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티브란 것이 정해진 답이 없다는 점에서 늘 힘들고 험난한 과정이지요. 그런 점에서 크리에이티브 만을 보고 평가하는 큰 상을 받게 돼서 적어도 정답 하나는 맞추고 가는 것이라는 생각에 기쁩니다. 안개 자욱한 크리에이티브의 길에서 좋은 베이스캠프, 좋은 나침반이 되어줄 것 같습니다.

제품과의 연관성(Relevance)입니다. 화제성이 있는 모델, 웃음을 자아내는 아이디어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제품의 광고로서 기능하려면 연관성(Relevance)은 반드시 확보돼야 합니다. 역설적으로, 그래야 더 웃기기도 하고, 소비자의 반응도 뜨거워집니다.

남자라면 ‘류승룡’ 편, 왕뚜껑 ‘단언컨대’ 편을 같은 팀원들과 함께 했지요. 이런 성공경험이 있다 보니, 비락식혜 아이디어를 낼 때도 훨씬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과감한 발상이 가능했고, ‘우리 아이디어’에 대한 팀 자체의 믿음이 생겼습니다. 이런 팀 문화와 CD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코마코의 문화, 좋은 아이디어를 믿고 사주는 광고주 팔도가 있어 행복한 과정이었습니다.

김보성씨는 처음 인사를 할 때도, 마무리 하고 떠날 때도 촬영장이나 녹음실 스태프 전원에게 90도 인사를 하고 일일이 악수를 했습니다. 광고 제작 현장에서 누구도 눈 여겨 보지 않는 젊은 친구들까지요. 모델의 그런 자세는 광고를 만드는 내내 훈훈함을 자아냈고, 이 점이 참 좋았습니다.

예정보다 2주 정도 늦춰서 온-에어 하게 됐습니다. 세월호 때문이지요. 모두가 슬픈 마당에 웃음을 유발하는 광고를 내놓기가 미안했거든요. 그런데 이게 또 광고효과에 도움이 되더군요. 그 2주 동안, 김보성 씨가 보여 준 의리 있는 모습에 호감이 형성됐고, 비락식혜 광고가 폭발력을 가지는데 일조한 면이 있었으니까요.

동일한 모델로 수십 편의 광고가 만들어지고, 또한 비슷한 표현방식의 광고 수십 편이 동시에 온-에어되곤 합니다. 비슷한 것이 있다고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는 말이지요. 다만 광고 목적과 제품과의 연관성(Relevance)을 극대화 시키면서 그 모델, 그 형식의 광고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락식혜 광고는 그 점에서 자신 있었습니다.

‘비락식혜’같은 광고를 요구하시는 타 광고주와 이에 고민하는 크리에이터에게 조언 한 마디 주신다면? 일단 광고주들이 비락식혜 같은 과감한 시도도 가능하다, 효과가 있다는 시각을 갖게 된 것이 가장 긍정적인 면이라 봅니다. 다만 브랜드의 성격에 따라, 광고 목적에 따라 크리에이티브는 180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 비슷한 효과를 내는 광고를 욕심내기 보다는 열린 마음으로 크리에이터들을 믿어주면서 길게 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인기와 매출이라는 토끼는 이 땅에 광고가 시작된 때부터 우리 눈 바로 앞에서 달려가는 놈들 아닙니까?

크리에이티브를 만드는 고충을 아는 분들이시니 평가를 하는 눈 또한 따스했으리라 봅니다. ‘크리에이티브만 본다’는 건 그런 의미기도 하겠지요. 선정에 다시 감사 드리고, 이 상이 더욱 커져서 광고인들의 진정한 축제요 꿈이 되기를 바랍니다.

저희는 크리에이티브 아이디어 발상(Develop)을 너무 일찍 시작하지 않습니다. 건방지게 보일 수도 있지만, 시안의 완성도나 카피라이팅은 마지막 날 하루면 충분할 수도 있습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자신만의 생각을 먼저 정리하고, 그걸 잣대로 서둘러 시안을 결정하고 크리에이티브 아이디어 발상(Develop)에 치중하다 보면 다양성이 떨어지지요. ‘아이디어’나 ‘솔루션’이 요즘 강조되고 있는데… 그건 광고물 자체의 완성도에서 오는 것은 아닙니다. 꿰뚫는 핵심 아이디어를 찾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가능한 한 결정을 늦추면서 저인망 식으로 다양한 방향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아 보는 편입니다.



광고는 짧은 시간에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즉각적으로 웃음을 유발할 수 있는 요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희 광고를 보고 ‘쓸고퀄(쓸데없이 고퀄리티)’이라고들 하는데 유머를 차용하지만 크리에이티브에 있어 완성도에 신경을 많이 씁니다. 우스꽝스럽거나 유치하게 보여지는 것을 경계하고 진지하고 멋있기 위해 최선을 다하죠. 그런데 저희가 진지해질수록 반응은 더 커지더라구요. 코미디 장르에 빗대어 말하자면 진지한 주제를 통해 웃음을 유발하는 블랙코미디와 비슷한 셈입니다.

비락식혜를 20대에게 어필해야하는 어려운 과제를 멋지게 해결해 주었습니다.
매번 데드라인 직전까지 크리에이티브를 쥐어짜게 만듦에도 불구하고 시작할 때의 열정, 애착 그대로 끝끝내 작품을 만들어내고야 마는 ‘의리’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광고주와 크리에이터가 윈윈할 수 있도록 동분서주했던 AE들에게도 수고하셨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남자라면 때도, 이번 비락식혜 때도 모두의 관자놀이를 짜릿하게 하는 크리에이티브는 막판에 나오는 거 같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쭈욱 마지막 순간까지 있는 힘껏 쥐어짤 예정이니 잘 부탁드립니다.

- 인터뷰 : 광고정보센터(ADIC) -
지금 당장 필요한건?
멘소래담
2014.05.22
산토끼의 반대말은?
렉서스
2014.05.23
홍삼 백년의 미스..
한국인삼공사
2014.05.22
이 강렬함을 메탈..
팬텍
2014.05.20
우리는 언제 어른..
어린이재단
2014.05.26
왜 나를 싫어하지?
오프로드
2014.05.13
땀이 눈물이 되는..
새정치민주연합당
2014.05.27
2년전 훌쩍 떠난..
SK텔레콤
2014.05.23
2002년 월드컵..
현대자동차
2014.05.22
무더위의 백 허그
위닉스
2014.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