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Ⅱ] 대륙의 소비자를감동시켜라
CHEIL WORLDWIDE 기사입력 2011.05.26 04:54 조회 8646









G2란 말이 이미 익숙한 시점이다. 수십년 동안 전 세계 최강 자리를 지켜 온 미국과 그 미국마저도 눈치를 보게 만드는 중국.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세계의 생산 공장 역할을 통해 경제 성장의 기반을 닦아 온 중국은 지금은 생산 공장이 아니라 소비 시장으로서 어마어마한 힘을 과시하고 있다.



엄청난 기세로 성장 중인 중국

한 때 치즈 값이 오르는 이유가 중국 사람들이 피자를 먹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와 세간을 흥미롭게 한 적이 있었고, 베이징 시내에서 기하 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자동차 숫자와 아프리카와 전 세계를 돌며 적극적으로 자원을 끌어 모으는 중국 정부의 모습을 보노라면, 과연 중국의 소비량이 어느 정도인지 가히 짐작할 만하다. 중국의 엄청난 소비량은 생필품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미 수많은 명품 브랜드들은 중국을 노다지의 땅으로 보고 있으며, 베이징·상하이·선전에 유럽의 어느 도시에도 떨어지지 않을 만큼 화려하고 큰 규모의 플래그십 매장들을 앞다투어 만들고 있다. 생필품, 프리미엄 제품, 나아가 서비스 상품, 문화 상품까지 중국은 이미 글로벌 기업들이 결코 놓쳐서는 안되는 매력적인 시장이 되어 있다. 이 글을 통해 중국 소비자는 어떠한 특성이 있으며, 기업은 이 특성을 각자의 마케팅에 어떠한 형태로 활용을 하여 성과를 만들어 왔는지 몇 가지 사례를 통해 같이 나누어 보고자 한다


Pax China의 절정기, 중국의자존심을 염두해 둬라

상품의 디자인이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활동에 있어서 중국적인 요소를 활용하고, 또한 애국심을 강조하는 것은 이미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해외의 유명 디자이너가 한자나 중국식 문양을 자신의 작품에 활용하기도 하고, 또한 중국에서 유행하는 커플 티셔츠에는 중국 대륙과 타이완의 지도를 활용한 사례도 있다(그림 1).

중국의 문화 요소를 강조하고, 중국인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은 특히 글로벌 기업이 중국에서 마케팅 활동을 함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고, 절대 범해서는 안 되는 절대 규칙으로 되어 있다. 화장품, 생활용품 브랜드인 올레이(Olay)는 중국 시장에서‘중국식 아름다움(中國式美麗)’이라는 브랜드 캠페인을 전개한 바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눈, 코가 크고 선이 강한 서양 여성들이 더 아름답고 멋있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겠으나, 글로벌 브랜드인 올레이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중국의 여인’이라고 이야기하며, 쌍꺼풀이 없고 작고 찢어진 동양의 눈, 중국에서 이야기하는 ‘봉황의 눈(鳳眼)이 더욱 아름다운 것이다’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당연히 중국 소비자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가고, 공감을 얻고, 감성적 유대감을 형성하기 위한 글로벌 브랜드의 치밀한 계산과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그림 2).

삼성전자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출시한 LCD TV 650모델의 제품 디자인을 ‘차이나 레드(中國紅)’, 즉 중국 사람들이 전통적으로 좋아하는 빨간색과 연계해 중국의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현대적인 의미로 재해석한 캠페인을 집행, 성공을 거둔 바가 있다(그림 3). TV 제품 베젤의 빨간색과 중국 전통의 빨간색, 그리고 올림픽이란 큰 행사를 앞두고 손님을 맞이하는 중국인들의 마음을 전체 캠페인 안에 잘 녹인 점이 아주 돋보였던 캠페인이다.
 

오리온의 예는 중국의 고유 가치를 광고 캠페인에 녹여 좋은 성과를 만들어 내고있는 좋은 사례이다. 사실 한국에서 ‘정(情)’캠페인으로 한국 광고 캠페인 역사에 한 획을 그었던 초코파이는 중국에서는 공자의 ‘인(仁)’개념을 도입, 중국 소비자들에게 감동을 전달하고 있다. 초코파이 ‘인(仁)’캠페인이 크게 어필하고 있는 데는 ‘소황제·소황녀’라는 중국만의 독특한 현상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1978년 산아 제한 정책 이후, 중국의 대다수 가정은 한 명의 자녀만 가질 수 있다. 그 결과 아이 하나를 두고 부모·조부모·외조부모 등 여섯 명이 애지중지 키우다 보니, 아이들은 자신 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아이로 자라날 수밖에 없게 되고, 이러한 현실에 대해 많은 부모들이 걱정을 하고 있다. 오리온은 아이가 반듯하게 자랐으면 하는 부모의 마음을 잘 읽어 내고, 다른 친구를 배려하고, 또한 윗사람을 공경하는 중국의 전통적인 유교 가치를 캠페인에 녹여 전달함으로써 ‘내 아이가 이런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다’라는 부모의 마음속 인사이트를 정확하게 공략, 좋은 성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그림 4). 오리온은 초코파이뿐만 아니라, 고래밥·오감자 등 다양한 제품 속에서 중국적인 요소를 강조한 차이나 DNA 캠페인을 꾸준하게 진행해 오고 있어, 중국 시장에서의 마케팅의 좋은 귀감이 되고 있다.
 

반대로, 중국인의 자존심을 잘못 건드려서 낭패를 보았던 사례도 많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일본 토요타의 SUV 제품인 프라도(Prado)의 사례다(그림 5). 광고에서 중국의 문을 지키고 있는 전통적인 돌사자상이 일본의 토요타 자동차를 향해 거수 경례를 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이 광고가 중국 국민들의 강력한 항의를 받고, 캠페인을 바로 중지하게 된 이유는 바로 돌사자상과 이 광고 속의 상황이 일본 제국주의의 중국 침략의 시작인 중일 전쟁의 발단이 되었던 노구교 사건(1937년 7월 7일)을 연상시킨다는 데 있다. 노구교는 베이징시 남서쪽 교외의 다리로, 이 곳은 다리 난간 위에 있는 502개의 돌사자상이 아주 유명하다. 결국 토요타는 역사적 사건에 대한 중국 국민의 정서를 제대로 읽지 못했다가 그 대가를 치른 것이다.


삶의 질적 향상에 대한 욕구와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켜라

급속한 경제 발전에 따라 도시를 중심으로 생활 수준이 크게 향상되고, 물질적인 풍요를 접하게 됨에 따라, 삶의 질적 성장에 대한 욕구가 확산이 되고 또한 니즈가 다양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건강, 웰빙 등이 삶의 중요한 가치로 인식되고 있고, 로하스(Lohas, Lif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를 추구하는 낙활족(活族), 건강과 환경 보호를 위하여 걸어서 출퇴근을 하는 주반족(走班族) 등 이러한 특성을 반영한 사람들이 나타나고 있으며, 유기농 식품, 친환경 제품에 대한 선호 및 구매도 날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여 한국의 피죤은 중국에서 ‘친자연’컨셉트를 강조하여, 상품의 우수성과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해 가고 있으며(그림 6), 한국타이어는 앙프랑(Enfran)이라는 친환경 제품을 통해 소비자의 새로운 니즈를 충족하고 있다.

한편으로 급속한 경제 성장의 그림자인 빈부의 격차 심화로 인한 사회 갈등 고조 역시 기업의 마케팅에 영향을 주고 있다. 중국 정부와 국민 모두 도시와 농촌 간의 격차 심화, 빈부 간의 갈등을 심각한 사회 문제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물질적 성취뿐만 아니라 정서적 유대감 강화를 통한 ‘조화 사회’구현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이러한 점은 글로벌 기업을 평가할 때 중국 사회와 유대감을 가진 기업에 대한 선호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글로벌 기업에 대한 중국 사회의 요구와 기대도 앞선 기술력에서 더 나아가, 중국 시장에 대한 투자, 사회적 책임감으로 확대되었다. 이미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에서 다양한 CSR 활동들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중국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는 현실이다.
 

프리미엄 제품의 광고에 있어서도 단순히 제품의 고급감 또는 타깃의 부유함을 소구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중국 사회의 미래를 고민하고, 또한 중국 사회에 기여하는 타깃의 모습을 투영함으로써, 자연스럽게 해당 브랜드, 해당 기업의 이미지로 전이시키는 시도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삼성전자와 중국전신이 매년 출시하는 하이엔드 휴대폰 제품인 W#99 시리즈의 경우, 2008년까지는 외국인 모델을 통해 고급감·프리미엄 이미지를 강조하였으나, 2009년과 2010년 광고에서는 중국인 모델을 등장시키고, 또한 실제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희망공정(낙후 지역 초등학교 재건립)’ ‘모친수정(가뭄지역 저수지, 우물 건설사업)’등을 캠페인 소재로 활용했다. 이를 통해 가진 자들이 사회와 국가를 위해 기여하는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모습을 전달함으로써 제품 타깃층의 감성적 만족도를 끌어올릴 뿐만 아니라, 현재 중국 사회가 지향하는 방향과도 함께 가는 모습을 보여주어 호평을 받고 있다(그림 7).


중국 사회의 주역, 빠링호우 쥬링호우를 잡아라

빠링호우 쥬링호우는 말 그대로 1980년대 그리고 1990년대 출생한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이들은 1978년 산아제한 정책 이후에 태어난 소황제·소황녀 세대이며, 중국 전체 인구의 약 35%에 해당하는 4억 6000만 명에 달하고 있다. 이들의 특징은 기성 세대와 달리 저축보다는 소비에 열중하는 적극적 소비를 지향, 중국 사회의 소비의 주력으로 등장하고 있으며, 일과 생활 속에서 인터넷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사회적 이슈·유행·여론 창출의 주도층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대의를 위해 직접 행동할 줄 아는 결집력을 가지고 있고, 이러한 특징은 2008년 사천성 대지진 구호 활동, 그리고 2010년 일본 제품 불매 운동 등을 통해 그 영향력을 드러낸 바 있다.

마케팅적으로 의미가 큰 것은 역시 20대 후반에서 30대에 접어들게 되는 빠링호우다. 이들은 인생에서 경제적, 사회적으로 점차 독립을 하는 시기에 해당이 되며, 전자 제품은 물론, 자동차, 주택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구매력을 과시하기 시작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보고에 따르면, 이들은 중국의 고도 성장기에 10대~ 20대를 보내면서 이미 청소년기에 다양한 해외 브랜드를 경험한 세대다. 그리고 학력과 사회 계층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으며, 해외 유학이나 해외 여행 경험도 기성 세대와 비교하여 풍부한 편이다. 소비에 있어서 브랜드·품위·가치 등을 중시하는 성향을 보이고, 홈 엔터테인먼트·자동차·주택과 관련한 분야에 관심이 높다. 그리고 실제로 레저·금융·교육·외식·자녀양육 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적극 구매 또는 활용하고 있다.

이 세대에 대해 부정적인 측면도 없지 않다. 2009년 기준 중국 전체 신용카드의 약 77%가 20~29세, 즉 빠링호우 세대에게 발급이 되었고, 또 다른 소비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국 젊은층 소비자 중 57%가‘미래의 돈으로 오늘의 일을 하겠다’라는 의사를 밝히고 있어, 적극적 소비를 넘어‘극소비주의(Ultra consumerism)’로 발전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빠링호우 중 일부는 스스로 ‘카드의 노예’라는 뜻의 ‘카누’라 칭하며 한탄하기도 하지만, 또 다른 일부는 ‘노예가 되지 않기 위해 아껴야 한다’가 아니라 ‘노예가 되더라도 난 내가 원하는 것을 사겠다’라는 이야기를 인터넷에서 펼치고 있다. 마케팅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언제라도 지갑을 열 의향이 있는 수억 명의 소비자가 있다고 하면, 어떤 느낌이들까. 이러한 빠링호우 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몇 가지 마케팅적인 팁이 있다.


첫째, 그들의 공감을 유도하는 일이다.

현재 빠링호우 세대는 막 사회에 진출하여 자기의 커리어와 독립된 인생을 만들어 가는 시기이다. 따라서 누구보다도 성공에 대한 갈망이 강렬할 때이고, 적극적인 애정관과 결혼관을 나타내는 시점이다. 그리고 외국계 기업에서 근무하는 것에 대한 막연한 호감들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특징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상품을 개발하고, 포지셔닝하고, 또한 캠페인을 진행한다면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은 조금 더 올라갈 것이다.


둘째, 그들과의 코드 맞추기이다.

한국도 그렇지만 중국에서도 인터넷 유행어, 또는 젊은이들의 표현방식을 실제 제품 디자인에 반영하거나, 또는 광고상의 키워드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중국 최대의 이동통신사업자인 중국이동통신(CMCC)은 ‘엄마가 집에 와서 밥 먹으래’라는 인터넷 유행어를 활용하여, 자사의 모바일TV 서비스 광고를 집행했다. 메시지는 ‘엄마가 집에 와서 TV 보래! 난 모바일TV가 있어서 집에 안 가도 돼!’라는 내용이다(그림 8). 또한 중국의 대표적인 스포츠 브랜드인 리닝(Lining)은 인터넷 유행 이모티콘을 운동화 디자인에 반영, 출시하여 출시 당일 매진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그림 9).
 


셋째, 그들이 부담없이 지갑을 열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즉 직접적인 가격 인하 이외에도 실질적인 할인 효과가 가능하도록 다양한 구매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마일리지 적립은 기본이고, 신제품이 나왔을 때 제품을 대여해 주는 것도 많은 업계에서 보편화되어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공동 구매가 활성화되기 시작했으며, 공동 구매를 전문으로 하는 온라인 사이트들도 각광을 받고 있는 현실이다. 대학생·직장인들이 대부분인 빠링호우 세대들에게 공동 구매 프로그램의 매력은 앞으로도 더욱 커질 것 같다.

13억 인구, 660여 도시, 56개 민족, 80여 가지 방언을 가진 이 시장에서 마케팅을 하려고 하면 일단 겁부터 나는 것이 사실이다. 제니스옵티미디어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에 3800개 TV 채널, 2000개 신문사, 9400개 잡지사, 282개 라디오채널이 있다고 한다. 인터넷 이용자도 4억 2000만 명에 도달하고 있다. 그렇지만, 중국 및 중국 소비자에 대해 철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접근을 한다면,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고, 성공의 가능성이 충분한 시장이고,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실제 성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모든 마케팅이 그렇듯이 결국은 사람에 대한 이해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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