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sumer Insight] 변화하는 디지털 콘텐츠 메커니즘
광고계동향 기사입력 2016.12.12 12:00 조회 5913
글 박현웅 TBWA KOREA, Digital Arts Network 팀장

미국 컬럼비아대 저널리즘 대학원에서 발행하는 ‘컬럼비아 저널리즘 리뷰’는 최근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그리고 비영리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모질라가 2년 전부터 함께 진행해 온 코럴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이 프로젝트는 온라인 뉴스 기사의 댓글을 관리하고 활성화시킬 수 있는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으로, 언론사가 더 이상 일방적 메시지 전달을 하는 것이 아니라 여론 형성에 있어 독자들과 소통하려는 의지를 ‘댓글’이라는 기능적 장치를 통해 보여주는 것이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그간 뉴스 기사의 댓글에 휘둘리지 않았던 전통적인 언론사의 태도를 생각해보면, 이는 뉴스 기사에서 댓글의 영향력과 입지를 보여주는 반증 사례이기도 하다.

이는 국내 환경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9월 열린 한국 저널리즘 콘퍼런스에서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김은미 교수는 “요즘 20~30대는 디지털 환경에서 기사를 볼 때 ‘제목-본문-댓글’ 순이 아니라 ‘제목-댓글-본문’이나 아예 ‘제목-댓글’만 보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이는 요즘 젊은 세대는 뉴스의 팩트 자체보다도 뉴스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더 궁금해하고, 그에 대해 함께 논하기를 좋아한다는 것으로 해석이 되는데, 이러한 경향은 SNS의 콘텐츠 소비 환경에 의해 더욱 촉진되고 있다. 다시 말해, 여론을 만들어 내는 두 주체인 언론과 대중의 연결고리로 작용하는 댓글은 그 기능과 역할이 점점 증대되고 있는데, 이는 현재의 미디어 환경, 즉 소셜미디어 채널에서 더욱 촉진되어 활성화되고 있는 것이다.

기존에는 콘텐츠(뉴스, 블로그 포스트, 커뮤니티 게시글 등)에 대하여 개인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려면 개인이 콘텐츠 본문 하단에 텍스트 형태로 댓글을 ‘추가’해야 하는 개념이었고 이는 콘텐츠에 접촉하는 새로운 청중에게는 인지되거나 수용될 확률이 다소 낮은 형태였기 때문에 개인의 의견은 강력한 버즈 요인으로 작용되지 못하였다.

반면 모바일과 SNS로 대변되는 현재의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는 댓글도 콘텐츠의 핵심 구성 요소가 되고 있다. 언론이나 기업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청중 개인의 콘텐츠 평론을 위한 유첨 콘텐츠로 입지가 바뀌어 재생산되고, 다시 개인의 사회 관계망으로 배포되는 현재의 콘텐츠 소비 행태가 이를 증명한다. 또한 전형적인 댓글의 위치도 기존의 콘텐츠에 종속되는 형태가 아닌, 동일선상의 릴레이형 콘텐츠 구조로 되어 있다는 점도 변화된 콘텐츠 구성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기업 브랜드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소셜 콘텐츠 메시지 노출 환경은 콘텐츠의 완성도 문제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 소셜 미디어 채널에서 유통되는 콘텐츠의 생명력은 소비자의 반응으로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소비자 반응이 없는 콘텐츠는 메시지 전달의 가치가 사실상 상실되어 있는 죽은 콘텐츠와 같다. 즉, 소셜 채널에서 콘텐츠가 활발히 유통되고 수용되려면 소비자의 반응이 필수적인 요소가 될 수밖에 없으며, 이는 바꾸어 말하자면 댓글과 반응이 대량 존재하는 콘텐츠만이 소비자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최종적인 소셜 콘텐츠는 [콘텐츠+소비자 반응]으로 구성되며, 그로 인해 소비자는 콘텐츠와 소비자 반응을 함께 인지하여, 메시지를 통섭적으로 인식하고 수용하게 되는 행태를 보이게 되고, 이는 곧 소셜 채널에서의 보편화된 콘텐츠 수용 행태로 자리 잡게 된다. 이는 곧 이 시대의 콘텐츠는 단순히 소비자의 의견을 참고하여 브랜드가 일방적으로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 생산 과정에 적극적으로 소비자의 의견이 개입되는 통섭적 특징을 갖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나아가 소비자의 의견으로 이루어진 여론은 브랜드 콘텐츠의 색, 즉 메시지의 전달 방향성에도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다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



소비자 여론이 콘텐츠의 색을 바꾼다는 것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콘텐츠와 소비자 반응을 함께 소비하고 수용할 수밖에 없는 소셜 채널의 플랫폼적 특성에서 기인한 것이지만, 그 소비자 여론 창출의 기저에는 소셜 소비자의 환경적 집단 동조 심리가 발현되어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집단 동조 현상이란 쉽게 말해 모두가 ‘예’를 말할 때, 혼자서 ‘아니오’라고 말하기 매우 어렵다는 것으로, 일회적으로 만나는 사람들에 의한 집단 압력이 매우 크다는 심리학적 논리이다.

소셜 채널에서는 더욱 이 논리가 견고하게 작용되는데, 이는 소셜 채널이 사회 관계망을 근간으로 하여 만들어진 곳이기 때문이다. 소셜 이용자 개인은 이 사회 관계망의 잣대에서 벗어나는 의견과 행동을 하기 어렵다. 따라서 대부분의 이용자는 콘텐츠에 대한 대세의 권위에 영향을 받는다고 볼 수 있으며, 이 대세의 권위를 통해 생성된 여론(콘텐츠 반응)은 해당 콘텐츠의 색을 변형시키는 데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여론이 본래의 콘텐츠에 큰 영향을 끼치는 사례는 대표적으로 IT 제품군에서 자주 발생된다. IT 제품은 전통적으로 바이럴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카테고리인데, 일반적인 사람들은 얼리어답터의 권위를 인정하고 그에 따르면서 그들의 의견이 진리인 것으로 믿고, 그 의견을 팩트화하여 배포하는 등의 오류를 범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이 실제로 해당 제품을 사용해보지 않았거나, 정확히 팩트를 알고 있지 못하는 경우에도 말이다.

소셜 채널 상에서도 주제와 상관없이 그러한 권위의 압박이 작용되고 있다. 다만 그 권위의 주체가 특정 인플루언서가 아닌, 채널 내 대세의 여론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을 뿐이다. 어찌하든지 간에 결론적으로는 소셜 시대의 집단 동조 현상으로 브랜드 콘텐츠의 색이 쉽게 바뀔 수 있는 환경이며, 이것은 브랜드 콘텐츠 생산자가 쉽게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기업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활동의 불안 요소가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제는 기업의 일방적 콘텐츠 전달만으로는 가치가 부여되지 않고 필히 소비자의 반응과 융합되어야만 비로소 콘텐츠가 활성화가 되는, 진정한 의미의 쌍방향 시대가 도래한 것 같다. 브랜드가 마케팅 콘텐츠를 생산하여 소비자와 소통하는 데 있어, 앞서 말한 ‘콘텐츠 소비의 형태’와 ‘콘텐츠 메시지의 변형’이 소비자 주도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을 간과한다면 분명 위 불안요소는 현실적인 마케팅 위협으로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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