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점평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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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폭스TV는 미국의 달착륙 조작설을 방송한다. 공기가 없는 달에서 펄럭이는 성조기, 두 우주인의 길고 짧은 그림자, 세트에서 찍은 것 같은 사진 속 섬광 등 수많은 증거를 내밀며 인류의 달착륙이 거짓이라 주장한다. 같은 사진을 놓고 벌어지는 음모론과 반박론 모두 나름대로 논리 정연, 흥미진진한데 몇 년 전 세상을 떠난 닐 암스트롱에게 “에이~정말 달 갔어요? 토끼 없어요?”라고 물어볼 수도 없고, 정답은 본인들만이 알지 않을까 싶다.
이 같은 의심이 현대차 브릴리언트 메모리스 광고를 보면서 용솟음친다. 아무래도 짜맞춘 것 같은 스토리, 다른 광고에도 출연했다는 일반인 모델의 연기, 요새 하도 많이 제작되는 이런 류의 바이럴 영상… 이 광고를 놓고도 음모론과 반박론 모두 가능하겠지만 이 캠페인의 테마는 좀 과하지 않나 싶다. 공자 선생님도 이럴 줄 알고 2천 5백 년 전, 과유불급이란 말씀을 굳이 하신 게다. 광고가 다큐인듯 다큐 아닌 다큐같은 광고로 불필요한 오해와 음모론의 대상이 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That’s one small step for man, one giant leap for mankind. 달에 첫 발을 내딛는 순간 떠올랐다는 암스트롱의 이 명언은 우주로 떠나기 몇 달 전 준비한 것이라고 암스트롱의 동생이 인터뷰에서 말했는데, 세상은 결국 리얼과 설정 사이의 알리바이로 재구성되는 것 아닐까? 본인만이 알고 있는…
연애시절, 남편의 차는 아주 오래된 똥차였습니다.
아는 형에게 싸게 건네 받은 걸 오랜 시간 동안 출근용으로 탔던 차였죠.
어느 날, 집으로 오는 길. 그 차는 장렬히 쉬쉬~~퓨우우~~퍼지는 사운드와 함께더 이상 숨을 쉬지 않았고 견인차에 이끌려 폐차장에서 운명을 다했습니다.
그런데…이상했습니다. 마치 애인과의 갑작스런 이별을 겪은 사람 마냥
그는 슬퍼했고 우울해했으며 가슴이 너무 허하다고 했습니다.
운전을 하지 않았던 나로서는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죠..
‘아니, 대체 왜 저렇게 슬퍼 하는 거야?...’ ‘새 차를 살 기회가 드디어 왔는데…왜?’
이번 광고를 보며 저는, 그날의 풍경이 떠올랐습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의 차에 대한 추억에도 시동이 걸렸을 겁니다.
오랜 시간 함께 타온 차에게 갖는 애정이란 단순히 사물과 정이 드는 것 이상이겠죠.
나는 너를 탔고, 너는 나를 태워주었다가 아닌.
수많은 추억과 비밀을 공유한 동지이자 친구겠죠.
자동차는 감성입니다. 사람입니다…를 여러 번 소리 내어 읽어주는 것 보다 이렇게 한번 보여주는 것이 어쩌면 훨씬 소비자가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이번 달 베스트 크리에이티브로 선정했습니다.