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픽투스에게 꼭 필요한 것
대홍 커뮤니케이션즈 기사입력 2020.04.28 12:00 조회 770
 

사진 출처 Storytelling: genealogia dell'Homo fictus, Francesca Campagna
 
인간은 왜 반전에 열광할까? 짜릿해서? 허를 찔려서? 모두 다 맞다. 그리고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호모픽투스(Homo Fictus, 이야기하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E.M 포스터의 『소설의 양상』에서 처음 등장한 이 용어는 인문학자 조너선 갓셜에 의해 인간의 생물학적, 사회학적, 심리학적 특성으로 확장됐다. 인간은 태생적으로 이야기 유전자를 가진 유인원이며 오랜 시간 동안 스토리텔링과 함께 진화해왔다. 그리고 그 시작에 반전이라는 키워드가 있다. 
 
약자가 강자를 이기거나, 의외의 사건이 발생하는 등 예상을 빗나가는 ‘반전’의 특성은 세상 모든 이야기의 기초적인 토대다. 오래된 고전소설부터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웹툰까지. 지금까지 당신이 본 모든 컨텐츠들을 떠올려보자. 무게의 차이는 있지만, 이야기마다 반전 코드 하나쯤은 존재할 것이다. 
 
 
반전은 그저 이야기를 더 매력적으로 만들기 위한 특수한 장치가 아니다. 말썽이나 반전 없이 그저 물 흐르듯 이어지기만 하는 내러티브는 인간에게 스토리로서 기능하지 않기 때문에, 인간이 사랑하고 인간이 살아가는 모든 서사 속엔 반드시 반전이 있다. 이쯤이면 온 인류가 공감하는 가장 보편적인 이데올로기는 ‘스포주의’일지도 모른다. 
 
광고는 오래도록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법을 고민해왔다. 때문에 ‘반전’이 크리에이티브의 수단으로 쓰이는 건 필연적인 일이다. 지금 소개할 광고들은 당신의 예상을 벗어나 모두의 허를 찌르는 반전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럼 지금부터 스토리 속에 반전이라는 단도를 숨기고 호모픽투스를 노리고 있는 광고를 만나보자.
 
Volkswagen : Don't drink and drive
 
사진 출처: www.adeevee.com (클릭하면 이동)
 
이 광고가 그저 우편함, 소화전, 쓰레기통으로 보인다면, 당신은 이미 취해있을지도 모른다. 도로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오브제들 속에 아이들 그림자를 숨겨둔 반전 비주얼. 이 광고를 보고 나면 작은 소년을 소화전으로 착각해 사고를 일으키기 직전인 만취한 운전자의 모습을 자연스레 상상하게 된다. 비주얼 사이 녹아있는 작은 반전과 그 속에 담긴 커다란 메시지는 참혹한 음주운전 사고 현장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보다 분명 더 효과적이다.
 
Unicef : There are children who play to be invisible
 
 
천진난만하게 장난감을 만드는 소년의 모습. 로봇을 만드는 걸까, 자동차를 만드는 걸까, 작은 집을 만드는 걸까. 동심으로 돌아가 소년의 행동을 흐뭇하게 지켜보는 도중, 쿵 하는 발소리와 함께 우리의 마음도 덜컥 내려앉는다. 소년의 요동치는 눈빛과 쿵쾅거리는 발소리. 소년이 만들고 있었던 건 장난감이 아니라 아버지의 폭력으로부터 숨기 위한 생존 도구였다. 나도 모르게 숨죽이게 되는 슬프고 아픈 반전. 가정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이 광고는 2012년 클리오 광고제 Flim 부문 은상을 수상했다. 
 
McDonald’s : The king of drive-thrus
 
 
Burger king : Who is the king
 
 
옥외광고에도 반전은 숨어있다. 친절하게 버거킹 매장의 위치를 알려주는 듯하지만, 알고 보면 통쾌하게 버거킹에게 한 방을 날리는 맥도날드 광고다. 프랑스에서 선보인 이 옥외광고는 맥도날드 드라이브스루 매장 수의 우위를 알려주기 위해 진행됐다. 복잡하게 258km나 가야 하는 버거킹 매장과 달리, 단 5km만 가면 맥도날드가 있다는 심플한 일침. 그러나 진짜 반전은 지금부터다.
 
버거킹은 맥도날드가 공들여 날린 펀치를 가뿐하게 피하고 반격을 시작했다. 버거킹은 이 옥외광고를 만난 자동차의 뒷이야기를 광고로 제작해 온라인에 업로드했다. 표지판을 보고 맥도날드에 들른 커플은 오직 커피만을 주문한 뒤 먼 여정을 떠난다. 그리고 마침내 도착한 버거킹 매장에서 와퍼를 즐기며 와퍼를 먹을 수 있다면 258km도 전혀 멀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유쾌하면서도 묵직했던 버거킹의 반격은 2016년 칸 국제광고제에서 수많은 부문을 휩쓸며 반전의 힘을 증명했다.
 
Always : #LikeAGirl
 
 
P&G의 여성용품 브랜드 Always는 세상의 편견에 반전을 가져다주는 캠페인을 선보였다. 스튜디오에 초대된 여러 사람들은 여자애처럼 뛰고, 여자애처럼 던져보라는 주문을 받는다. 사람들은 주문에 따라 연약하고 수줍은 듯한 몸짓을 선보인다. 그러나 곧이어 같은 주문을 받은 10대 소녀들은 ‘여자애처럼’ 뛰고, 던져보라는 같은 주문에 씩씩하게 달리고, 있는 힘껏 던지는 제스처를 취한다. 그 아이들에게 ‘여자애처럼’이라는 표현은 그저 ‘나답게’라는 의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사회 전반에 고착화된 성차별 인식에 당차게 돌을 던진 반전 메시지. 이 캠페인은 2015년 칸 국제광고제 PR 부문에서 Gold를 수상했다. 그리고 이제 이런 메시지가 더 이상 반전이 아닌 상식이 되길 바란다. 
 
호모픽투스의 삶은 언제나 크고 작은 반전의 연속이다. 까딱없이 망한 줄 알았던 시험결과가 의외로 좋았던 적이나, 프로야구 9회 말 역전승에 환호한 적, 생각지도 못한 사람과 인연이 된 적이 있다면 당신은 이미 반전드라마의 주인공이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인생 곳곳에서 마주칠 반전의 꽃밭을 누구보다 즐겁게 거닐며 그 속에 숨은 반전 매력을 크리에이티브로 확장시키는 것이 아닐까. 앞으로 우리가 만나는 반전의 세상에 부디 기분 좋은 짜릿함만 가득하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맥도날드광고 ·  반전 ·  반전광고 ·  버거킹광고 ·  스포 ·  유니세프광고 ·  크리에이티브 ·  폭스바겐광고 ·  피앤지광고 ·  호모픽투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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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다보니 지금까지 왔네요” 쿨내가득한프로덕션의 표상이자 광고계의 독보적 원더보이, 이명기 원더보이즈필름 대표를 만났다. 이대표는 1992년 ‘오리콤’감독으로 광고계에 첫발을 들였다가 2004년에 광고계 새로운 사업 모델을 찾아 PD 프로덕션인 ‘원더보이즈필름’을 차렸다. 가전,의약품,음료, 패션분야등업종을망라하고 지난 30여 년간그의 손을 거쳐가지 않은 작품들이 없을 정도다. 원더보이즈필름이 지난 한 해작업한 작품만 100편에가깝다. 이대표에게 그간의 느꼈을 광고 환경에 대한 변화와광고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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