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승철 | 미국 통신원
디지털 사이니지는 첨단 기술로 인한 하드웨어의 혁명을 지나,
이제 크리에이티브를 통한 제2의 혁명을 맞이하고 있다
이제 크리에이티브를 통한 제2의 혁명을 맞이하고 있다

‘인게이지먼트(Engagement)’라는 용어는 최근 수년간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마케팅 전반에서 가장 인기있는 용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한국어로 서툴게 번역할 때 생기는 의미의 혼선을 고려해서 보통은 영어표현 그대로를 사용하고 있는데‘집중 또는 주의(Attention)’ ‘관여(Involvement)’ ‘몰입(Immersion)’ 등의 다양한 의미를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
미디어의 수가 대폭 늘어가고 소비자의 주의를 끌기 어려운 소위‘ 미디어 세분화(Media Fragmentation)’ 의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미디어 전략은 단지 목표를 향해 빨리 또 여러 번 광고를 던지는 것이 아니라 던져진 소재를 통해 소비자의 주의를 얼마나 오래, 더 강력하게 끌 수 있는가로 관심의 틀이 바뀌어간 것이다. 결국 해당 미디어에 몰입하도록‘무관심한 관중(Cold Audience)’을‘뜨거운 관중(Hot Audience)’으로 변화시키자는 것이다.

‘미디어 리슨시(Media Recency)’이론의 창시자이며 광고 미디어의 유명 인물인 어윈 에프론(Erwin Ephron : http://www.ephrononmedia.com/)은 아래와 같이 미디어 인게이지먼트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미디어는 주의를 기울인 소비자에게 도달될 때 효과가 있으며 미디어 효과 측정을 할 때 중요한 부분은 바로 광고 노출의 질과 소비자의 주의이다. 이와 같은 미디어 변수들의 조정을 통해 소비자의 반응을 유도하고 인게이지먼트를 높이는 것이다.”

해당 체험관에서는 미래로 가는 열차를 탑승하면 소형 카메라가 관람객들의 얼굴을 인식 후, 관람객의 얼굴이 삽입된 맞춤 애니메이션 동영상을 만들어 준다. 그리고 열차에서 내려 관람을 마칠 시점에 체험관 상단 초대형 디지털 사이니지를 통해 본인의 얼굴이 삽입된 애니메이션을 방영해 주는 특별한 미디어 체험을 제공하고 있다.

또 다른 에콥 센터의 사례로 에콥의 한 과학관에 위치하고 있는 게이밍을 활용한 인터랙티브 미디어가 있다. 해당 미디어는 스탠딩형 키오스크 타입으로 관람객(최대 2인)의 얼굴을 카메라로 스캔한 후 키오스크를 통해 제공되는 비디오 게임의 주인공 얼굴을 관람객의 얼굴로 합성·대체, 미디어(게임)에 대한 몰입의 정도를 배가시키고 있다.

미디어에 대한 인게이지먼트를 높이기 위해서는‘SOM(Share of Mind)’의 확보가 필수적이며 SOM은 광고 배치, 주제, 크리에이티브, 집중, 판단 양식 등의 구성 요소들이 필요하다는 주장(Steve Cox), 미디어 환경을 포함한 콘텍스트(Context)와 크리에이티브 메시지의 콘텐츠, 그리고 관심있는 소비자들을 묶어줌으로써 인게이지먼트가 생성된다는 주장(Shula Bigman) 등 인게이지먼트에 대한 정의와 방법론은 매우 다양하다(참조 : 프로그램 인게이지먼트가 관련 KOBACO 발간 자료).

ARF(Advertising Research Foundation)에서 2007년 제시한 이 모델은 미디어를 통해 얻어지는 순수 효과(예 : 우연히 지나가다가 도심의 디지털 사이니지를 지나간다고 볼 때 사이니지의 크기에 따라서 광고가 주는 효과 정도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가 미디어 효과에서 매우 기초적인 것이며 더 나아가 목표 청중에게 적합한(Relevant) 크리에이티브를 통해 광고 효과를 극대화해 종국에는 구매를 일으키게 되는 나선형의 진보 과정을 보여준다.

인게이지먼트의 중요성이 광고·미디어 업계에서 부각되고 있음을 위에서 살펴보았다. 디지털 사이니지는 최근 선보인 다양한 뉴미디어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미디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근래의 전 세계 미디어 환경을 살펴보면 경기 불황을 제외하고는 OOH미디어의 발전에 비교적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물론 광고량(참조 : OAAA 2009년 발표자료) 면에서 전반적인 상승이라는 시기적인 요인도 작용했겠지만 디지털 기술이 종래의 고전적인 OOH를 대체하고 있으며, 또 마케팅·광고·미디어 의사결정이 관습적인 행태의 전형에서 벗어나 좀 더 유연하고 목표 지향적인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여진다.
안타깝게도 현재까지 디지털 사이니지는 종래 OOH미디어와 유사하게 광고 소재에 대한 차별화보다는 최신예 하드웨어를 갖추고 좋은 지점(목표 타깃이 집적된 지역)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주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인게이지먼트는 다른 미디어에서와 동일하게 디지털 사이니지의 광고 효과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인게이지먼트를 높이기 위해 디지털 사이니지는 어떤 크리에이티브 전략을 구사해야 할까?
세계적인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전문 기업인‘OMD(http://www.omd.com/)사’는 광고와 관련한 인게이지먼트를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바로 광고·미디어·브랜드에 대한 인게이지먼트이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매일 24시간을 살아가면서 광고·미디어·브랜드에 대한 인게이지먼트 수준은 매 순간 변화하고 있고, 따라서 우리 삶의 맥락에서 가장 주요한 시점·상황·공간에 최적의 미디어 채널·브랜드·크리에이티브로 소비자의 잠겨진 마음의 빗장을 열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인게이지먼트의 핵심은 소비자와의 관련성 (Relevancy)과 관여도 (Involvement)이다 (Wang, 2006). 소비자를 끄는 소비자와 강하게 연관된 높은 인게이지먼트의 콘텐츠는 더 오래 기억에 남고(Higher Recall), 더 긍정적인 브랜드 태도 (Positive Brand Attitude)를 형성한다고 알려져 있다. 소비자와의 관련성을 높인다는 것은 쉽게 이야기해서 생활자인 타깃 소비자의 삶의 부분들과 연관고리를 제대로 연결시켜 광고를 만든다는 것이다.
예컨데 어린이라면 게임과 같은 놀이에 관한 욕구가 클 것이며 이런 놀이 욕구를 충족시키는 콘텐츠가 필수적일 것이다. 또한 독서를 즐기는 주부에게는 관련도서에 대한 정보를 필요한 순간에 전달하는 등 소비자를 중심에 두고 크리에이티브를 구사하는 것이 전략의 핵심이다.
2) 미디어와 주변 환경과의 연관성을 높여라
다른 미디어와 비교할 때 OOH광고, 디지털 사이니지의 가장 큰 특성은 소비자의 집을 떠난 제2의, 제3의 공간 중 일정 부분을 점유하는 미디어라는 점이다. 따라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열린 마음이 될 수 있는‘기회(Spot or Timing)’ 를 포착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체류하는 공간과 시간에 대한 입체적이고 면밀한 연구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관련 사례들(예 1, 예 2)을 통해 디지털 사이니지와 주변 환경과의 연관성에 대한 중요성을 알아보자.
3) 미디어와 브랜드와의 연결을 강화하라
위에서 소비자 그리고 미디어가 설치된 주변 환경과의 연관성에 대해 알아보았다. 언급한 두 가지 측면만큼‘미디어’라는 하드웨어 역시 인게이지먼트 형성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3D기술, 촉감기술 등 우리의 감각기관을 강렬하게 자극하는 새로운 방법론들이 탄생함에 따라 미디어 자체가 담당하는 역할은 더욱 중요시되고 있다. 관련 사례(예 3)를 통해 브랜드에 적합한‘미디어’선정이 어떻게 광고되는 브랜드(상품·서비스)의 커뮤니케이션에 기여하는지를 살펴보자.

디지털 사이니지의 성장은 OOH미디어를 노출과 사세 과시의 미디어에서 전략적 미디어로, ‘존재에 의미를 두는 미디어’에서‘돈을 버는 인터랙티브 미디어’로 리포지셔닝하는 데 큰 공헌을 했다. 디지털 사이니지는 하드웨어의 경쟁이라는 1차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것으로 보인다.
물론 3D기술, 증강현실 등 또 다른 기술적 진보가 1차전의 성공을 더 빛내줄 것으로 기대되지만 이제 크리에이티브 전략을 통한 소프트웨어의 경쟁이라는 2차전에 승리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할 단계라고 보여진다.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서 디지털 사이니지가 뉴미디어 시장에서 선두의 위치를 차지할 수 있기를, 그래서 광고산업, 미디어 산업 전체를 성장시킬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