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의 아침’을 시작해 봅니다. 이 지면을 빌어 20년 간의 AE 생활도 한 번 돌아보고, 앞으로의 계획도 세워 보고요. 독자들에게 흥미와 이로움이 있어야 한다는 부담이 크지만, 소위 요즘 화두인 ‘진정성’을 무기로 한 회 한 회 저의 경험과 주변의 도움으로 진솔한 얘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얼마 전 외국계 자동차 회사 주최의 유명 라이브 밴드 공연에 다녀왔습니다. 8인조 밴드인데 특이했던 점은 멤버별로 악기가 정해져 있는 보통의 밴드와 달리, 8명이 역할을 수시로 바꾸어 가며 연주를 하더군요. 각 멤버가 악기를 바꾸어 가며 연주를 하다 보니 매우 특색있는 음색을 자아냈습니다. 기타리스트는 여러 대의 기타를 바꿔가며, 베이시스트는 건반과 타악기를, 브라스 멤버들도 여러 악기를 바꾸어 가며 연주를 하고, 드러머도 드럼을 치며 다른 타악기를 치기도 하고, 보컬로서 화음도 넣고 하면서 말이죠. 놀라웠던 것은 자칫 혼란스럽고 어지러울 듯한 그 광경에서, 서로 눈빛을 교환하고, 침묵의 대화를 통해서 수십 가지의 역할들이 하나 하나 살아 숨 쉬며 하나의 완벽한 하모니를 내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AE들은 하루에 수십 번,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전체 상황을 가늠하며 판단을 하고, 광고주 크리에이터 플래너 미디어와 프로모션 전문가들 등 협업하는 모든 사람들의 중심에서 전체의 강약과 완급을 조절해야 합니다. 어느 때는 적절한 타이밍을 타고 들어가 상대방의 심리 상태까지 파악해 던져야 할메시지와 그 반대의 경우를 고민하며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조화롭게 진행되도록 균형을 잡아야 합니다. 가끔은 본의 아닌 실수도 하게 되고 타인의 실수를 떠안기도 합니다. 그래서 혼자서는 절대 하기 힘든 일이죠 !한 번만 꼬여도 다양한 문제가 생기는 이 고통스러운 멀티플레이를 20년씩이나 할 수 있게 한 에너지는 어디로부터 생겨난 것일까요?
저의 경우에는, 저를 움직이는 에너지는 저와 함께 하는 ‘좋은 사람들’이 주는 ‘좋은 에너지’인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에너지와 나의 에너지와 제대로 소통(혹은 싱크(Sync))되어 선순환이 일어났을 때 파생된 결과물 또는 그 순간에 느낀 성취감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이 마약과도 같은 경험들이 힘들지만 20년을 지탱하게 한 결정적 이유인 것이죠. 다행인 것은 성의와 호기심을 가지고 가만히 들여다보면 우리 주변에는 좋은 에너지를 주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는 사실이지요.
만약 지금 에너지가 떨어져 재충전이 필요하거나 새로운 일을 위해 조금은 다른 색깔의 에너지가 필요하다면 주위에 있는 ‘좋은 사람들’과의 ‘좋은 관계’를 맺어 보세요. 서로의 에너지가 막힘 없이 흐를 수 있도록 말이죠. 우선은 자기와 친한 사람들부터 시작해서 자주 못 봤던 동료들, 더 나아가 새롭게 알게 된 사람들까지 아울러 보면 어떨까요. 장벽 없이 주변과 자신의 얘기를 터놓고 하고, 다른 사람의 얘기를 바르게 경청하는 것 자체가 에너지를 주고 받는 첫 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에너지를 바탕으로 서로가 더 멋진 멀티플레이어가 될 수 있을 거란 설레는 확신이 듭니다. 지금 바로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