상됐다.
대홍기획 4월 새 소식
대홍기획이 제작한 롯데그룹의 에코 플래너 패키지(NON-FUNGIBLE 2024 Eco-Planner Package)가 2024 아스트리드 어워즈(Astrid Awards)의 기업 캘린더 분야 최고상인 금상을 수상했다. 아스트리드 어워즈는 미국의 기업 커뮤니케이션 전문 평가기관 머콤(MerComm Inc)에서 주관하는 시상식으로 글로벌 기업 및 브랜드 홍보물을 대상으로 하는 세계 3대 디자인 상으로 손꼽힌다.
AI로 생명을 얻는 사진들
대홍기획 AI 스튜디오는 국내 최초, 국내 유일의 Non-shooting film 제작 스튜디오입니다. AI를 어떻게 크리에이티브에 녹여낼지, 더 크리에이티브한 활용 방안은 없는지, AI가 끼칠 수 있는 선한 영향력은 없을지 고민하며 다양한 클라이언트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즐거운 축구!_ 백호일레븐
디깅에 진심인 사람들. 좋아하는 게 생기면 다양한 방식으로 씹고 뜯고 맛보는 게 요즘 트렌드입니다. 축구도 마찬가지죠. 찐 팬이라면 경기력을 분석해 결과를 예측하고 선수들의 활약을 점치는 재미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때 필요한 게 바로 <백호일레븐>! 색다른 참여형 프로그램을 만들어 흥행몰이에 나선 대홍기획 WEB 3.0 사업팀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Special] 커뮤니케이터가 일하며 꼭 알아야 할 Bible Site
생각의 축을 쌓아 가속도를 붙여야 할 순간, 방전된 배터리처럼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 분, 마케팅 회사에 다닌다는 이유로 늘 트렌드에 앞서야 한다는 중압감을 갖고 계신 분, 쌓이는 일감 앞에 한 호흡 길게 쉬어가는 여유가 필요하신 분 우리가 ‘커뮤니케이터’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며 몰라서는 안 될 Bible Site를 각 영역별 전문가가 추천합니다.
2023년 광고 시장 결산 및 2024년 전망
2023년 연초 광고 시장에 드리웠던 불안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지난 2021년 20.4%라는 큰 성장 이후 2022년 5.4% 재 성장하며 숨 고르기로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하던 광고 시장이었다. 하지만 발표된 다수의 전망들은 2023년 광고 시장의 축소를 내다보고 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따르면 2023년 광고비는 전년 대비 3.1%p 하락으로 전망됐고, 이중 방송 광고비는 17.7% 감소가 예상됐다.
대홍기획 4월 새 소식
대홍기획이 제작한 롯데그룹의 에코 플래너 패키지(NON-FUNGIBLE 2024 Eco-Planner Package)가 2024 아스트리드 어워즈(Astrid Awards)의 기업 캘린더 분야 최고상인 금상을 수상했다. 아스트리드 어워즈는 미국의 기업 커뮤니케이션 전문 평가기관 머콤(MerComm Inc)에서 주관하는 시상식으로 글로벌 기업 및 브랜드 홍보물을 대상으로 하는 세계 3대 디자인 상으로 손꼽힌다.
AI로 생명을 얻는 사진들
대홍기획 AI 스튜디오는 국내 최초, 국내 유일의 Non-shooting film 제작 스튜디오입니다. AI를 어떻게 크리에이티브에 녹여낼지, 더 크리에이티브한 활용 방안은 없는지, AI가 끼칠 수 있는 선한 영향력은 없을지 고민하며 다양한 클라이언트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즐거운 축구!_ 백호일레븐
디깅에 진심인 사람들. 좋아하는 게 생기면 다양한 방식으로 씹고 뜯고 맛보는 게 요즘 트렌드입니다. 축구도 마찬가지죠. 찐 팬이라면 경기력을 분석해 결과를 예측하고 선수들의 활약을 점치는 재미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때 필요한 게 바로 <백호일레븐>! 색다른 참여형 프로그램을 만들어 흥행몰이에 나선 대홍기획 WEB 3.0 사업팀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