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Theme] 집행 1년, 가상광고 시장의 현황과 전망
대홍 커뮤니케이션즈 기사입력 2011.06.07 01:51 조회 10251








2010년 1월 가상광고가 허용되고 3월 말 첫 집행이 이루어진 이래 1년이 지났다.광고 산업의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시작된 가상광고는 현재 얼마나 정착이 되었을까. 현 시점에서 중간 점검을 해보고 가상광고 도입 2년 차를 준비해본다.


 
글 l 이희복(상지대학교 언론광고학부 교수)



지난해 가상광고의 허용을 포함한 방송법과 방송법시행령 제59조 2의 개정에 따라 가상광고와 간접광고 시행이 허용되었다. 가상광고는 스포츠 경기 중계방송에 한해 방송 시간 100분의 5 이내, 전체 화면 크기의 4분의 1을 초과하지않는 범위에서 국내에서 처음 시행되었다. 시청자의 광고회피(Skipping)를 감소시킬 수 있고 광고 시간이 아닌 프로그램 안으로 삽입된다는 점에서 광고계의 관심을 받으며 가상광고가 도입된 것이다.

방송법 제73조 제2항 제6호에서는 가상광고를 ‘방송 프로그램에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해 만든 가상의 이미지를 삽입하는 형태의 광고’라고 정의하고 있다. 가상광고는 ‘실제는 존재하지 않지만 TV로 볼 때는 실재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가상의 이미지를 이용해 광고하는 기법’으로, 스포츠 중계 시 야구장 펜스, 축구장 그라운드 등 경기장의 빈 공간을 이용, 기업 로고나 브랜드명을 삽입해 실제 현장에 있는 것처럼 보여주는 광고를 의미한다.


광고 시간이 아닌 프로그램 안에 삽입

가상광고의 도입은 방송의 디지털 전환과 컨텐츠의 경쟁력, 방송광고 산업의 활성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었다. 광고주를 비롯한 광고 업계의 준비 부족과 판매 패키지 및 관련 경기 단체와 협조가 부족했으나 향후 스포츠 프로그램 중심으로 다양한 장르로 확대되고 광고 기법과 패키지가 개발되면 가상광고 시장의 규모와 질적 성장이 가시화될 것이다. 2010년 3월 26일 SBS를 통해 방송된 ‘2010 세계피겨선수권’ 여자 쇼트 경기에서 5초로 구성된 삼성전자의 ‘하우젠’ 광고가 우리나라 최초로 방송된 가상광고다. 방송 프로그램에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해 만든 가상 이미지를 삽입하는 형태였는데 경기 오프닝, 김연아 선수 경기 전, 아사다 마오 선수 경기 전 등 총 5회 노출되었다.

다음 날인 3월 27일 ‘2010 세계피겨선수권’ 여자 프리 경기에서는 현대자동차 ‘쏘나타’의 가상광고가 총 5회 노출되었다. 첫 가상광고의 시청률은 쇼트 프로그램에서 노출된 삼성전자 하우젠이 21.6%, 다음 날 프리 프로그램에서 노출된 현대자동차 쏘나타가 22.7%(AGB 닐슨 기준)로 기존 광고 시청률에 비해 매우 높게 나타나 우수한 광고 시청률을 입증했다. 세계피겨선수권 중계 프로그램에서 첫선을 보인 가상광고는 2010 프로야구 개막전, 2010 월드컵 평가전, 마스터스 오픈 골프, 밸런타인 챔피언십 골프 등 다양한 스포츠 분야에서 실행되었다. 다만, 월드컵의 경우 FIFA와 사전 협의가 부족해서 경기장면 중이 아닌 중계 전 화면에 노출하는 제한된 시도였지만 새로운 광고를 국민에게 선보이는 기회가 되었다.

특히, 프로야구와 프로축구, 골프 등 케이블TV 스포츠 중계에서 가상광고를 많이 찾아볼 수 있는데, 시행 첫해 8개월간 삼성전자,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10여 개 광고주의 참여로 약 46억8,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방송사별로 살펴보면, KBS 4억2,000만원, MBC 5억8,000만원, SBS 36억8,000만원으로 SBS에 집중되어 있는데, 이는 SBS가 월드컵과 피겨, 골프, 프로야구 등 다양한 스포츠 중계에 적극적으로 가상광고를 활용한 결과다. 광고주별로는 증권사 및 은행 등의 금융권, 자동차, IT 업종이 주를 이루어, 대형 광고주들 중심으로 가상광고에 참여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스포츠 중계와 같은 빅 이벤트에 광고비를 지불할 능력이 있는 일정 규모 이상의 광고주들이 우선 집행하였기 때문이다.


정책과 제도 변화에 따른 활성화 기대

가상광고의 유형은 가상광고 판매 패키지를 참고할 수 있는데 크게 디스플레이(Display), 그라운드(Ground), 풀샷(Full Shot) 3가지로 구성된다. 디스플레이는 경기장 일부를 그대로 활용해 가상광고를 업링크하는 방법으로, 기존 전광판과 같이 경기장의 일부를 광고 화면으로 활용해 자연스럽게 노출하는 것이다. 그라운드의 경우는 운동장에 갑자기 광고가 등장하는 방식으로, 갑작스런 돌출로 주목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풀샷의 경우에는 연출된 광고가 전체 화면의 4분의 1 이내에서 최대한 큰 화면 안에 다양한 모션이나 텍스트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각각의 가상광고
는 판매 1군과 2군에 포함되며 주목도는 상승하고 적용률도 높게구성된다.

가상광고 도입 원년의 운행 현황은 당초 1차 연도에 300억~400억원에서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한 낙관적인 전망과는 차이가 있지만, 도입 1년이 채 안 된 8개월여의 집계 결과임을 감안할 때 그리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게다가 월드컵의 경우 FIFA와 계약, 그리고 각 스포츠 단체와 조율 등의 문제가 있었음을 고려한다면, 2차 연도부터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통상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면 초기에는 과감하게 광고매체비에 반영하여 편성하기 어렵고 연간 예산 중에서 탄력적으로 운용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광고주와 업계의 가상광고에 대한 관심과 이해, 그리고 운용에 대한 전략적인 마인드를 제고한다면 향후 가상광고의 판매 실적은 우상향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다. 현재 스포츠 중계에 한정되어 있고 다양한 매체기획과 판매 패키지가 구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광고 산업과 방송산업의 현실을 반영한 정책과 제도의변화에 따른 활성화도 기대해볼 수 있다.
 

2010 세계피겨선수권의 삼성전자 가상광고  / 2010 프로야구 경기의 KT Olleh 가상광고
우크라이나 축구 경기의 펩시 가상광고

 


스폰서의 이점을 가상광고로 노출한 롯데카드

가상광고는 1990년대 초반 이스라엘과 프랑스에서 관련 기술을 개발해 1995년 첫선을 보였다. 이후 미국에서 상업적 목적으로 가상광고를 도입했고,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중계에서 본격화되었다.

가상광고는 기술적으로 프로그램 제작 후 다운스트리밍 방식으로 간접광고가 가능하며 회피 방지, 운용의 융통성, 보정 등 작업의 편리성이 있다. 반면 주의 집중의 어려움과 제품의 장점을 알릴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사회적 측면에서는 법적 테두리 안에서 스포츠 산업을 활성화하며, 다양한 볼거리, 국내 광고 산업 육성의 장점이 있다. 그러나 시청자 주권 침해, 광고 감소 현상, 방송광고 독점, 매체 산업의 불균형 발전, 프로그램 질 저하, 광고주의 영향력 강화 등 단점도 제기된다.

가상광고의 크리에이티브는 기존과 달리 프로그램 안에서 자연스럽게 노출된다는 장점이 있다. KT는 보름달에 ‘올레(Olleh)’를 새기는 가상광고를 선보였다. 스포츠 중계 등에서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한 가상 이미지를 삽입해 관심을 높인 것이다. 추석을 앞둔 9월 21일 방송된 프로야구 중계 도중 화면에 비친 보름달에 ‘올레’를 새겨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KT가 국내 최초로 달에 올레 로고를 합성해 달을 광고매체로 활용한 것이다. 경기를 중계한 SBS스포츠 홈페이지 및 KT 홈페이지 등에는 시청자들의 질문이 많이 올라왔는데,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공간에 가상광고를 집행한 것이다.

2011년 프로야구 공식 후원사인 롯데카드는 중계방송 중에 가상광고를 집행할 수 있었다. 그라운드 광고로 운동장에 갑자기 배트가 돌출하여 공을 날리면 화면에 ‘차 살 때는 롯데카드 VEEX’라는 간단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러한 광고는 갑작스런 돌출로 주목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롯데카드의 가상광고는 스폰서로서 중계권자인 프로야구협회와 판매사인 한국방송광고공사 사이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스폰서의 이점을 취해 자연스럽게 가상광고를 노출할 수 있었다. 롯데카드 가상광고는 케이블TV에서 처음으로 집행되었고,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시즌 동안 케이블TV 위주로 계속 집행할 예정이다. 가상광고의 효과에 따라 향후 추가 집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한다.
 

영국 프리미어 리그의 삼성 에스원 가상광고 / 미국 MLB의 GMC 가상광고
우크라이나 아이스 쇼의 립톤 가상광고


가상광고 활성화를 위한 4가지 개선점

이제 막 걸음마를 뗀 가상광고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다음 4가지의 개선이 필요하다. 이는 방송 컨텐츠 경쟁력과 스포츠 산업 육성, 그리고 방송광고 산업의 윈윈을 위한 시급한 제언이다. 첫째, 가상광고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편성 시간을 확보해야한다. 가상광고 집행은 대부분 지상파에 집중되어 있다. 중계권 협상을 통한 스포츠 관련 협회와 협의해 가상광고 가능 공간을 확보하는 것도 방송사의 중요한 역할이다. 그에 따라 표현 가능한 방식과 형태 등의 정보를 구매자에게 충분한 시간을 두고 사전에 제공해야 한다.

둘째, 가상광고가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업계의 지속적인 관심과 다양한 크리에이티브 개발, 단계적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 향후 가상광고에 대한 정부와 학계, 실무 차원의 협의를 통해 과감히 규제 완화가 뒤따라야 한다. 현재 스포츠 중계에 국한해서 시행되고 각 스포츠 단체, 그리고 국제기구의 협조 여부에 따라 가상광고를 시행해야 하는 상황이라 여전히 제약이 많다.

셋째, 적정 단가를 통해 제작의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 가상광고는 단가가 일반광고보다 1.5배 이상 높으므로 비용 대비 효과를 검증해야 한다. 또한 5초 노출이라는 시간적 제한으로 짧은시간에 주목할 만한 크리에이티브를 기획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넷째, 가상광고의 도입에 따른 문제점인 사회적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 방송광고와 프로그램 내용의 혼동으로 인한 시청자 주권의 침해, 방송 프로그램의 질 저하, 정규 프로그램 스폰서 및 광고주들의 불만, 방송의 광고 독점현상 심화 및 매체 간 균형발전 저해, 광고 단가 상승 및 광고주의 영향력 확대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2011년 가상광고 도입 2차 연도에는 광고주의 참여와 광고회사의 다양한 크리에이티브 제안, 그리고 제도적으로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판매와 집행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운 유형의 광고로, 매력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가상광고가 컨텐츠 산업의 활성화는 물론, 방송광고 산업의 새로운 돌파구가 되도록 광고 산업 관련자들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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