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 Technology] 테크놀로지가 곧 크리에이티브인 시대
DVD 대여업에서 출발했지만 DVD 시장을 사라지게 만든 넷플릭스는 2013년 미국최대의 유료채널 HBO의 방송 콘텐츠 납품 거절로 불가피하게 ‘하우스오브카드’를 1억 달러의 거금을 들여 자체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넷플릭스는 IPTV시대의 고객들이 시간부족으로 한 번에 몰아쳐 방송 콘텐츠를 시청하는 점에 착안하여 전 편을 선제작하여 독점 방영하였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동영상 배급자에서 시작한 OTT1)가 콘텐츠 크리에이티비티로 HBO등 주류를 위협하며 3,000만 명이 넘는 가입자와 300% 가까운 주가 상승을 이끌며 방송계의 주류로 등장하게 된 것이다. 넷플릭스의 사례는 최근 방송가의 핫이슈이기도 하지만 파괴적 혁신 또는 기술(Disruptive Technology)2)의 대표적 사례가 되며 기존의 방송업계를 위협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넷플릭스의 모델을 벤치마킹하여 pooq, tving 등 동영상 콘텐츠 서비스를 하고 있으나 모바일의 시대,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 유료 동영상 서비스와 향후 치열한 접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와 페이스북, 카카오톡이 그랬듯이 초기의 파괴적 기술 또는 혁신 기업들은 기존 기업의 경쟁력을 극복하기 힘들지만, 고객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의 기술적 기반이 확보되면 고객이 필요로 하는 기능 이상의 하이엔드 기술에 집중해오던 기존 기업에게는 위협적인 존재로 발전하게 된다.
네이버의 광고비는 이미 공중파 3사를 뛰어 넘었으며 카카오톡, 라인은 합계 5억에 가까운 고객을 확보했다. 유튜브와 페이스북은 동영상 광고서비스와 더불어 뉴스 편집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어떤 방송사와 신문사가 향후 5년 이내 이 위협에서 안전할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있는가?
광고주들 또한 점점 여유를 잃어갈 것이다. CF를 보며 뿌듯해 하던 시간은 장기적인 불황으로 점점 줄어 갈 것이며 매스미디어가 아니라 새로운 기술, 플랫폼과의 제휴를 통해 고객의 행동을 이끄는, 보다 직접적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주력하게 될 것이다. 영화, 드라마 등 콘텐츠가 커머스와 결합되고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이하 IoT)3)의 발달과 인공지능, 로봇 등이 광고와 검색을 대신해 갈 것이다. 빅데이터는 빅브라더로서 역할하며 고객을 행동하게 할 것이다. 모바일 플랫폼의 기술적 융합은 그들과 경쟁하지 않던 다른 산업도 위기에 처하게 만들 것이다.
퓨얼밴드 처럼 제품과 디지털 플랫폼이 연계된 ‘디바이스화’된 제품들이 속속 탄생되고 24시간 LBS(위치기반)으로 상황에 따라 소비자를 공략하는 시츄에이션 마케팅이 도입돼 어디서나 실시간 오퍼와 딜이 일어날 것이다. 집에서는 24시간, 한 달, 365일, 일생동안 나와 내 가족이 u-헬스케어4) 서비스를 받게 될 것이다. ICT산업은 결국 고객의 라이프타임 마케팅(Lifetime Marketing)의 핵심 플랫폼으로서 누가 살아남느냐를 가리는 전쟁터가 될 것이다. 광고주들은 결국 매스미디어 광고보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새로운 테크놀로지, 새로운 플랫폼과의 결합을 통해 고객보다 좀 더 오래 생존하기 위한 선택을 시작할 것이다.
사례를 들자면, ‘june’이후 사라졌던 모바일 드라마가 LTE시대에 동영상소비가 늘면서 2013년 이후 급속도로 제작이 늘어나게 되었고 국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미 모바일웹 드라마는 대세가 되어가고 있으며 이 흐름 속에 방송사, 코바코, 미디어렙, 광고인의 영역이던 방송 콘텐츠와 PPL, 광고가 영화인, 만화가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다. 또한 간접광고가 제작지원으로 가능해졌으며, PPL브랜드가 미디어커머스5)로 모바일에서 즉시 구매 가능하도록 연계가 되어 사실상 기존 광고산업의 역할이 크지 않게 된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인터넷과 모바일 관련산업의 기술적 발전에서 온 당연한 흐름이라 볼 수 있는데 광고인들이 주목하지 않아도 될 LTE기술이 광고산업에도 영향을 주게 된 것이다.
문제는 앞서 넷플릭스 사례에서 봤듯이 OTT 산업들이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의 유료동영상사업 경쟁적 진입으로 더욱 활성화 되면 광고산업에 심각한 변화가 초래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향후 콘텐츠와 커머스가 결합된 미디어커머스는 E-BOOK의 활성화에 힘입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측되는데 CJ 오쇼핑은 모바일 미디어커머스를 ‘시크릿 O’라는 모바일 소설로 상품을 소개하고 브랜드를 체험하게 하여 주목을 받고 있다. 결국 광고인들도 이제 이런 Branded Contents와 경쟁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일들은 5G 및 M2M(Machine to Machine)의 확장된 기술인 IoT의 시대, 즉 모바일과 모빌리티(사용자가 어디서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의 시대에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판단된다.
2013년 모바일 커머스가 e-Commerce를 넘어서는 메이저 쇼핑몰들이 늘어나면서 2014년 e-Commerce 업계는 전례 없는 빅뱅을 예고하고 있다. 2013년 모바일 시장 선점을 위해 유통업계가 모바일 쿠폰, 할인의 오남용을 하며 대규모의 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는데, GS SHOP 등은 소셜커머스의 빅딜 시스템과 UX, 고객의 모빌리티를 반영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도 했다. 소셜커머스도 티켓몬스터 빅딜 이후 M&A 빅딜에 대비한 No.1 Value확보를 위해 ‘쩐의 전쟁’도 불사 하고 있다. 한마디로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대전환의 시간이 눈앞에 있는 것이다.
이것은 커머스, 유통업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아마존, 이케아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2014년 한국에 진출하면서 그들이 중무장한 빅데이터의 기술, 브랜드 경험(Brand Experience) 모델 등은 출판, 가구, 소비재 등 한국의 기존 비즈니스 흐름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 판단된다. 특히 우리 광고업계에 이런 모바일 환경으로의 변화, 빅딜은 긍정적이지 못하다. 대한민국 미디어 소비자가 하루 평균 145분 모바일에 접속하는 데 비해 모바일 광고주 및 광고기술 개발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관련 기술개발과 광고주의 적극적인 관심이 미래 광고산업의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24시간 연결된 고객들은 기존의 아웃도어 광고의 효율을 무력화 시킬 것이다. 새로운 인터렉티브와 차별화된 UX가 옥외광고의 효율을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올해 이후 아웃도어와 인스토어, 모바일이 결합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질 것이다.
추후 주목해야 할 것은 이러한 것이 광고와 고객간의 유대감 형성(bonding)이 아니라 ‘디바이스화’된 제품으로 확대될 때 비로소 브랜드와 고객간의 연결성(Connection)이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나이키가 애플, R/GA라는 회사와 만나 새로운 브랜드 경험 모델을 만들었듯이 고객과 제품, 제품과 제품, 브랜드 광고와 제품, 고객과 고객간 다양한 형태의 연결로 고객을 우리 브랜드 경험 모델 내에서 놀게 해야 한다. 이를 통해 고객의 생애(Lifetime)동안 함께 할 브랜드 커넥션 전략 개발이 필요하다. 어렵겠지만 이제 광고인들에게 M2M, IoT, 빅데이터 등 기술적인 이해가 절실하다. 그렇지 않고서는 광고를 품으려는 테크놀로지와의 경쟁에서 승리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이다.
유튜브와 페이스북이 동영상광고와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로 기존의 미디어 비즈니스와 한판 서바이벌 격전이 예상되는 시점에 구글과 애플이 스마트카 시장에서 격돌할 예정이다. 결국에는 자동차 시장도 IT업계와 치열한 생존 싸움을 벌여야 할 것이다. 구글과 애플은 향후에도 스마트 홈, 스마트 빌딩 등 끊임없는 확장을 시도할 것이다.
사람의 인생이 100세의 시대를 열어가는 시점에 결국 생존할 기업은 고객의 일생(Lifetime)과 같이 하는 기업이 될 것이고 그렇게 봤을 때 안드로이드와 앱 스토어를 가진 구글과 애플이 전방위적인 승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특히 앱스토어는 2013년 매출이 100억 달러를 돌파하는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서 여전히 삼성을 압박하고 있으며 구글도 안드로이드 마켓 전선에서 모토로라의 제품이 경쟁력을 가질 때 삼성과 결별을 선언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삼성이 일본, 중국과 OS ‘타이젠‘을 발표하겠다고 선언했다. 성공을 기원하지만 삼성이 구글과 애플의 플랫폼을 능가하지 못한다면 향후 어려운 승부를 펼치게 될 것이다.
광고산업에도 BTL, 뉴미디어, SNS를 활용한 다양한 소셜 캠페인들이 최근 대세화 되었다. 미약하지만 LBS(위치기반 서비스)와의 연계 등 다양한 캠페인도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테크놀로지가 칸을 포함한 세계적 광고제에서 느끼듯이 크리에이티브의 핵심이 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광고산업의 근간을 흔들 이슈는 Disruptive Technology에서 나온다.
광고인으로서 상상하기도 싫은 일은 새로운 기술이 탄생되고 시장이 열릴 때마다 광고가 테크놀로지를 받아들이는 차원이 아니라 테크놀로지가 광고를 품거나 광고를 무용지물로 만들면서 벌이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당장 기존의 광고 산업이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앞서 Disruptive Technology를 소개하고 넷플릭스를 말씀 드렸던 것처럼, 지금 모바일이 단 2년 만에 시장을 바꿔 놓은 것처럼 ‘보이지 않는 경쟁자‘ 의 위협에서 생존하려면 광고 산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테크놀로지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나이키 퓨얼밴드를 애플과 같이 만든 R/GA는TechStars와 Connected Device 분야의 10개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Accelerator Program 6)을 만들었는데 이는 향후 R/GA가 고객에게 그 기술을 연결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R/GA또한 그런 벤처기업들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 전략과 브랜딩, 테크놀로지, 디자인 등 모든 분야의 지원까지 하고 있다고 한다. 제일기획도 테크놀로지 기반의 회사들과 함께 다양한 광고를 시도하고 있는데 해외의 사례와 달리 일시적인 활용에 그쳐 엄밀히 보면 광고에 기술을 반영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광고비즈니스의 Disruptive Innovation을 위해서 국내 광고회사들도 적극적인 스타트업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사이언스와 테크놀로지 기반의 새로운 광고 비즈니스 모델을 찾지 못한다면 향후 5년 광고회사들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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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