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x senses] BURNOUT SYNDROME 나를 태우는 불길, 번아웃 증후군
대홍 커뮤니케이션즈 기사입력 2016.01.18 12:00 조회 3748

“너무 무기력하고 지쳐요. 아침에 눈을 떠서 출근하는 일이 너무 힘들어요.” 30대 중반의 회사원 A씨는 이렇게 호소를 하면서 한의원으로 내원하였습니다. 그의 가장 큰 고뇌는 아무리 쉬어도 피로가 회복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시간이 갈수록 업무 부담감이 나날이 늘어난다는 것이었습니다. 최근에 이처럼 피로와 무기력감을 크게 호소하는 회사원들이 늘고 있습니다. 불황이다 보니 회사는 더욱 바쁘게 돌아가야 하고, 회사 내에서도 경쟁이 심하다 보니 동료들과 성과 비교를 당하기 일쑤이고, 잦은 야근과 회식으로 몸 상태가 축나다 보니 어느새 엔진을 돌릴 연료가 바닥이 나는 것이죠. 이는 비단 한국 사회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합니다.

이런 상태를 최근에 번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e)이라는 용어를 사용해서 표현하고 있습니다. 번아웃 증후군은 미국의 정신분석학자 프뤼덴버그가 자신의 간호사가 어떠한 휴식에도 불구하고 심신의 피로가 회복되지 않는 것을 보고 기술한 표현입니다. ‘번아웃(burn-out)은 비행기의 연료가 다 된 것을 이야기하는데, 이처럼 생체 에너지가 고갈되어 심신이 몹시 피로한 상태를 말합니다. 직장 생활의 격무에 시달린 직장인들이 연료가 다 된 것처럼 지쳐서 아무 생각과 행동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죠.
 
번아웃 증후군이라고 부르는 상태에 이르기 전에 크게 두 가지 차원에서 증상이 미리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를 경고 단계라고 부릅니다. 첫 번째는 스스로 느끼는 주관적 신호의 차원입니다. 의욕이 떨어지고, 예민해져서 짜증이나며,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든 증상 등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다소 외적인 신호로, 주변 사람들이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말을하는 모양새나 표현, 행동 등이 바뀌는 것을 주변 사람들이 눈치 채고 이야기를해주는 상태입니다. 두 가지 차원에서 변화가 드러나지만 지나치게 바쁘게 생활을 하다 보니 무심코 넘어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급기야 정신적-육체적인 에너지 고갈 상태를 맞이하게 되는 것입니다.

번아웃 증후군과 가장 유사하게 느껴지는 질환은 우울증입니다. 피로감, 우울감등의 증상이 상당히 비슷하게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상당수의 학자들은번아웃 증후군 역시 우울증의 하위 증상을 표현한다고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임상적인 증거들에서 번아웃 증후군과 우울증은 상당히 다릅니다. 일단, 우울증은 구체적인 스트레스원이 없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명확한 이유 없이 우울한 기분이 계속 드는 것이죠. 반면 번아웃 증후군은 지속적이고 만성적인 뚜렷한 스트레스 환경에 의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두 번째로 정서적인 부분에서도 차이가나는데, 우울증은 자책과 슬픔, 죄책감 등의 정서가 주를 이루는 반면, 번아웃 증후군에서는 타인에 대한 분노, 짜증 등이 주를 이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번아웃 증후군은 말 그대로 에너지가 고갈된 상태이므로, 좀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휴식이 필요합니다. 번아웃 증후군은 과로와 스트레스로 부신(adrenal gland)의 피로가 상당히 축적된 상태이므로 그것을 회복하기 위해 안정적인 영양소의 공급이 중요합니다. 음식을 골고루, 특히 비타민 B군과 비타민 C를 집중적으로 섭취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면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었다면 수면의 질과 양을 늘리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대부분 수면 시간 자체가 부족하고,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생활습관을 하고 있기에 그것에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이는것이 필요합니다.



운동에 대해서도 묻는 분들이 많으신데, 원칙적으로 번아웃증후군은 연료가 고갈된 상태이기 때문에 격렬한 운동을 금해야 합니다. 정신력이 약해서 그래, 라고 생각하면서 크로스핏,클라이밍 등 격렬한 운동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없는 에너지를 더욱 고갈시켜 번아웃 증후군을 악화시키는 주된 요인이 됩니다. 하루 운동하고 나면 에너지 고갈이 심해서 며칠 동안 몸살과 무기력함에 시달려서 다시 운동 못 나간 경험 있으시죠? 그런 경우가 번아웃 증후군 경고 단계이거나 1단계로 접어든 상태이므로 가벼운 운동으로 대체하는 것이 좋습니다.

번아웃 증후군의 한의학적 치료도 상당히 도움이 됩니다. 한의학에서는 번아웃 증후군과 관련된 상태를 기허열울(氣虛熱鬱)이라고 부르는데 기가 허해지고, 열이 막혀서 여러 가지 증상들이 나타나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이를 보완하는 한약 치료 및 침 치료가 굉장히 큰 도움이 됩니다. 대개 번아웃 증후군 1단계 정도의 환자는 1~2개월, 2단계의 심한 환자는 3~4개월정도의 치료가 되는데, 통계적으로 치료 효과가 아주 높은 편에 속합니다.


앞서 소개한 회사원 A씨의 경우도 자는 시간을 늘리고, 가벼운 산책을 위주로 운동을 하고, 신진대사를 상승시키고 피로를 개선하는 한약 복용과 1주 1회 정도의 침 치료를 병행하여 한 달 남짓의 치료로 심각한 무기력과 불안으로부터 벗어났습니다. 만약 이 글을 통해 스스로 번아웃 증후군이라고 생각되신다면, 단순 휴식보다는 적절한 치료와 더불어 능동적인 휴식을 취하는 것이 회복하는 지름길이 될 수 있습니다.

번아웃 증후군은 크게 2단계에 걸쳐서 진행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1단계는 임상적인 징후들이 나타나는 단계이고, 2단계는 정신적인 안정도가 무너지는 단계입니다

STEP1
나타나는 양상은 주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1  불안과 관련된 뚜렷한 신체증상
2  정신적인 충격이 계속해서 반복됨
3  자다가 계속 악몽을 꾸고 일어남
4  만성 피로, 대인기피, 전반적인 심신 상태 악화 및 성욕의 감퇴
5  기억력이 떨어지고, 집중력과 논리력이 저하됨
6  자신감이 떨어지고 자기비하가 심해짐
7  면역력이 떨어져서 감염성 질환이나 소화기 질환이 반복적으로 발생

STEP2
정신적인 안정도가 무너져서 나타나는 증상은 다음과 같은 것이 있습니다.
1  심신 붕괴
2  갑작스러운 정신 착란 양상
3  편집증
4  중증 우울증

1단계도 이미 경고 단계를 넘어선 치료를 요하는 단계이지만, 2단계로 진행되면 사실상 단순한 휴식만으로는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이며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해집니다. 한의원에 내원을 하는 환자들 가운데는 2단계 수준의 번아웃 증후군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정신력이 나약해서 그런 것이라고 믿고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단언하건대 1단계부터도 단순히 정신력으로 극복될 단계는 아니므로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고, 2단계는 적극적인 치료가 아니면 회복이 되지 않습니다. 이 점을 글을 읽고 계시는 독자 분들께서 명심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나도 번아웃 증후군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신다면 다음의 테스트를 통해 스스로 진단을 해볼 수 있습니다. 아래 다섯 가지 문항 가운데 3가지 이상에 체크를 하면 번아웃 증후군의 경고 단계이거나 이미 1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CHECK LIST
ㅁ아침에 눈 뜰 때 자신의 삶이 의미 없다는 생각이 든다.
ㅁ기억력이 예전 같지 않고 자주 깜박한다.
ㅁ전에는 그냥 넘기던 일들에 대해 짜증이 나고 화가 잘 참아지지 않는다.
ㅁ어디론가 멀리 훨쩍 떠나고 싶다.
ㅁ이전엔 즐거웠던 일이 무미건조하고 삶의 행복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글 _ 주성완 원장
다나을한의원(강남구논현동 소재), 2015년 헬스조선 베스트 클리닉
<한방신경정신질환>부문수상, 저서 <임상 한의사를 위한기본 한약 처방 강의> 등

 
무기력 ·  피로 ·  회복 ·  번아웃 ·  분노 ·  수면 ·  휴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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