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sumer Insight] Branding for Human
광고계동향 기사입력 2018.02.13 12:00 조회 3253
Branding for Human
이재호 브랜드인문학연구소 [Branding In Island] 소장

디지털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무엇인가? 아마도 ‘나’와 ‘공 유’일 것이다. 그러니까 디지털에서는 나를 공유하는 일이 가장 큰관심사이면서 가장 중요한 행동이다. 그런데 여기서, 공유 되는 ‘나’ 의 모습이란 어떤 역할에 한정된 일면의 정체성이 아니다. 학생으로 서, 회사원으로서, 자식으로서, 부모로서 등의 역할이 부각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여기서 그들은 그저 ‘나’일 뿐이다. ‘나’ 그 자체이고 싶어 한다. 그들은 현실 세계에서 수많은 역할과 강요된 정체성에 시달려왔고 그 강요에 지쳐가고 있다. 때문에 역할에 맞게 규정된, 또는 특정 이미지로 포장된 ‘내가 아닌 나’에 반발 심리를 가진다. 그래서 점점 더 ‘있는 그대로의 나’에 집중하고 이를 드러내고 싶어 한다. 디지털 세계에 익숙한 젊은 세대가 그토록 마케팅을 거부하고 마케팅에 낚이지 않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우는 건, 단지 비용 효율성, 가성비를 위한 소비 때문만은 아니다. 손해를 보지 않으려는 그들의 노력 속에는 ‘호구’로 취급되는 불쾌함에 대한 거부가 있으며, 그 불쾌함이란 자신이 ‘소비자’로서 그들의 요구대로 따라주고 싶지 않은 저항 심리를 반영한다. 즉 그들은, 소비자로 취급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예전에 사람들은 TV 앞에서는 ‘시청자’, 회사 앞에서는 ‘노동 자’, 마케팅 앞에서는 ‘소비자’였고, 그 역할에 충실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그 모든 것을 거부한 채 그들은 ‘나’라는 한 ‘인간’으로 스스로 자립하기를 원한다.

그래서 디지털 마케팅의 시대엔 소비자를 소비자가 아닌 인간으로 접근해야 하며, 따라서 기업이 소비자를 어떤 존재로 취급하는지, 그관계 방식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 바로 여기에 브랜드의 중요성과 역할이 부각된다. 왜냐하면, 소비자들은 기업이, 마케팅이 자신을 어떤 존재로 취급하는지에 대해 브랜드를 통해서 느끼고 체험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비자와의 인간적 유대를 쌓는 일이란 그들에게 혜택과 재미와 감동을 주는 일 이전에, 그들을 소비자가 아닌 인간으로서 대하고 그들에게 인간으로서 여겨지는 브랜드가 되는 관계의 길을 찾는 것이다. 즉 인간의 얼굴을 한 브랜딩, 인간을 향한 브랜딩, 인간을 위한 브랜딩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인간을 위한 브랜딩은 그렇지 않은 경우의 위험을 통해 그 중요성을 짐작할 수 있다. 만약 브랜드가 거래 관계의 흥정에 기반을 둔, 즉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 활동에 주력할 경우에, 소비자들은 브랜드를 그들의 흥정 게임으로 편입시킬 것이고 그러한 게임 내에선 가성비 좋은 중저가 제품들의 추격을 감당하기가 힘들어진다.

예를 들어, 기술뿐만 아니라 브랜딩에서도 선구자적인 통찰을 보여 주었던 애플의 최근 변화는 그 위험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예전에 iPhone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은 기본적으로 제품보다는 브랜드 중심이었으며, 기술력보다는 삶의 변화를 보여주는데 충실했고, 무엇 보다 소비자를 한 사람의 ‘인간’으로 형상화해서 보여주었다는 측면 에서 인간을 위한 브랜딩의 선구자적 사례로 들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모든 마케팅 활동은 브랜드 보다는 제품에, 삶보다는 스펙을 보여주는 데 주력하고, 결과적으로 그 마케팅을 지켜보는 사람은 제품을 사고 싶은 욕망이 추켜세워지는 한명의 소비자로 호명된다.

이러한 마케팅 활동을 계속한다면, iPhone이 가지고 있었던 인간의 얼굴을 한 브랜드의 모습은 그 미소를 잃어가게 될 것이며, 결국 에는 브랜드에서 하나의 기술 집합체로 인식되어 타제품과 비교당 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기술력은 비슷하지만 가격 측면에서 월등한 우위를 자랑하는 후발주자 제품들의 추월을 뿌리치기는 더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적인 얼굴로 사람들과 유대관계를 잘 맺고 있는 브랜 드의 사례를 살펴보자. 이런 브랜드로는 유니클로를 들 수 있다. 유니클로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메시지인 브랜드 슬로건에서그 인간적 가치를 단번에 느낄 수 있다. 바로 “Lifewear”다. 아주 간결하면서도 지향하는 가치를 직관적으로 잘 드러내고 있다. 자신의 기술과 기능 등의 자랑거리를 앞세우지도 않으면서, 특별한 개성으로 자신의 이미지를 뽐내지도 않는다. 다만 편안하게 다가서고자 하며 인간을 위해 진정으로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잘 나타내 준다.

슬로건에 잘 담겨 있는 브랜드의 인간적 가치는, 그들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에서 구체적으로 잘 드러난다. 기능적인 측면에서는 편안함을 강조하며, 소비자들의 인간적인 모습과 일상적인 삶의 순간들을잘 포착해 낸다. 자신의 존재감을 소리쳐 외치지 않되, 스스로를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요즘 사람들의 자기애적 가치를 짧은 장면 한 컷에서도 잘 담아낸다. 그들이 보여주는 이런 모습들은 자연스럽게 보는 이로 하여금 공감대와 유대감을 불러일으켜 주며, ‘사고 싶다’라는 욕망보다는 ‘좋다’라는 기분 좋은 감정을 자극한다. 인간적인 얼굴로 말을 거는 그들의 브랜딩은 마케팅과 광고에 대한 디지털 세대의 거부감을 간단하게 넘어선다. 이 브랜드가 지향하고 있는 인간적 가치들은, 런칭 때부터 소비자 라이프 관점을 통해 줄곧 지향돼 왔고, 편안함과 일상성을 강조한 소재와 기능의 제품을 통해서도 그 가치를 구현하며, 튀는 개성보다는 재미있는 디자인으로 쉽게 다가서고,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는 그들의 인간적 얼굴을 충분히 드러냄 으로써 인간적 유대 관계를 공고히 해오고 있다.

디지털 기술이 이토록 발달한 오늘날, 오히려 아날로그 제품들과 아날로그 감성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바로 ‘인간’에 대한 인간의 향수를 반영한다. 그리고 이러한 가치는 앞으로도 계속 변하지 않을, 브랜드의 본질로 다시 한번 평가될 필요가 있다. 이는 제품 및 서비 스의 카테고리와 상관없이, 국가와 지역에 상관없이, 나이와 성별과 직업에 상관없이 더욱더 중요하게 부각될 가치가 될 것이다. 이토록 ‘나’ 개인이 중요하고 모든 사람이 각자 개별화되는 디지털 세계에 서, 오히려 사람들은 공유와 공감의 정서를 찾고 사람들 간의 연결과 친밀성에 가치를 두는 반대의 경향이 부각된다는 건 다소 모순되게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결핍을 해소하려는 갈증이 인간이 가진 가장 근원적인 욕망이라는 걸 이해한다면, 디지털 세계에 인간적 얼굴 이, 인간적 관계가, 인간적 가치가 얼마나 중요하고 필요한지 짐작하 기는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모든 브랜드는 소비자가 아닌 인간을 위한 브랜드로써 다가가야 할 것이며, 그것이 디지털 브랜딩의 대전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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