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미디어 산업은 이미 방송통신 융합과 콘텐츠의 디지털화, 뉴미디어 성장 및 4대 매체 영향력 감소라는 추세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한국광고단체연합회는 국내 주요 광고회사 및 매체사의 매체전문가들과 함께 디지털 빅뱅이라 일컫는 이 같은 변화가 업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 논의하고 그 내용을 요약 정리하였다.
글 ㅣ 편집실
일정부분 단기적으로는 뉴 미디어의 등장 및 발전 속도에 따라 올드 미디어로의 영향력은 피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소비자의 매체 접촉행위와 라이프스타일에 맞추어 미디어의 진화현상이 생기고, 틈새시장으로의 변형 발전 및 적응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다.
기술의 발전, 개인성향의 변화, 정책의 변화 등은 필연적으로 뉴미디어의 등장과 발전에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뉴미디어의 등장은 얼핏 올드 미디어의 한정된 광고시장을 잠식할 수 있는 것으로 보여지기도 하지만 뉴미디어를 올드 미디어와 이분법적으로 구분해서 보는 것은 미디어의 발전과정에 바람직한 시각은 아니다. 올드 미디어 내에서도 새로운 미디어나 비히클은 등장하고 쇠퇴한다.
신문 시장에서 무가배포지(메트로, 포커스 등)가 창간, 확대 되었을 때 스포츠지가 상대적으로 영향을 받은 것과 마찬가지이다. 한때 케이블TV는 뉴미디어로 분류되기도 했다. 미디어의 변화는 소비자의 변화, 기술의 발전에 부합하는 당연한 결과물이며, 뉴미디어이든 기존 미디어든 이러한 변화의 추세를 읽지 못하면 당연히 도태될 수 있다. 최근의 뉴미디어는 IPTV, 디지털TV, 태블릿 등등이 있지만, 이러한 미디어들도 마케팅 기회를 잡느냐 마느냐에 따라 시장의 존폐 여부가 결정되어 질 것이다.
따라서 올드미디어와 대립되는 미디어로 구분되어지는 것은 아니다. 물론 전체 광고시장을 100%라고 봤을 때 광고비 share는 새로운 미디어의 등장으로 기존 미디어의 share는 일부 조정될 수 있다. 하지만, 이것 또한 무한 경쟁체제 하에서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는 경쟁 상황이기 때문에 새로운 미디어라고 더 좋은 기회를 갖는다거나, 기존 미디어라고 위협받는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또는 뉴미디어의 등장으로 올드 미디어는 변화의 자극이 될 수도 있고, 상호 보완, 융합의 과정을 거칠 수도 있다. 올드미디어의 입장에서는 위협의 존재라기보다는 마케팅의 변화가 필요한 대상으로 보는 것이 미디어 시장의 변화를 바라보는 더 바람직한 시각이 될 것이다.
텐츠 기반 사업의 다양성과 함께 광고 수익원 증대의 동기부여가 될 것임에는 모두들 이견이 없다. 하지만 블루 오션으로의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관리 없이는 기존 레드오션을 더욱더 치열하게 만드는 역할밖에 하지 못할 것이다.
종합편성채널의 영향은 종편 외에도 KBS 수신료 인상, 민영 미디어렙, 디지털방송의 시작 등과 맞물려 고려해야 하며, 역대 광고시장의 변화 중 가장 큰 변화의 시기가 될 것이다. 종합 편성채널 선정으로 소비자는 더 많은 선택의 기회가 주어지겠지만, 그렇다고 기업의 입장에서 그만큼 마케팅비용을 확대해서 예산을 수립하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1차적으로 공중파TV, 케이블TV, 위성방송 등 TV를 수신매체로 하는 매체들의 광고비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수신료 인상 시에는 인상 레벨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존 복수방송채널 사용사업자(MPP)들과 보도PP의 광고수익에 약간의 타격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차적으로는 상대적으로 영상광고시장이 어느 정도 확대될 것이기 때문에, 인쇄매체, 온라인 매체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표면적으로 보면 이와 같지만 좀 더 깊이 고민해 보면, 채널수가 많아지기 때문에 더 많은 양의 컨텐츠를 필요로 할 것이며, 시청자/소비자는 품질 좋은 컨텐츠를 따라 채널을 옮겨 다닐 것이다.
긍정적인 측면에서 보면 경쟁 속에 컨텐츠 질이 확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부정적인 측면에서 보면 컨텐츠 양이 많아지는 데 비해 제작편수의 한계로 컨텐츠 질이 떨어질 우려도 있다. 단기, 중기적으로 이러한 컨텐츠의 질 저하는 종합편성 채널뿐만 아니라 기존 채널들에 대해 시청률이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이러한 떨어지는 시청률을 올리기 위한 컨텐츠 수준 제고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종합편성채널에 대해 짧게는 2~3년, 길게는 5년 이상 당분간은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따라서 향후 종합편성채널과 광고계가 상생하기 위해서는 컨텐츠 하부구조를 위한 투자나 연구에 대한 공동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민영미디어렙의 도입으로 기존 광고공사의 독점하에서 이루어졌던 각종 제도가 경쟁체제하에서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고정단가는 경쟁체제하에서 단가상승을 가져올 것이고, 패키지도 다른 형태로 판매가 되며 광고회사와 매체사간 수수료율도 다양해질 것이다.
광고주나 대행사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과 기회가 넓어질 수도 있을 것이고, 중소 광고주의 경우 높아진 단가로 인해 주요 시간대나 공중파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도 있을 수 있다. 또한 미디어렙은 기존 공중파 판매에서 확대해 뉴미디어나 케이블영업까지 대행할 수도 있고, 이러한 매체들과 묶어서 판매할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미디어 플래닝 영역의 유연성은 이전보다 클 것이다.
광고주나 대행사는 획일적인 판매안을 받다가 다양한 판매안을 접할 것이고, 이러한 변화는 공중파, 케이블 더 나아가 다른 매체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다. 큰 대행사일수록 규모의 경제를 내세운 Volume package를 내세울 것이고, 작은 대행사 일수록 이러한 변화 속에서 광고주의 마케팅 기회를 찾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아울러 기존 광고거래 관행에 좀 더 혁신적이고 시장경제 지향적인 시스템이 생겨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이에 못지않게 적절한 선에서 과도한 광고 요금을 규제할 수 있는 제어장치 또한 필히 검토해야 될 사항이다.
가상광고와 간접광고는 구분해서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먼저 가상광고는 주로 스포츠를 통해 볼 수 있는데, 스포츠 특성상 경기 Main Sponsor, sub sponsor, 프로그램방영권자 등이 따로 있기 때문에 이들 스폰서와 경쟁업체는 아닌지, 프로그램과 부합하는지 등등이 고려되어 장기적인 계획 하에 기획되어야 집행이 가능할 것이다. GM대우의 경우 최근 SBS골프나 J골프에 알페온 가상광고를 집행하였다. 이 과정에서 보면 각 사별로 제작비나 제작 수준이 차이가 있는 경우가 있다.
GM대우는 두 채널 모두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었지만, 다른 가상광고를 보면 화면의 비주얼과 어울리지 않는 가상광고로 오히려 브랜드 이미지를 떨어뜨리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물론 스포츠 경기를 보는 시청자들에게도 자연스럽지 못한 화면으로 주목률을 분산시키는 부정적인 영향도 있었을 것이다.
가상광고에 대한 기술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스포츠 경기와 어울리고 그에 맞는 제작 비주얼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모든 과정을 컨트롤할 수 있는 보다 전문적인 대행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간접광고는 그간 암암리에 행해오던 PPL을 합법적으로 인정하는 점에서는 매우 긍정적이지만, 방송국-독립제작사-PPL대행사(또는 KOBACO)-대행사-광고주로 이어지는 업무 과정 속에 문제점이 있을 수 있다.
선결과제로는 매체사내 배분문제의 해결이 시급하다. 독립제작사의 경우 제작비 확대를 위해 여러 단계를 거치는 것을 반대할 수도 있고, 광고주 또한 비용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다. 또한 KOBACO에서 대행하는 경우는 브랜드를 노출할 수 있고, 기타 PPL대행사에서 대행하는 경우나 제작사에서 직거래 하는 경우는 브랜드를 노출할 수 없다는 것도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
이런 정책이나 제도는 개선 될 여지가 있다. 간접광고 또한 풍부한 경험과 보다 전문적인 대행사, 전문가가 필요하며, 기존 대행사나 독립제작사의 의견 또한 귀 기울여야 한다. 또한 광고주가 예측 가능한 심플한 광고패키지를 만들어 내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차후에는 단계적으로 가상/간접광고의 규제를 좀 더완화시킬 필요가 있다. 이로 인해 좀 더 창의적인 방법으로 광고시장의 파이를 증가시키는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브랜드에 따라 SNS가 메인 플랫폼이 될 가능성도 농후한 상황이지만 기본적으로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기존 광고위주의 수익모델에서 광고와 홍보를 결합한 형태의 새로운 수익구조를 창출해야한다. 그러기위해서는 SNS플랫폼의광고효과에 대한 검증이 필요한 것이 현실이다.
근의 광고계 동향을 보면 규모가 큰 대행사에서는 별도의 팀을 구성하는 경우도 있는데, 소셜미디어를 바탕으로 한 많은 마케팅활동을 보면 주로 일시적인 판매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 또한 스마트폰이나 온라인만을 매개체로 움직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브랜드캠페인의 IMC 차원에서 고려할 수 있는 미디어활동의 하나로 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오히려 일시적인 판매목적만을 위해 소셜미디어가 쓰여진다거나 특정매체(온라인, 스마트폰 등)만을 중심으로 활용한다면 장기적인 브랜드 파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