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크리에이티브로 선정되어 정말 기쁘고, 좋은 상을 주셔서 깊이 감사드립니다. 세스코의 카테고리가 워낙 특이하고 아직 특별한 경쟁사도 없는 터라, 3년째 세스코 광고를 만들면서도 일반 소비자들이나 광고인들의 ‘비 관심 영역’이라는 생각에 때론 광고를 만들고 나서도 ‘외롭다’는 느낌까지 들었었지요. 그런데 이번에 이렇게 베스트 크리에이티브로 선정될 만큼 관심을 받으니 지난 3년간의 외로움이 한꺼번에 보상받는 기분이네요 ㅎㅎㅎ

베스트 크리에이티브로 선정해주신 소재의 정식 명칭은 ‘지효성 개미 약제편’ 인데, 정말 놀라운 실체임에도 불구하고 그 fact를 그대로 이야기했다면 굉장히 지루한 광고가 되었을 겁니다. 여러 편의 멀티 소재를 기획하면서, TBWA 제작팀은 <반드시 흥미로운 ‘이야기’에서 출발해 놀라운 fact를 만나도록 광고를 전개 한다 >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개미의 세계에도 여왕개미를 지키는 기미상궁이 먹이를 먼저 테스트해보는 것과 같은 흥미로운 ‘이야기’가 숨어있다는 것, 그런데 그 습성을 다 알고 이용할 만큼 치밀하고 무서운 세스코라는 존재가 있다는 것이 제대로 전달되면 완벽한 설득이 가능할거라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놀라운 세스코의 fact를 찾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 속의 흥미롭고 과학적인 ‘이야기'를 찾아내는 데에 가장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이처럼 fact 뿐 아니라 흥미로운 ‘이야기’ 까지 찾아내려다 보니, 광고를 만드는데 가장 큰 기여를 한 건 TBWA보다도, 세스코 직원 분들이었습니다. TBWA는 이미 세스코에 대해 2년간 공부를 해서 많은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번 캠페인을 준비하며 완전히 초심으로 돌아가 세스코의 SC(서비스 컨설턴트)분들 뿐 아니라 연구원들, 콜센터 직원 분들, 내부 임직원 교육담당팀까지 모두 다시 만나 개별적으로 인터뷰를 했습니다. 섹션마다 두 시간이 훌쩍 넘는 마라톤 인터뷰 동안, 저희가 꼬치꼬치 자잘한 것까지 여쭤보는데도 엄청난 열정으로 30년이 넘는 세스코의 역사를 생생하게 전달해주신 세스코 임직원 여러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깊은 감사드립니다.
인터뷰 내용을 요약 정리하는데 만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고, 10포인트 워드파일로 정리해보니 7장이 나오더군요. 광고에 나온 것보다 훨씬 재미있는 이야기들도 많았지만, 심의나 세스코 고객들의 이미지 보호 차원에서… ㅎㅎ 담지 못한 이야기들도 있어 아쉬웠습니다. TBWA와 세스코는 이번에 소개한 세 가지 소재(바퀴별 맞춤처방, 지효성 개미약제, 멤버스마크의 진실) 외에도 50여 개의 이야기를 이미 발굴해두었습니다. 그 이야기들은 <세스코 브랜드 북 _ 해충없이 사는 법>이란 책을 만들어 담기로 했습니다. 저희 광고 소재들뿐 아니라 앞으로 세스코 광고 소재들도 대부분 그 책에 담겨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번 CF를 촬영 제작한 617의 샤인감독님도 어려운 촬영을 많이 진행해보신 베테랑인데, 이번 세스코 CF를 연출하며 타임스케줄을 마지막까지 결정짓지 못하는 미숙한(!) 모습을 보이고 말았습니다. 이유는 다름 아닌 ‘개미의 연기’ 때문인데요. 모델이나 소품이 등장하는 장면들은 얼마든지 시간계획 하에 진행할 수 있지만, 기미상궁 개미와 여왕개미가 만나는 장면, 여왕개미가 먹이를 먹는 장면 등은 개미의 연기가 언제, 어떻게 발휘될지 가늠할 수가 없어 감독님뿐 아니라 모든 스텝들이 불안감을 가지고 촬영 준비를 했습니다. 해외 다큐멘터리 컷을 그대로 편집해 사용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이번 CF에 딱 맞는 퀄리티의 컷을 확보하고자 하는 의지를 포기하기 어려웠습니다.
결국, ‘개미 연기’ 촬영 부분은 밤으로 미뤄두고 그 전에 모든 컷들을 다 찍은 후 개미 모델들이 출연, 연기가 나올 때까지 찍어보기로 하고 진행했습니다. 설탕물로 유인하고, 바닥으로 떨어지면 다시 올려 기어가게 하고… 엄청난 인내심과의 사투를 벌인 끝에, 개미 촬영은 새벽 5시경 종료되어 이튿날 촬영에 굉장한 지장을 주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세상 어디서도 보지 못했던 개미 컷을 확보할 수 있었기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

해충이 징그럽다고 생각하면 세스코 크리에이터가 아니죠! 개미나 바퀴 정도는 전혀 징그럽지 않습니다. (작년 촬영장에서 만났던 쥐는 조금 징그러웠지만… ㅎㅎㅎ) 사실 작년까지 2년간 해충 문제를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국민들에게 해충의 무서움을 실질적으로 알려드린다는 취지의 광고 캠페인을 만들었는데, 해충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해충의 위험한 습성까지 말하다 보니 일반인들의 광고에 대한 반응이 아주 묘했습니다. 전략적으로는 잘 표현된 광고라고 인정받기도 했지만, 감정적으로는 ‘비호감’ 상태였다고 할까요. 저와 친한 사람들 까지도 “언제까지 그 무서운 광고 할 꺼야?” 하고 물으니 괜히 미안한 마음도 들었고, 세스코 클라이언트 분들도 비슷한 부담을 가지고 있었지요.
하지만 어쩌면 바로 그 이유로, 올해의 ‘해충없이 사는 법’ 캠페인이 탄생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 제작회의 때부터 ‘덜 자극적인 방법으로, 하지만 무서움은 확실히 느껴지도록’ 이라는 가이드라인을 맘에 품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이번 세스코 광고는 해충이 덜 나오는 데도 훨씬 무섭게 느껴진다’는 반응을 들을 때면, 오히려 의도가 전달된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

징그러운 이야기니까 짧게 답하겠습니다. ㅎㅎ 2013년에 바퀴를 함부로 때려잡거나 약을 뿌리면 죽는 순간 알집을 분리시켜, 더 많은 개체로 돌아온다는 내용의 광고를 만들고 나서(알집이 바닥 틈으로 떨어져, 바퀴들이 부화되어 나오는 장면이 아주 압권이었지요), ‘내년엔, 바퀴 배를 한 번 갈라봐야 하나?’하는 농담을 제작팀과 해본 적이 있습니다. 다행히(^^)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고, 점잖은 캠페인이 탄생되어 이렇게 기쁜 상도 받았네요.

경합 프리젠테이션 현장에서 때로 경쟁할 수도 있겠지만 광고회사의 경쟁자는 다른 광고회사가 아니라 관습과 편견이라고 늘 생각합니다. 광고인 분들은 적이 아니라 소중한 동료이지요. ^^ 7월에 좋은 광고들이 많이 나왔던 것 같은데 세스코 광고에 관심 가져 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TBWA는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문제를 정확히 규정하거나 재해석하여 최선의 해결책(Solution)을 찾는 일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 회사입니다. 이번 세스코 ‘해충없이 사는 법’ 캠페인도 세스코에 대한 보조인지도가 98%에 달하는 현상을 TBWA만의 시각으로 의심해 봤기에 탄생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중 저희 팀은 e편한세상 <진심이 짓는다> 캠페인 때도 그랬지만, 표면적 지식으로 브랜드를 이해하기 보다는 클라이언트 실무진들의 실질적 생각, 살아있는 현장 경험이나 노하우를 깊게 듣고 공감하고 나서, 그 안에서 의미 있는 것들을 발견해내는 작업을 지향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심층 인터뷰나 현장에 가보는 체험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광고는 항상 ‘잘 말해진 진실’ 이어야 한다고 믿으니까요.



‘지효성 개미 약제’ 소재는 단순히 흥미 유발이나 제품에 대한 PR식 광고가 아닌 ‘세스코의 38년간의 노하우와 연구실적’이라는 객관적 데이터에 근거한 사실적 내용을 소비자에게 새로운 사실로 전달하고자 했으며, 그 전달 방법으로 다큐멘터리 형식을 활용 했습니다. 이러한 내용은 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와 닿지 않아 자칫 지루해 질 수 있기에, 편집 호흡감 표현을 중점적으로 신경 써 광고의 재미요소를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 했습니다. 추가적으로, 세스코의 치밀함을 나타내기 위한 장치(예를 들면, 정면 입 클로즈업 컷)에 신경을 많이 기울였습니다. 온에어 직전까지 수정사항이 계속 발생하여, 광고회사 분들이 많이 힘드셨을 겁니다. 하지만, 이러한 결과를 통하여 안정적이고 완성도 높은 CF가 완성되어 이 글을 작성할 수 있는 영광을 얻게 된 것 같습니다.

이번 세스코 광고는 기존과 달리 ‘세스코=해충방제’라는 정보 제공을 넘어 세스코가 가진 기술력과 노하우, 인적 인프라, 보이는 해충에서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박테리아까지 확장된 사업 등의 ‘알려지지 않은 실체’를 알리는 첫 단추의 의미를 가집니다. 그 실체를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게 전달하기 위해 저희와 함께 고민을 해 주신 TBWA기획파트 팀원 분들과, 차별화된 메시지와 비주얼로 크리에이티브를 책임져 주신 CD님, 감독님 이하 전 스텝분들께 감사 인사드립니다. 살아 있는 생명체, 개미를 촬영하기는 매우 까다롭고 어려운 작업이라CG에 크게 의존하실 거라 생각하였지만, 모든 컷을 장시간 동안 실제 촬영해주셔서 하나의 좋은 작품이 탄생하였습니다. 촬영을 위해 밤샘 작업을 해주신 모든 스텝분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이번 선정이 더욱 뜻 깊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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