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한 소비 파워를 자랑하는 3040 여심 사로잡기
대홍 커뮤니케이션즈, 2009년 07-08월, 203호 기사입력 2009.07.24 10:17 조회 26463
written by 이연수(『싱글 마케팅』 저자)

미국의 미래학자 페이스 팝콘은 21세기 트렌드 중 하나로 ‘이브(Eve)’와 ‘진화(Evolution)’의 합성어인 ‘이브올루션(Eveolution)’을 언급한 적이 있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구매자 및 구매 의사 영향자(Influencer)로서 여성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국내 소비 시장에서도 파워가 세지는 3040 여성 소비자에 대해 알아본다.

미국의 여성 소비자가 한 해 쓰는 돈은 무려 3조 7천억 달러에 이르며, 가계 지출의 80%를 여성이 주관한다. 또한 미국 ABC 방송사에 따르면 신규 자동차를 구입할 때 여성이 결정권을 행사한 경우가 무려 80%에 이른다고 한다. 기존에 남성을 중심으로 구매를 결정하던 상품에서조차 여성의 영향력이 크게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일본에서도 장기 불황 속에 소비 수요가 침체된 가운데 여성 의류 산업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는가 하면, ‘거품 1세대’로 불리는 40대 여성 소비자의 특별한 소비 성향이 주목 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여성 소비자의 파워가 급성장하고 있다. 대형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여성 의류가 수년간 매출 1위를 유지한 컴퓨터를 제치고, 새롭게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이 같은 추세는 여성 이용자의 비중이 높은 인터넷뿐만 아니라 금융·이동통신 분야에서도 보편화되고 있다.

자동차 같은 남성 중심의 상품에서도 여성 소비자를 고려한 마케팅이 치열하다. 자동차 회사들은 오렌지·그린·블루 등 밝고 경쾌한 색상의 자동차를 선보이는가 하면, 여성을 배려한 옵션으로 여성 구매자를 유혹한다.

볼보(Volvo)는 새로 선보인 차량에 하이힐을 신은 여성을 위해 특별 페달이나 자녀를 살피며 운전할 수 있는 좌석 조정 장치를 장착했다. 이는 제품 기획 단계에서 여성 소비자로 구성된 심층 면접단을 운영하고 이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 결과다.

이처럼 최근 여성 소비자의 소비 능력이 증대하면서 이들의 욕구를 만족하는 제품을 출시하고, 여성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이 늘고 있는 추세다. 그 배경을 좀더 깊이 살펴보고,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는 마케팅 포인트를 알아본다.

진정한 트렌드세터로 떠오른 3040 여성

연령대별로 여성 소비자를 다양하게 구분할 수 있지만 최근 소비 주체로 주목 받는 세대는 단연 3040 여성이다. 20대 학업을 마치고 사회에 진출하면서 경제력을 확보하고, 결혼 후에 혹은 결혼을 미루면서 일에 몰입하는 여성이 늘기 때문이다. 아직 선진국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 참여율은 50%에 이른다.

반면 전업 주부가 된 여성도 과거와 달리 새로운 라이프스타일과 소비 성향을 나타내고 있다.

불황 속에서도 3040 여성 소비자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소비 성향을 보인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그 이유는 여성의 주요 소비 품목이 화장품, 의류, 식품 등 생활 필수품이기 때문이다. 이는 불황기 주류에 편중되는 등 남성 소비자의 소비가 급감할 수밖에 없는 점과 대비된다. 경기 침체기에도 여성의 명품 소비는 꾸준히 지속된다는 점에서 여성 소비의 안정성을 확인할 수 있다.

경제력과 사회 경험이 풍부하고, 기업의 마케팅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가 높은 3040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한 광고회사의 연구 결과에 다르면 다양한 연령대의 소비자 집단 가운데 ‘주부’가 가장 까다로운 소비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부는 품질·가격·디자인, 나아가 사후 서비스까지 어느 것 하나 그냥 지나치는 법 없이 꼼꼼히 따져보고 구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점 때문에 3040 여성 소비자는 마케팅 측면에서 오히려 득이 될 수 있다. 여성의 요구 조건과 기대 수준을 세심하게 파악하면 개선점과 신제품 아이디어를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다. 까다로운 3040 여성에게 인정을 받으면 일단 시장에서 절반은 성공한 셈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3040 여성은 동반 소비 효과를 톡톡히 발휘한다. 엄마 마케팅(Mom Marketing)의 선구자인 마리아 베일리는 “엄마의 소비 성향이 가족 구성원의 소비 습관을 형성하고 구매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더불어 싱글이든 기혼 여성이든 ‘입소문(World of Mouth)’ 효과도 중요하다. 특히 인터넷 마케팅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입소문이 제품의 성패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해졌다.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창출하는 소비 집단은 단연 여성이다. 여성은 유행에 민감할 뿐만 아니라 유행을 만들고 선도하는 데 본능적으로 앞서 나간다. 구매력 측면에서 앞설 뿐 아니라쇼핑 경험이 풍부한 3040 여성이야말로 진정한 트렌드세터(Trend Setter)라고 할 수 있다. 과거 몇 년간 프리미엄 소비, 매스티지와 웰빙 트렌드를 이끈 주역이 3040 여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3040 여성을 공략하기 위한 마케팅 성공 포인트는 무엇일까?

첫째, 철저한 고객 세분화(Customer Segmentation)가 핵심이다

같은 나이라도 여성은 결혼을 기점으로 소비 패턴에서 크게 차이가 난다. 3040 여성은 크게 세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결혼을 미루고 자아 실현과 직장 생활에 몰입하는 싱글이다. 자신을 위해 소비할 수 있는 구매력도 가장 크고, 쇼핑을 즐길 수 있는 시간도 여유로운 편이다. 이들은 자신만을 위한 소비 성향이 강하되 일률적인 트렌드를 좇기보다는 개성과 취향을 중시한다.

또한 싱글은 감성적으로도 풍부하고 예민하다. 몇 년 전 일본 독신 여성 사이에서는 말하는 애완용 로봇 인형이 유행했다. 그 제품이 싱글의 외로움이라는 감성 포인트를 정확히 짚어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육아와 일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좇는 워킹맘이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편이나 일터와 가정 두 곳에서 멀티플레이어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들은 항상 시간에 쫓긴다. 그렇다 보니 효율적으로 쇼핑하기 위해 남들에게 이미 효과와 품질을 검증 받은 브랜드를 선호한다.
 
아이와 관련된 상품 구매가 쇼핑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자신을 위한 구매도 적극적인 편이다. 미국의 워킹맘 사이에서는 아이와 놀아주는 퍼비(Furby) 인형이 인기다. 일하느라 아이와 놀아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워킹맘의 심리와 처한 상황을 정확히 이해한 제품을 개발하면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세 번째, 자녀 양육을 위해 전업 주부가 된 경우다. 직장도 괜찮고 교육 수준도 높은데 아이를 위해 과감하게 전업 주부를 택한 여성은 시간적 여유가 많을 것 같지만, 아이가 일정 연령이 되기 전까지는 그렇지도 않다. 전업 주부끼리의 네트워크와 입소문 효과의 영향력이 매우 막강하다. 인터넷을 통한 커뮤니티나 블로그 활동에 적극적인 주부 블로거를 와이프로거(Wifelogger)라고 한다.

이처럼 세 그룹의 여성은 나이라는 공통점을 제외하면 확연히 다른 쇼핑 패턴과 라이프스타일을 보인다. 각 그룹의 특징을 철저하게 파악하고, 이에 맞는 세분화된 마케팅 전략을 세워야 한다.

둘째, 여성 그룹별 세분화 전략을 구사하라

세 그룹의 특징에 따라 브랜드 전략,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략, 판촉 전략이 모두 달라질 수 있다. 핵심 포인트를 짚어보면 다음과 같다.

싱글 누구보다 유행에 민감하다. 스페인의 의류 브랜드 자라(ZARA)는 이 점을 포착해 크게 성공했다. 자라는 초스피드 생산과 물류 시스템을 구축해 유행에 민감한 여성 고객을 겨냥해 일주일마다 새로운 옷을 전 세계 매장에서 출시한다. 스페인 본사에는 축구장 크기의 90배에 달하는 물류 센터가 있다.

자동화 물류 시스템을 갖춘 이곳에서는 상품을 각 나라의 점포별로 구분해 전 세계에 출고한다. 브랜드 자라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저렴한 품질’을 지향하면서도 여성들이 부담 없이 새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시스템 혁신을 이뤘다.

워킹맘 구매력은 풍부하나 시간적 제약이 많다. 육아와 일을 병행하느라 상대적으로 쇼핑이나 제품에 대한 정보가 취약하다. 따라서 워킹맘의 라이프스타일과 관심사, 자녀의 연령 등을 치밀하게 분석한 후 적극적인 고객관계유지활동(CRM)을 기반으로 한 퍼미션 마케팅(Permission Marketing)을 펼치는 것이 효과가 있다.
 
퍼미션 마케팅이란 고객과의 유대 관계를 충분히 형성한 후 자사 마케팅 활동에 관심을 보이고 반응하는 소비자에게 일종의 보상을 해주는 마케팅 전략을 말한다. 매장을 자주 방문할 수 없는 워킹맘에게 카탈로그나 이메일을 보내는 활동으로 브랜드 노출도를 높일 수 있다.

전업 주부 네트워크와 입소문에 강한 지배를 받는 이들은 인터넷 커뮤니케이션이 효과적이다. 통계청이 집계한 국내 전업 주부 수는 총 540만 명인데, 이 가운데 약 60%가 인터넷을 이용한다고 한다. 인터넷진흥원조사에 따르면 30대의 11%, 40대의 8%가 친교를 목적으로 인터넷을 활발히 사용한다고 한다. 그만큼 시간과 공간, 자원의 제약을 받는 전업 주부에게 인터넷은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임에 틀림없다.

요즘 기업은 전업 주부를 대상으로 한 체험단을 운영하거나 기획 단계부터 주부의 제안을 수렴하는 프로슈머 마케팅을 적극 도입해 효과를 거두고 있다.

셋째, 여성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주목하라

앞서 살펴본 3040 여성 그룹은 고정적이지 않고 유동적이다. 따라서 어느 고객이 어느 그룹에 속했는지 분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에 그치지 않고 이들이 다른 그룹으로 전이하지 않는지를 끊임없이 탐색해야 한다.비단 결혼을 하지 않아도 나이가 들고 여건이 변함에 따라 미혼 여성도 다른 그룹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

예컨대, 자녀의 나이가 어려 워킹맘의 소비 특징을 지닌 여성이 자녀가 성장하고 직장에서 크게 성공함에 따라 쇼핑 행태는 싱글의 특징을 보일 수 있다. 그렇다면 3040 여성을 분류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고객 그룹은 시시각각 변하는 것이 아니라, 한 그룹에 머무르는 시간이 어느 정도 일정하므로 그룹 사이의 전이를 충분히 추정하고 가늠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룹마다 확연히 다른 특징을 보인다는 점이다. 따라서 각 그룹 내 특징 변화와 더불어 그룹 간 이동을 꾸준히 점검하는 활동이 필요하다.

3040 여성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싶은가? 그렇다면 같은 시대를 사는 같은 나이의 소비자지만 결혼 여부와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소비 성향과 특징이 다른 그룹으로 나누어진다는 점을 기억하고, 어떻게 하면 각 그룹의 특징에 맞는 차별화된 전략을 구사할 수 있을지 아이디어를 모아야 한다. 3040 여성 고객 마케팅의 해답은 바로 3040 여성의 삶 속에 있다.

3040여성소비자 ·  소비자분석 ·  소비시장 ·  이브올루션 ·  트렌드세터 ·  엄마마케팅 ·  입소문 ·  고객세분화 ·  위킹맘 ·  주부블로거 ·  와이프로거 ·  컨슈머인사이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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