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 in ad] 이카루스의 비행 : 광고와 예술 사이의 거리
the AD 기사입력 2012.04.09 05:38 조회 1694



'순수의 시대'는 갔다. 이제는 하이브리드, 즉 잡종의 시대다. 장르별 예술의 벽은 허물어진지 오래고, 서로의 영역을 넘나들어 경계를 가로지르는 새로운 하이브리드의 시대가 온 것이다. 예술도 복합적이고 다양하기만한 현실을 위해 고고한 순수혈통을 버리고 다른 개체와의 결합을 시도한다. 전통과 현대의 만남, 서구문화와 동양문화의 만남, 고급문화와 대중문화의 섞임 등 이러한 탈장르 현상은 하이브리드라는 이름으로 예술뿐 아니라 우리 일상생활의 각 분야에 파급되고 있다.
 

뫼비우스 띠 : 광고와 예술의 관계
 
광고와 예술의 상호침투도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광고가 소설, 회화, 음악, 무용 등 다양한 예술작품을 패러디하거나 차용하는 건 흔한 일이 됐다. 나아가 팝아트나 키치미술등이 작품 속에 상업제품 이미지를 사용하거나, 광고문구를 인용해 예술작품을 마치 광고물처럼 보이게 하는 방법으로 화단(畵壇)의 주목을 받기도 한다.
 
이렇듯 '아트와 광고의 결합'은 미술관이나 전시장을 가지 않고서는 접하기 힘들었던 예술작품을 텔레비전이라는 가장 대중적인 매체를 통해 감상하는 즐거움을 제공함과 동시에, 기업 이미지에 예술의 품격을 더해주었다. 영화 해리포터에서 호그와트 마법학교의 그림 속 인물들이 살아 움직이는 장면을 보았을 때의 신선한 충격을 광고 속 움직이는 명화가 다시 느끼게 해주니, 그 시각적 메시지가 주는 인상은 어떤 광고카피보다 더 효과적인 것이다.
 
예술과 광고라는 두 영역은 모두 사람의 마음에 호소하는 시각예술이며 크리에이티브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예술은, 어느 광고문구처럼 '생활이 예술이되기'를 바란다. 한편 광고는 점차 그 스스로가 문화의 한 부분으로써 독자적인 완성도를 높여가며 예술의 한 분야로 인정받고 있다. 원래는 엄격하게 구분되던 광고와 예술이 이제 그 경계가 모호해지고 빈번한 만남을 시도하고 있으니, 그런 점에서 지금의 광고와 예술의 관계는 안과 밖의 경계 및 구분이 무의미한 뫼비우스의 띠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콜라보레이션 : 존재의 의미
 

그리스 신화에서 자유로운 영혼의 예술가로도 해석되는 이카루는(Icarus)는 밀랍으로 만든 날개를 달고 하늘로 날아오른다. 그러나 태양에 너무 가까이 접근해 날개가 녹아 바다에 추락하고 만다. 아버지 다이달로스의 충고대로 지상과 태양 사이에서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며 비행을 했더라면 이카루스는 추락하지 않았을 것이다. 무엇이든지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고 했고,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다고 했다. 그만큼 적절한 거리와 균형감각을 유지하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광고와 예술의 만남도 마찬가지다. 이것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예술에 쉽게 다가갈 수 있어 '예술의 민주화'에 기여할 수 있고, 광고 크리에이티브에도 새로운 돌파구를 제공해 광고의 품격을 높일 수 있으니 긍정의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그에 대한 우려와 경계의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광고와 예술의 만남이 예술의 지나친 상업화를 부추기며, 또한 예술적인 광고가 혹여 광고를 위한 광고의 유희에 빠질 위험성이 있다고 경고하기도 한다.
 
따라서 광고와 예술이 만날 때 광고가 지나치게 그것의 속성에만 매달리지 말고 작품의 아우라(aura)를 살려 광고도 주목할 만한 예술임을 보이고, 예술 또한 광고의 찰나적 감각에만 너무 탐닉해 예술 본래의 존재의의를 상실해서는 안 될 것이다.
 
태양을 향해 비상하되 자신이 출발했던 지상에서 너무 멀어지지 않도록 적절한 거리와 균형감각을 유지할 때, 광고든 예술이든 추락하지 않는 이카루스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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