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내믹 브랜드 만들기 스포츠 마케팅
대홍커뮤니케이션즈, 2009년 05-06월, 202호 기사입력 2009.05.26 10:37 조회 7889
WRITTEN BY 최숙희(브랜드마케팅연구소 선임연구원)

 

유례없는 전 세계적인 금융 위기로 광고 업계 역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실제로 불황기에 광고주가 쉽게 범할 수 있는 판단 착오는 소비자도 지출을 줄이는데, 광고비의 투자는 낭비이고 사치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이러한 사고의 배경에는 경쟁사도 광고비를 대폭 삭감할 테니, 우리 또한 줄여도 괜찮다는 식의 사고가 전제되어 있다.

과거 경제 침체기에 오히려 적극적인 광고 투자 활동을 통해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시장의 리더로 성장한 사례를 우리는 많이 경험해왔다. 광고의 지원이 약해지면 브랜드에 대한 로열티가 감소하고 ‘습관적인 구매’가 증가한다. ‘습관적 구매’를 하는 소비자는 경쟁사의 공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장기적인매출 감소와 M/S 축소를 초래한다. 실질적으로 신규 브랜드는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비용 지출이 큰 탓에 매출이 일어나더라도 수익이 크지 않을 때가 많다.

브랜드 로열티가 높은 소비자는 구매 빈도가 높고, 상향 구매를 하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보다 1인당 매출 증대 효과가 크고, 기업 운영 비용 절감에도 도움이 된다. 그리고 구전(WOM)을 통한 신규 고객 유입을 유도할 뿐만 아니라 가격에도 덜 민감해 브랜드 로열티를 확보하는 일은 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그렇다면 브랜드의 로열티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 소비자의 마음을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

소비자에게서 해답을 찾자

미국 경제 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존경 받던 CEO와 굴지의 기업들이 수십 년간 쌓아온 소비자의 신뢰를 잃으면서 이들 브랜드에 대한 거부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현상은 보호무역주의라는 국가적 경제 논리와 맞물리면서 소비자는 브랜드가 지역 경제를 압박하고, 지역의 다양성과 문화를 해칠 수 있다고 의심하기 시작했다. 의심이 많아진 소비자는 그들 주변의 마케팅이 전달하는 의미를 그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다.

브랜드라는 옷 안에는 소비자의 심리 행동이라는 몸체가 있다. 결국 소비자가 브랜드의 운명을 좌우하는 것이다. 즉, 소비주의는 마케터가 아니라 소비자가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똑똑해진 소비자의 요구(Needs)에 부합된 조화로운 브랜드, 소비자의 생활에 의미와 질서를 제공하는 데 기여하는 브랜드의 성장을 돕는 일이야말로 향후 미래의 브랜드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다.

미래 브랜드로 계속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

자유 시간의 40%를 TV 보는 것에 소비하는 현대인은 최고의 미디어 포화 상태에 살고 있다. 그렇다면 기업 이미지를 향상시키고, 소비자가 느끼는 브랜드 피로(Fatigue)를 감소할 수 있는 마케팅은 무엇일까?

유능한 마케터는 다양한 소재의 광고로 소비자를 끌어들여 대화를 유도한다. 소비자 마음의 사다리 꼭대기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마음을 움직이는 감동의 스토리가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브랜드를 끊임없이 변화하고 움직이게 하는 주도적 아이디어(Driving Idea)인 셈이다.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동 커뮤니케이션 전략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미국 소비자의 38%는 코카콜라가 올림픽 후원 기업이기 때문에 코카콜라를 구매한다고 한다. 기업들은 스포츠와의 연계를 통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고, 기업 이미지 제고 기회로 삼고 싶어 한다. 결국, 스포츠 마케팅은 소비자의 스위트 스폿(Sweet Spot) 경험을 극대화해 기업의 긍정적 이미지 구축에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대안이 될 수 있다.

스포츠 마케팅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스포츠 제품이나 서비스를 마케팅하는 ‘스포츠의 마케팅’과, 스포츠 촉진을 통해 다른 소비재 혹은 산업재 제품이나 서비스를 마케팅하는 ‘스포츠를 통한 마케팅’이 그것이다. 후자의 경우 미국·일본 등에서는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스포츠 마케팅을 ‘스포츠 스폰서십’이라고 한다. 지금부터 언급하는 스포츠 마케팅은 후자인 ‘스포츠 스폰서십 마케팅’에 해당한다는 점을 미리 밝혀둔다.

" 브랜드와 타깃의 적합성, 경쟁사 대비 우월점, 투자 수준 대비 효율성, 조직위원회의 명성의 정도, 오락과 엔터테인먼트적 요소 등을 고려해 스포츠 마케팅 대상을 결정해야 한다. 다양한 소비자 접점을 공략하는 스포츠 마케팅은 다이내믹한 브랜드로 계속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스포츠 마케팅의 6가지 효과

첫째, 스포츠 이벤트와 타이틀, 선수 또는 경기장 시설물 등의 이용으로 인한 독특한 광고 노출 효과가 있다. 둘째, 기업의 로고나 브랜드의 노출이 강제적이지 않고 자연스럽다. 또 스포츠의 인기도 덕에 소비자의 광고 수용성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셋째, 매스미디어를 이용한 매스 시장과 스포츠 이벤트의 특성에 의한 특정 표적시장이나 세분시장을 목표로 하여 광고를 효과적으로 집행할 수 있다.

넷째, 기업의 공익 추구적인 면과 사회적 기여도를 강조함으로써 기업 이미지를 향상시킬 수 있다. 다섯째, 광고의 제한이 따르는 주류와 담배 등 특정 상품의 커뮤니케이션 대안으로 활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효과는 스포츠 경기 자체의 역동성, 선수의 상품성, 이를 이용한 미디어 특유의 스타 만들기 등이 어우러져 소비자가 브랜드에 대한 감정적 유대감 형성에 매우 쉽다는 점이다.

최근 스포츠 스타를 이용한 광고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많아지는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다. 불황기일수록 스포츠 마케팅이 빛을 발하는 이유는 아마 소비자가 어려운 역경을 이겨낸 스포츠 스타를 통해 긍정의 메시지를 보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피겨 여왕 김연아를 광고 모델로 내세우는 기업들이 늘고 있으며, 또 제품 이름에 ‘김연아’를 붙일 수 있도록 라이선스를 맺은 기업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그러나 스포츠 마케팅이 반드시 기업 이미지에 긍정의 영향만 미치는 것은 아니다. 기업의 스폰서십이 기업 이미지에 득을 주기보다는 오히려 손해를 끼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효과적인 스포츠 마케팅을 위해서는 브랜드와 타깃의 적합성, 경쟁사 대비 우월점, 투자 수준 대비 효율성, 조직위원회의 명성의 정도, 오락과 엔터테인먼트적 요소 등을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때와 장소에 맞는 미디어 개발 노출을 위해 통합적 스포츠 마케팅(Integrated Sports Marketing)을 수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2006년 독일월드컵의 상징물로 알려진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5 경기장의 알리안츠 스포츠 마케팅은 모범적 사례라 할 수 있다.


2006년 독일월드컵의 개막 경기장으로 알려진 알리안츠 아레나 경기장의 총공사비는 3억 400만 유로(약 4,200억 원)다. 공사비는 뮌헨을 연고로 하는 2개의 분데스리가 프로 팀인 ‘FC바이에른 뮌헨’과 ‘TSV 1860뮌헨’이 절반을 부담하고, 나머지 절반은 독일의 글로벌 보험 회사인 알리안츠가 후원했다. 알리안츠는 스폰서십을 통해 15년간 경기장의 이름 사용권을 획득했고, 이에 따라 경기장 이름이 알리안츠 아레나로 불리게 됐다.

이 경기장이 생긴 이후 기차 여행이 일반화된 독일에서 유독, 뮌헨으로 가는 비행기 창가 자리가 늘 만석인 기현상이 일어 났다. 그 이유는 바로 지상에 잠시 안착한 듯한 UFO처럼 보이는 알리안츠 아레나 경기장을 보기 위해서다. 알리안츠 아레나 경기장에서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나 시설물 컨텐츠는 알리안츠 아레나 브랜드로 제공된다. 스포츠 분야뿐만 아니라 다양한 금융·여행·쇼핑 서비스에서 브랜드를 노출한 덕분에 알리안츠는 다양한 사업 분야에까지 브랜드 확장성을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게 됐다.

독일인이 이 월드컵 경기장을 얼마나 아끼는지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경기장에는 경기가 없는 날에도 대낮부터 사람들이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서 있고, 가이드가 딸린 경기장 투어를 하려면 8유로를 내고 1시간 정도 기다리는 건 기본이다. 알리안츠 아레나 경기장이 뮌헨의 관광 명소로 떠오르면서 독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알리안츠에 대한 대중적 이미지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또 알리안츠는 그룹의 핵심 산업인 보험 회사의 안전이라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지키기 위해 알리안츠 아레나 경기장을 둘러싼 각종 보안과 하루 2,000~3,000명의 관광객 안전 사고에 크게 신경 쓰면서 관리한다. 문화 공간으로 거듭난 알리안츠 아레나 경기장의 스포츠 마케팅이 성공할 수밖에 없는핵심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향후 스포츠 마케팅 트렌드 5가지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동 커뮤니케이션 전략으로써 스포츠 마케팅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향후 스포츠 마케팅의 트렌드는 다음 5가지로 축약할 수 있다.

첫째, 팬 정체성(Fan identification)
브랜드 구축 단계에서 소비자의 애착도를 높이고자 할 때 전략적으로 이용할 여지가 많다. 특히 애착도 형성에 강한 국민적 이슈나 경기가 있는 스포츠군일수록, 스포츠에 더 애착을 지닌 타깃 중심의 서비스나 상품일수록 스포츠 마케팅을 더 많이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공감 마케팅(Affinity marketing)
특정 준거 집단을 중심으로 사회적 동의와 아이덴티티와의 결속을 강화하는 기업일수록 유리하다. 고객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수집·분석해 그들의 욕구를 충족해주어 소비자가 자사 상품에 지속적인 애호도를 갖도록 하는 것이다.

셋째, 애프터 마케팅(After marketing)
서비스나 제품 구매 이후 소비자를 위한 애프터 마케팅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구매 전 시점부터 지속적으로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유지해 선택한 제품에 대한 확신과 만족감을 높이기 위한 적극적이고 포괄적인 개념이다. 즉 스포츠를 매개로 기업과 소비자 간에 새로운 심리적 관계를 구축하고, 평생 고객으로 삼기 위함이다.

넷째, 접대 마케팅(Hospitality marketing)
타깃 시장별로 소비자의 만족도를 최대한 높이기 위한 VIP 마케팅의 일종이다. 스포츠와 연계된 최고의 접대 상품 포트폴리오를 통해 전 세계 기업과 기타 법인이나 개인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VIP 마케팅 전개 방식으로도 확장될 전망이다.

다섯째, 매복 마케팅(Ambush marketing)
마치 공식 스폰서인 것처럼 속이기 위해 개별 선수나 팀의 스폰서가 되는 마케팅 방법이 더욱 성행할 전망이다. 예를 들어 규정상 올림픽 마크나 올림픽 단어, 국가 대표 선수단 등과 같은 용어는 IOC(International Olympic Committee : 국제올림픽위원회)나 KOC(Korea Olympic Committee : 대한올림픽위원회) 등과 공식 후원 계약을 맺은 업체만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광고 카피 안에 ‘올림픽’ ‘국가 대표 선수단’ 등을 의미하는 용어 사용을 비롯해 올림픽이나 대표 선수단을 위한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기법이 활용된다.

우리나라는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스포츠 마케팅에 대한 관심이 본격화됐으나, 아쉽게도 높아진 사회적 관심에 비해 스포츠 마케팅 여건이 취약한 실정이다. 성과 위주의 후원 방식, 소수 인기 팀이나 스타에 후원을 편중하고, 스타의 단순 노출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다양한 소비자 접점을 공략하는 스포츠 마케팅을 다이내믹한 브랜드로 계속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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