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ntro] 정보 포화 세상에서 살아가기
CHEIL WORLDWIDE 기사입력 2014.09.23 10:43 조회 8454






세상은 지금 정보 포화 상태. 수많은 정보에 휘둘리지 않고 나만의 가치와 기준을 확립하는 방법에 대해 큐레이터적 시각으로 고찰해 본다.


나는 대학교수로 일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직업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 편이다. 강의를 즐기긴 하지만, 그것보다는 글 쓰는 일이 마음 편하기 때문인 것 같다. 따라서 정작 내 일은 미술평론가라 할 수 있으며, 항시 평론가로서의 일을 수행하고 있다. 예컨대 늘 전시장을 정기적으로 다니고, 작가의 작업실을 방문하는가 하면 미술 관련 서적을 부지런히 탐독하고 있다. 매주 전시 소개 코너를 유심히 살펴 가봐야 할 곳을 메모하는가 하면 미술계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대학원을 졸업한 후 얼마의 시간이 지난 다음 미술관에서 큐레이터로 일하게 된 적이 있다. 그때부터 나는 전시장과 작가들의 작업실을 다니면서 작품을 보고 전시를 기획하고 글을 쓰는 일을 하게 됐다. 동시에 미술평론가로서 활동하게 됐다. 그렇게 얼떨결에 그 일을 감당하면서 나는 미술평론가와 전시기획자의 삶을 살게 됐고, 미술관 큐레이터를 그만둔 이후에도 여전히 그때 했던 일을 동일하게 반복하면서 살고 있다.

국내에서 한 해에 열리는 전시는 대략 5000여 건이 될 것이다. 상당 부분은 서울에서 열린다. 중요한 전시만 헤아려도 만만치 않은 양이다. 물론 그 모든 전시를 다 볼 수는 없다. 모든 일을 전폐하고 오로지 전시만 본다고 해도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도 중요하다고 여기는 전시는 일주일 단위로 다니고 있다. 명색이 평론가라는 사람이 전시를 안 볼 수는 없지 않은가? 전시를 봐야만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알 수 있고, 작가와 작품의 양상을 파악할 수 있다. 전시는 신문이나 미술 전문 잡지, <서울아트가이드> 등을 통해 선별하는데 오랜 시간 봐왔기에 좋은 전시를 하는 장소를 찾기는 어렵지 않다.

한편 수많은 작가들이 작업 활동을 하기에 그들에 대한 정보를 찾는 것도 만만치 않다. 나는 전시를 많이 보면서 작가를 찾기도 하고, 때로는 소개를 받기도 하며, 집으로 발송돼 오는 작품 도록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기도 한다. 하루에도 평균 5~6개 이상의 도록이 발송돼 오니 결코 적지 않은 양이다. 나는 그 도록들을 찬찬히 살펴본 후 선별하고 테마별로, 방법론 별로 분류해서 따로 보관한다.

그 다음으로는 잡지, 신문에 실린 미술 기사(리뷰, 작가론, 논문) 등을 스크랩해서 정리한다. 테마별로 묶은 후에는 제본을 해둔다. 또한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서점을 다니고 인터넷을 통해 새로 나온 미술 관련 서적 내지는 인문, 역사, 문학 서적 순서로 책을 사 모으고 있다. 미술평론은 무척 잡다한 지식을 요하기에 다양한 책들을 읽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실은 읽고 싶은 책 순서대로 사둔다.

매년 신인 작가들이 쏟아져 나오고, 수많은 전시가 열린다. 그중 어떤 작품, 어떤 작가를 선별해 평론을 쓰고 독자에게 알려줄 것인가는 미술평론가의 몫이다. 이를 위해 나만의 특별한 노하우가 있지는 않다. 다만 발품을 팔고 부지런을 떨 수밖에는 없는 일이다. 평론가는 동시대의 뛰어난 작가를 찾는 사람이다. 당연히 작품을 보는 안목이 가장 중요하다. 전시 관람과 책 읽기, 그리고 작가의 작업실 방문이 유기적으로 얽혀서 돌아가야 가능한 일이 평론이다. 그래서 힘이 닿는대로 매주 정기적으로 자료를 모으고 분류하고 정리하는 일을 해내고 있다. 그것이 큐레이션의 기본일 것이다. 욕심이 있다면 이 많은 자료를 한눈에 보고 넉넉히 분류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이 있으면 좋겠는데 그게 과연 가능할까?


박영택은 경기대 예술학과 교수이며 미술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제2회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큐레이터, 2010 아시아프 총감독 등을 역임했으며 60여 개의 전시를 기획한 바 있다. 저서로 <한국 현대미술의 지형도>, <애도하는 미술>, <수집미학> 등이 있다. 세상은 지금 정보 포화 상태. 수많은 정보에 휘둘리지 않고 나만의 가치와 기준을 확립하는 방법에 대해 큐레이터적 시각으로 고찰해 본다.



 

소비자 ·  정보 ·  미술 ·  전시 · 
이 기사에 대한 의견 ( 총 0개 )
2023년 광고 시장 결산 및 2024년 전망
2023년 연초 광고 시장에 드리웠던 불안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지난 2021년 20.4%라는 큰 성장 이후 2022년 5.4% 재 성장하며 숨 고르기로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하던 광고 시장이었다. 하지만 발표된 다수의 전망들은 2023년 광고 시장의 축소를 내다보고 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따르면 2023년 광고비는 전년 대비 3.1%p 하락으로 전망됐고, 이중 방송 광고비는 17.7% 감소가 예상됐다.
[캠페인 하이라이트] MCC 고베식당을 이야기하다
크리에이티브 컨설팅, 실행을 담보로 할 수 있을 것인가? ‘MCC 고베식당’ 프로젝트는 둘로 나뉘어진다. 바로 컨설팅과 실행이다. 그 둘이 함께 붙어 있기에 힘을 발휘한 프로젝트였고, 또한 둘로 나뉘어 있기에 어려운 프로젝트기도 했다. 2010년 4월 27일 매일유업에서 날아든 굵직한 숙제 하나. “우유하던 우리가 카레를 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잘 할지… 총체적으로 해봐!” 그렇게 시작된 숙제는 제일기획으로서는 새로운 ‘제품 컨설팅’ 의 영역이었다. 지금 이 시점, ‘ 크리에이티브 컨설팅’이라 명명된 우리만의 USP(Unique Selling Point)가 되어가고 있지만 초기만해도 가뜩이나 압도적 독점브랜드가 있는 시장 상황 속에 제품개발도 완결되지 않은, 유통도 가격도 결정되지 않은 실로 막막한 프로젝트였다.
[월간 2024밈] 4월 편 - 잼얘해봐?
  오늘 점심 떵개했다?  HSAD 광고 사건  펠꾸 모음  카카오톡 미니 이모티콘  잼얘 해봐.   오늘 점심 떵개했다 음식을 맛있게 먹기로 유명한 유튜브 먹방 유튜버 떵개떵. 출처: 유튜브 떵개떵  음식을 맛있게 먹는 떵개떵의 이름에서 따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떵개했다'라는 말을 사용해요! '오늘 점심
[HS슈퍼캘린더] 광고인이라면 알아두어야 할 05월의 디데이
이번 달엔 뭐가 있지?2030과 MZ세대는 무슨 날을 챙기지? 소재 고갈, 새로운 아이템을 갈구하는 당신! 광고인이라면 알아 두어야 할 05월의 디데이를 모아모아! 100여 개 사이트를 긁어모아, 슈퍼캘린더를 준비 ㅎHS쓰!
대홍기획 4월 새 소식
대홍기획이 제작한 롯데그룹의 에코 플래너 패키지(NON-FUNGIBLE 2024 Eco-Planner Package)가 2024 아스트리드 어워즈(Astrid Awards)의 기업 캘린더 분야 최고상인 금상을 수상했다. 아스트리드 어워즈는 미국의 기업 커뮤니케이션 전문 평가기관 머콤(MerComm Inc)에서 주관하는 시상식으로 글로벌 기업 및 브랜드 홍보물을 대상으로 하는 세계 3대 디자인 상으로 손꼽힌다.
2023년 광고 시장 결산 및 2024년 전망
2023년 연초 광고 시장에 드리웠던 불안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지난 2021년 20.4%라는 큰 성장 이후 2022년 5.4% 재 성장하며 숨 고르기로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하던 광고 시장이었다. 하지만 발표된 다수의 전망들은 2023년 광고 시장의 축소를 내다보고 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따르면 2023년 광고비는 전년 대비 3.1%p 하락으로 전망됐고, 이중 방송 광고비는 17.7% 감소가 예상됐다.
고민 많은 10대들에게 ‘진짜 어른’이 전하는 RESPECT
주위에 스마트폰을 가진 10대 동생, 조카, 자녀들을 떠올려보자. 어떤 폰을 가지고 있는가? 왜 그 폰을 사용하는가? 대체로 첫 폰은 부모님이 사주는 대로 무엇이든 기쁘게 쓰지만 10대가 되면 특정 브랜드에 대한 자신만의 선호가 생기고, 또래 집단의 영향으로 브랜드 쏠림 현상도 두드러지게 된다.
‘AI와 인간’ 주제로 파타야를 뜨겁게 달궜던 ADFEST 2024
걷기 좋은 계절, 봄이 돌아왔습니다. 이렇게 걷기 좋은 날, 더 걷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만드는 캠페인 하나를 소개합니다. 만보기 앱 캐시워크의 브랜드 캠페인 ‘만보기의 본보기’입니다.
굽네 맵단짠 칩킨 ‘더 이상의 맵단짠은 없다 with 르세라핌’ 편
맵고 달고 짭짤한 치킨은 어떤 맛일까? 굽네 치킨이 신메뉴 ‘맵단짠 칩킨’ 출시를 기념해 ‘더 이상의 맵단짠은 없다 with 르세라핌' 캠페인을 진행했다. 신메뉴의 맵고, 달고, 짭짤한 3가지 맛이 불러일으키는 호기심을 메인 모델인 르세라핌과 일반인들의 다양한 상황 설정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어필한 이번 캠페인이, 3/4월호 베스트 크리에이티브에 선정됐다.
[월간 2024밈] 4월 편 - 잼얘해봐?
  오늘 점심 떵개했다?  HSAD 광고 사건  펠꾸 모음  카카오톡 미니 이모티콘  잼얘 해봐.   오늘 점심 떵개했다 음식을 맛있게 먹기로 유명한 유튜브 먹방 유튜버 떵개떵. 출처: 유튜브 떵개떵  음식을 맛있게 먹는 떵개떵의 이름에서 따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떵개했다'라는 말을 사용해요! '오늘 점심
2023년 광고 시장 결산 및 2024년 전망
2023년 연초 광고 시장에 드리웠던 불안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지난 2021년 20.4%라는 큰 성장 이후 2022년 5.4% 재 성장하며 숨 고르기로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하던 광고 시장이었다. 하지만 발표된 다수의 전망들은 2023년 광고 시장의 축소를 내다보고 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따르면 2023년 광고비는 전년 대비 3.1%p 하락으로 전망됐고, 이중 방송 광고비는 17.7% 감소가 예상됐다.
고민 많은 10대들에게 ‘진짜 어른’이 전하는 RESPECT
주위에 스마트폰을 가진 10대 동생, 조카, 자녀들을 떠올려보자. 어떤 폰을 가지고 있는가? 왜 그 폰을 사용하는가? 대체로 첫 폰은 부모님이 사주는 대로 무엇이든 기쁘게 쓰지만 10대가 되면 특정 브랜드에 대한 자신만의 선호가 생기고, 또래 집단의 영향으로 브랜드 쏠림 현상도 두드러지게 된다.
‘AI와 인간’ 주제로 파타야를 뜨겁게 달궜던 ADFEST 2024
걷기 좋은 계절, 봄이 돌아왔습니다. 이렇게 걷기 좋은 날, 더 걷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만드는 캠페인 하나를 소개합니다. 만보기 앱 캐시워크의 브랜드 캠페인 ‘만보기의 본보기’입니다.
굽네 맵단짠 칩킨 ‘더 이상의 맵단짠은 없다 with 르세라핌’ 편
맵고 달고 짭짤한 치킨은 어떤 맛일까? 굽네 치킨이 신메뉴 ‘맵단짠 칩킨’ 출시를 기념해 ‘더 이상의 맵단짠은 없다 with 르세라핌' 캠페인을 진행했다. 신메뉴의 맵고, 달고, 짭짤한 3가지 맛이 불러일으키는 호기심을 메인 모델인 르세라핌과 일반인들의 다양한 상황 설정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어필한 이번 캠페인이, 3/4월호 베스트 크리에이티브에 선정됐다.
[월간 2024밈] 4월 편 - 잼얘해봐?
  오늘 점심 떵개했다?  HSAD 광고 사건  펠꾸 모음  카카오톡 미니 이모티콘  잼얘 해봐.   오늘 점심 떵개했다 음식을 맛있게 먹기로 유명한 유튜브 먹방 유튜버 떵개떵. 출처: 유튜브 떵개떵  음식을 맛있게 먹는 떵개떵의 이름에서 따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떵개했다'라는 말을 사용해요! '오늘 점심
2023년 광고 시장 결산 및 2024년 전망
2023년 연초 광고 시장에 드리웠던 불안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지난 2021년 20.4%라는 큰 성장 이후 2022년 5.4% 재 성장하며 숨 고르기로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하던 광고 시장이었다. 하지만 발표된 다수의 전망들은 2023년 광고 시장의 축소를 내다보고 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따르면 2023년 광고비는 전년 대비 3.1%p 하락으로 전망됐고, 이중 방송 광고비는 17.7% 감소가 예상됐다.
고민 많은 10대들에게 ‘진짜 어른’이 전하는 RESPECT
주위에 스마트폰을 가진 10대 동생, 조카, 자녀들을 떠올려보자. 어떤 폰을 가지고 있는가? 왜 그 폰을 사용하는가? 대체로 첫 폰은 부모님이 사주는 대로 무엇이든 기쁘게 쓰지만 10대가 되면 특정 브랜드에 대한 자신만의 선호가 생기고, 또래 집단의 영향으로 브랜드 쏠림 현상도 두드러지게 된다.
‘AI와 인간’ 주제로 파타야를 뜨겁게 달궜던 ADFEST 2024
걷기 좋은 계절, 봄이 돌아왔습니다. 이렇게 걷기 좋은 날, 더 걷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만드는 캠페인 하나를 소개합니다. 만보기 앱 캐시워크의 브랜드 캠페인 ‘만보기의 본보기’입니다.
굽네 맵단짠 칩킨 ‘더 이상의 맵단짠은 없다 with 르세라핌’ 편
맵고 달고 짭짤한 치킨은 어떤 맛일까? 굽네 치킨이 신메뉴 ‘맵단짠 칩킨’ 출시를 기념해 ‘더 이상의 맵단짠은 없다 with 르세라핌' 캠페인을 진행했다. 신메뉴의 맵고, 달고, 짭짤한 3가지 맛이 불러일으키는 호기심을 메인 모델인 르세라핌과 일반인들의 다양한 상황 설정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어필한 이번 캠페인이, 3/4월호 베스트 크리에이티브에 선정됐다.
[월간 2024밈] 4월 편 - 잼얘해봐?
  오늘 점심 떵개했다?  HSAD 광고 사건  펠꾸 모음  카카오톡 미니 이모티콘  잼얘 해봐.   오늘 점심 떵개했다 음식을 맛있게 먹기로 유명한 유튜브 먹방 유튜버 떵개떵. 출처: 유튜브 떵개떵  음식을 맛있게 먹는 떵개떵의 이름에서 따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떵개했다'라는 말을 사용해요! '오늘 점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